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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결말' 김시진 감독 경질, 왜 충격적인가

기사입력 2012.09.17 17:54 / 기사수정 2012.09.17 18:1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4년 간의 동행이 허무하게 끝났다. 넥센 히어로즈가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넥센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시진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흔한 '자진사퇴'라는 포장도 없었다. 2008년 넥센 창단 이후 5시즌 중 4시즌 동안 감독을 맡아온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추스르며 가능성을 보여 왔다.

특히 2008시즌 직후 체결한 3년 계약 마지막 해인 지난해 3월 3년 총액 12억원에 연장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김 감독의 도중하차는 없을 듯 보였다. 당시 김 감독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선수들을 육성하겠다"며 "201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도전하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김 감독은 3년 계약이 시작되는 첫 해인 올 시즌 15경기를 앞두고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사실상의 경질이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임이 틀림없다. 김 감독은 그야말로 없는 살림에서도 최선을 다해 팀 분위기를 추슬렀다. 2009년 김 감독 부임 이후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 고원준, 황재균(이상 롯데), 마일영, 송신영(이상 한화) 등 주축 선수들은 모두 팀을 떠났다. 현재(17일 기준) 팀 주장을 맡고 있는 이택근도 2010시즌을 앞두고 LG로 이적했다가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넥센에 복귀했다.

의욕이 꺾일 법도 했지만 김 감독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중용하며 팀을 이끌어나갔다. 올 시즌 빛을 보는 듯했다. 시즌 시작 전에는 'BK' 김병현을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도 있었다.  

그러나 넥센은 현재 54승 2무 62패로 6위에 머물러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전반기를 3위로 마치는 등 '약체' 이미지를 벗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택근, 정수성 등 전반기 활약한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면서 후반기 들어 추락을 거듭했다.

구단은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부진을 거듭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비록 지난해까지 3년 간 6위-7위-8위로 성적이 매년 하락하긴 했지만 '없는 살림'에서 꿋꿋이 버텼다.

신고선수 출신 서건창은 30도루를 넘기면서 신인왕을 사실상 예약했고, 강정호는 리그 정상급 타자 반열에 올랐다. '원투펀치' 브랜든 나이트-앤디 밴 헤켄도 팀의 선전에 일조했다. 특히 토종 선수들의 맹활약에는 김 감독의 공도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김독은 '미완의 대가'였던 박병호가 지난해 넥센으로 팀을 옮긴 직후 "마음껏 뛰어 놀라"며 그를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했다. 그는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리그 현재 홈런-타점 1위에 오르는 등 최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신진 세력의 성장으로 향후가 더욱 기대됐지만 김 감독은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하차하게 된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이유다.


지난 14~16일 목동구장서 가진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은 김 감독의 마지막 무대였다. 당시 김 감독의 표정에는 여유가 있었다. "우리 팀부터 걱정해야지"라며 근심을 내비치긴 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군 입대, 제대 선수를 언급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4년 간 이어지던 넥센과 김 감독의 동행은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한편 넥센은 18일 잠실구장서 열리는 LG 트윈스전부터 김성갑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경기를 치른다.

[사진=김시진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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