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LG 트윈스는 유일하게 기존 외국인선수 2명 모두와 재계약한 팀이다. 벤자민 주키치와 래다메스 리즈 모두 지난해 10승 이상을 올리며 선발진에 힘을 불어넣었기에 재계약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최근 몇 년간 LG 트윈스의 외국인선수 실패 사례와 견줘보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시즌 초반, 주키치와 리즈의 명암은 엇갈렸다. 팀의 개막전 선발로 나선 주키치는 초반 12차례 등판서 8승 무패를 기록, 팀 내 에이스를 넘어 리그 정상급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1승 4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3.65로 나쁘지 않다. 지난 13일 경기 전까지는 16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해내며 '이닝 이터' 자질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지난 17일 잠실 SK전서는 6회 구원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홈경기 12연패와 시즌 7연패 탈출에 일조하기도 했다. 이틀 만의 선발 등판에서 4.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그의 투혼은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반면 리즈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시즌 시작 전 마무리로 낙점된 리즈는 극심한 제구 불안으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올 시즌 구원으로 나선 7경기에서 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50(5.1이닝 8자책), 탈삼진 3개를 잡아낼 동안 볼넷이 9개에 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h대 후반에 이를 정도로 구위는 뛰어났지만 제구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결국 리즈는 5월부터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맞는 옷을 입자 리즈는 살아났다. 5~6월 8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2.75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5월 31일 롯데전부터 지난달 23일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선발로서 완전히 자리잡았다. 이 기간 동안 리즈는 32탈삼진 17볼넷을 기록, 삼진-볼넷 비율도 향상됐다. 하지만 7월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79로 부진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두 선수 모두 7월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주키치와 리즈의 7월 성적을 합산하면 1승 4패 평균자책점 6.88, 지난 2달 동안의 성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두 선수의 5~6월 성적을 합산하면 8승 4패 평균자책점 2.54다. 체력적인 부분도 분명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LG는 아직 4강권에서 '탈락'했다고 보긴 힘들다. 물론 쉽진 않다. 20일 현재 4위 두산 베어스와는 5.5경기 차, LG가 시즌 초반과 같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극적인 반전을 노려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인 선발 듀오' 주키치-리즈의 활약이 필수 조건이다. 지금까지 두 선수 모두 최소한의 몫은 해줬다. 최근 하락세의 두 선수에게 올스타 브레이크가 '달콤한' 휴식이 될 수 있을까.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전반기 성적(1군 기준)
벤자민 주키치: 19경기(1 구원) 9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5(117⅔이닝 36자책)
래다메스 리즈: 19경기(7 구원) 2승 6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4.83(69이닝 37자책)
[사진=벤자민 주키치, 래다메스 리즈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