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브라질 잡을 덫은 '점유율'이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꿈의 무대' 올림픽 결승전까지 한 경기 남았다. 흡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듯 앞에 선 상대가 너무도 크지만 절대 물러서선 안 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오는 8일 오전 3시 45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브라질과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전을 치른다.

홍명보호의 분위기는 최고다. 영국과 8강서 120분 혈투를 치렀지만 승리의 기쁨이 피곤함을 누르고 있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바뀌면서 꿈의 질주를 이어가겠단 각오다.

물론 꺾어야 할 상대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 네이마르(산투스)와 헐크(포르투), 티아구 실바(PSG) 등 A대표팀 일원이 대거 포함된 브라질은 이번 대회서 매 경기 3골씩 넣으며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 중이다.

브라질이 강하기도 하지만 상대 팀들의 물러선 전술도 브라질 공격이 신을 내게 하는 빌미가 됐다. 무작정 웅크리고 앉아 역습을 노리는 상대를 이길 줄 아는 브라질이기에 힘들이지 않고 준결승까지 올라왔다.

홍명보호도 이를 명심해야 한다. 지난 4경기서 2골만 내준 믿음직한 수비력이 있지만 수비적으로 나서면 브라질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측면이 활발한 브라질을 상대로 수비 후 빠른 역습으로 뒷공간을 허문다는 막연한 전술은 골 결정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한국으로선 실행하기 어려운 카드다.

그렇기에 브라질을 상대로 잘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 바로 브라질 못지않은 미드필더들을 활용한 점유율 축구다. 지동원(선덜랜드)과 박주영(아스널) 등 골을 넣어줘야 할 선수들도 2선 움직임이 좋기에 내려와서 힘을 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홍명보호는 지난 4경기서 3경기나 상대보다 높은 점유율을 자랑했다. 비록 영국전에선 수치상 점유율은 밀렸으나 중원의 패싱력을 활용해 볼을 잘 소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120분 혈투로 바닥난 체력도 점유율 축구를 구사해야 하는 이유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볼 소유권을 늘려나가는 축구는 상대를 더 뛰게 하는 이점을 제공한다. 체력이 부족한 홍명보호가 소유권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다.

더구나 이번 대회 강력한 공격력에 비해 조직적인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낸 브라질이기에 최대한 볼을 돌리며 상대가 먼저 지치기를 바라야 한다. 평소대로 속도와 압박으로 경쟁하기엔 홍명보호의 체력이 100%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런던, 진정규 런던특파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