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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 女배구 김형실 감독의 고민과 희망

기사입력 2012.07.20 19: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경이가 런던에 가서 얼마나 활약을 펼쳐줄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7일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홈팀인 영국과 연습 경기를 치렀다. 한국은 약체인 영국을 상대로 3-0(25-19, 25-17, 25-20)으로 완승을 거뒀다. 현지 적응 훈련에 들어간 한국은 영국과 두 차례의 연습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런던으로 떠나기 전 김형실 감독은 고민과 희망을 동시에 남겼다. 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에이스인 김연경(24)의 문제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김연경은 혁혁한 공을 세웠다. 득점, 공격성공률, 서브리시브에서 1위에 오르며 런던올림픽 출전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의 진로 여부를 해결하지 못했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인스포코리아는 터키 페네르바체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 소속구단인 흥국생명은 구단과 연맹, 협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계약은 무효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 문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올림픽에 집중할 수 없게 됐다. 김연경은 대표팀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김연경의 활약 여부가 공수에서 잘 이루어져야만 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김연경은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림픽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예선전을 마친 뒤 그랑프리 대회를 뛰지 않고 휴식기를 가졌던 김연경은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올림픽에 모든 정신을 쏟아야 할 때 심적인 부담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희망도 존재한다. 그랑프리 대회 때 휴식을 취한 선수들의 몸이 많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그랑프리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의 몸이 90%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선수 보충 없이 7~8명의 인원을 가지고 그랑프리 대회를 소화했다. 이 대회를 치르면서 큰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번 런던올림픽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는 매우 열정이 넘친다. 예전과 같았으면 서로 안 보이는 자존심싸움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모두가 희생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팀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김사니(31, 흥국생명)와 이숙자(30, GS칼텍스)가 동시에 합류했다. 이숙자는 "(김)사니와 나를 라이벌로 보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나는 내가 경기에 뛰지 않아도 모두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코트에 서는 선수를 응원할 것이고 언제나 사니가 잘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숙자는 "2~3년 전 같으면 사니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존심싸움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나이를 먹다보니 그런 것이 없어졌다. 모두 마음을 모아 꼭 메달을 획득하고 싶다"고 덧붙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표팀에서 모든 선수들이 마음이 뭉쳐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36년 만에 올림픽메달에 도전하는 이번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하나로 똘똘 뭉쳤다.

주장인 김사니도 "지금 팀 분위기는 역대 최고"라고 평가했다.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로 서로 뭉쳤다는 점에 대해 김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세계 최강인 미국과 브라질 그리고 터키, 세르비아, 중국 등과 B조에 속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지만 3승을 올려 8강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사진 = 김형실 감독, 여자배구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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