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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관객 '1억 시대' 도래하나

기사입력 2012.09.14 17:12 / 기사수정 2012.09.14 17:30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2007년 이후 침체기에 빠져들었던 한국영화계가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달아올랐던 한국영화 열기가 올해도 그대로 이어져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9월초 현재 한국영화는 총 94편이 개봉돼 7429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관객 점유율도  56%나 차지한다. 총 관객 1억3천270만명 가운데 외국영화보다 한국영화를 본 관객이 더 많다는 뜻이다.  <표 참조>

한국영화는 2007년 이후 2010년까지 5년간 관객 점유율이 50%를 밑돌았다. 그러다 지난해 51.9%를 기록하더니 올해는 56%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아직 4개월이 남았기 때문에 관객 점유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과반을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4개월을 남긴 시점에서 한국영화 관객이 7천500만명이나 돼 올해 한국영화가 사상 처음 1억 명을 넘을지도 관심거리이다.  통합전산망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의 관객 집계에서 한국영화 관객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6년으로 9천174만명이었고, 관객 점유율도 64%나 됐다. 이 해에는 '괴물', '왕의 남자' 등 1천만명을 넘는 영화가 두 편이나 됐고 하반기에는 '타짜' 가 개봉돼 흥행을 견인했었다. 그런데 2006년 8월말까지 한국영화 관객은 약 6천2백만명으로 올해 8월말 현재 스코어보다 약 9백만명이 적었다. 따라서 수치상 흐름으로만 보면 올해 한국영화가 '관객 1억명 시대'를 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이병헌 주연의 '광해'가 선전하고 있고 김영민 주연의 '간첩', 소지섭 주연의 '회사원' 등이 대기 중이어서 하반기 흥행도 기대해볼 만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는 '도둑들'처럼 1천만명을 넘긴 작품도 있지만, 300만명을 넘긴 영화들이 예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두 작품이 흥행을 끌어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빚는 것이 아니라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긴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허리'가 두터워졌다는 점이 돋보이는 것이다. 지난 1월 18일 동시 개봉한 '댄싱퀸(404만)'과 '부러진 화살(344만)'을 시작으로 '범죄와의 전쟁(469만)', '건축학개론(411만)',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 '연가시(451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487만)' 등등이 300만명을 넘겼고, 특히 이들 작품들의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각에서 한국영화가 제2의 르네상스를 맞는 것이 아니냐고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여기에는 상업영화의 부활도 부활이지만,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서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이른바 예술영화와 독립영화 같은 비상업영화의 토대가 두터워졌다는 점도 한국영화의 장래를 밝게 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아직도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가 극장을 잡기 힘든 문제라든가, 영화자본이 다양한 작품에 투자되지 못하고  편중돼 있다는 문제들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정책적으로 해결된다면 한국영화가 롱런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충분히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올해 한국영화들이 보여주고 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14일 현재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올해 한국영화 (왼쪽 위부터) 댄싱퀸, 부러진 화살, 범죄와의 전쟁,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연가시, 도둑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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