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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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전, 대표팀 공격진 분석

기사입력 2006.06.02 14:11 / 기사수정 2006.06.02 14:11

손병하 기자



(엑스포츠 뉴스=손병하 기자)  2일 새벽(한국 시각)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울레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답답한 경기를 펼친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원스러운 골도 터지지 않았고 이렇다 할 경기를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노르웨이의 홈에서 갖는 첫 유럽 평가전이었다는 점과 박지성 이을용 이천수 김남일 등 주전들이 대거 빠졌다는 점을 상기시키면 그렇게 실망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공격진 잘못 없다

축구에서 최소한 패배를 당하지 않는 것이 수비진의 몫이라면, 승리를 만드는 것은 공격진의 몫이다.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수비진이 최소한 지지 않는 경기를 했다라고 한다면, 공격진은 이기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는 쓴소리를 들을 만하다.

하지만,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맥없는 공격진의 모습을 공격수들에게만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중원 장악의 실패였다. 김두현 백지훈 김상식이 삼각편대를 이룬 대표팀은 노르웨이 5명의 미드필더에 수적으로도 밀렸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효율적인 부분에서도 압도당했다. '중원장악=승리'라는 공식을 만족시키지 못한 대표팀은 이미 승리할 자격을 잃은 것이다.

미드필더들의 패스와 공간을 지원받지 못한 공격진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미드필더들로부터 경합을 해야만 하는 패스를 받기 일쑤였고, 측면 윙백이나 중앙 미드필더들과의 콤비 플레이도 없어 계속 전방에서 고립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날 경기는 지난 2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세네갈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두 경기 모두 미드필더들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이는 공격진의 파괴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반 20분 김두현의 슈팅 장면을 만들어낸 설기현-안정환-김두현으로 이어지는 패스의 줄기는 공격수와 미드필더 간의 조합과 호흡이 얼마만큼 위력적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였다.

하지만, 전반에 이런 장면은 다시 나오지 않았고 대표팀의 공격과 허리는 분리되어 다시는 협력할 수 없었다.

공격수들의 드리블과 스피드를 활용할 패스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대표팀의 창끝을 무디게 했는데, 전반 30분에 나온 정경호를 향한 이영표의 공간 패스가 유일한 공격수를 활용하는 창의적인 패스였다.

결국, 공격진은 강한 노르웨이의 수비 압박에 막혀 고전을 거듭했고 그것을 공격수의 개인 역량으로 해결하기엔 부족했던 것이다. 답답한 공격을 펼치긴 했지만 이는 공격수만의 잘못만이 아니라, 2선에서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한 미드필더의 잘못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공격은 이렇게 하는 거야

후반 중반 이후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한 대표팀은, 조재진-김두현, 설기현-김두현, 정경호-백지훈 등의 콤비 플레이와 2:1 패스 등이 살아나면서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다.

이는 상대적으로 노르웨이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한 후반 30분 무렵부터였는데, 이때부터 김동진과 이영표가 보다 깊숙하게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기 시작했고 김두현과 백지훈도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정경호-백지훈과 조재진-김두현이 보여준 2:1 패스에 의한 공간 창출은 매우 수준 높고 효과적인 공격으로 연결되었으며, 비록 슈팅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어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을 만했다.

또, 김동진의 가세로 전반보다는 활기를 띠었던 윙백들의 공격 가담도 좋았는데, 이런 윙백들이 공격에 침투하게 되면 상대의 수비는 분산되기 마련이다. 이는 허리에서의 타이트 했던 압박을 풀어헤치는 것은 물론이고, 전방에도 많은 공간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전반엔 오른쪽 윙백을 맡았던 송종국의 공격 가담이 떨어지면서 설기현이 고립되었고, 미드필드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지만, 김동진이 왼쪽을 맡고 이영표가 자리를 옮기면서 전반보다는 나아진 측면 장악력을 선보였다.

윙백들이 측면 깊숙이 침투하여 크로스나 돌파를 통한 직접적인 공격 지원을 하지 않더라도, 상대에 공격 의지를 느끼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대표팀 중원 삼총사인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이 가나전을 비롯한 본선을 앞두고 무리한 출전을 하지 않았고, 공격 조합의 새로운 카드로 주목받고 있는 박주영과 최근 대표팀에서 가장 활발한 공격수 이천수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안방에서 강한 노르웨이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만하다. 비록 당장의 경기 내용은 답답했지만, 쉽게 패배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제 대표팀은 4일 밤, 아프리카 최상위권의 전력을 자랑하는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는 오늘 경기와는 또 다른 대표팀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듯하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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