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두산 베어스의 '써니' 김선우가 올 시즌 유독 부진하다. 최근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던 그와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지난달 22일 대전 한화전부터 시작된 3경기 연속 호투에도 승수를 쌓지 못하더니 전날(11일) 경기에서는 실책이 빌미가 돼 무너지고 말았다. 김선우는 전날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5실점(4자책)을 기록, 패전투수가 됐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두산 김진욱 감독은 먼저 "(김)선우가 어제는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며 "실투가 문제였다. 집어넣으려고 하면 빠지고 빼려고 하면 들어오더라"고 평가했다.
김선우 본인의 송구 실책도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0-1로 뒤진 2회초, 2사 3루 상황서 정범모의 강한 땅볼 타구가 김선우의 앞으로 날아왔다. 타구를 놓친 김선우는 뒤늦게 공을 잡아 1루로 뿌렸지만 이는 정범모의 헬멧에 맞고 1루 측 불펜으로 튀었다. 3루 주자는 홈인, 어찌 보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셈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이에 대해 "지난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한번 맞고난 뒤 정면 타구를 불안해한다"고 했다. 김선우는 지난 3월 25일 잠실구장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 6회초 수비 때 이용규의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강타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김선우는 지난 2009년 6월 28일 잠실구장서 열린 삼성전서도 3회초 선두 타자 채태인의 타구에 왼쪽 정강이 부분을 맞고 교체된 바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곧바로 김선우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김선우가) 이전 3경기에서 좋지 않았느냐"며 "어제는 선우가 잘 던졌으면 좋았겠지만 절대 나쁘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김선우의 역할에 대해서 특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선우는 두산 투수진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간 투수들이 좋아진데는 김선우의 역할도 크다"고 칭찬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힘들 때 많이 잡아준다. 맏형 역할을 잘 해주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우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5.73, 이전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자신의 성적 뿐만 아니라 어린 투수들의 '멘토' 역할까지 맡고 있는 김선우,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두산의 선전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김선우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