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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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을까?

기사입력 2006.05.27 08:56 / 기사수정 2006.05.27 08:56

공희연 기자
-달라진 대표팀 이모저모 짚어보기.
 
나아진 경기력 만큼이나 나아진 결과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며 대표팀의 국내평가전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최종엔트리 발표가 완료 되고 난 후 가졌던 첫 평가전인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대표팀은 몇 가지 허점을 드러내며 걱정 섞인 평가를 들어야만 했다. 경기가 끝난 후 각종 언론에서는 대표팀을 향한 쓴 소리를 쏟아 냈고, 축구팬들 역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준 대표팀에게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경기는 그래서 여러모로 중요하고,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미드필드나, 수비라인의 선수들이 대거 변경된 것도 이러한 대표팀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해석 할 수 있다.
 
경기 결과는 2:0. 경기 결과도 결과이지만 경기의 내용은 달라도 너무나 달라진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속 시원한 경기였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기에 ‘강해졌다’ 라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한 경기를 펼쳤는지, 달라진 대표팀의 이모저모를 짚어본다.
 
세밀함, 그 끝을 보라.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미드필드의 플레이와 더불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아마도 ‘정확도가 떨어진다.’ 라는 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것이 패스이거나 공격상황의 센터링 이거나에 상관없이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대표팀의 플레이는 세밀함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셋피스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결정적인 득점 찬스 상황에서도 정확도 부족으로 기회를 날리기 일쑤였다. 득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에 비해 한 골 밖에 넣지 못했던 경기 결과도 어찌 보면 세밀함 부족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패스 정확도도 눈에 띄게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측면 수비수로부터 올라오는 정확도 높은 크로스는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여러 번 만들어 내며 팀의 기세를 살리는데 한 몫 했다. 또한 미드필드에서의 정확한 볼 처리와 패스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경기를 가능하도록 했고, 대표팀이 주도권을 꾸준히 갖도록 하는 밑 바탕이 되었다.
 
문전 앞에서의 볼 처리나 패스가 조금 더 정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느낄 수 있는 대표팀의 높아진 세밀함은 독일로 향하는 대표팀의 플레이를 강하게 하는데 너무나 반가운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동반발전, 미드필드 그리고 수비.
세네갈 과의 경기 이후 대표팀 관련 기사에서 빼 놓지 않고 찾아 볼 수 있었던 단어, 바로 중원 부실 그리고 수비불안.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간에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미드필드 플레이가 실망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었으며 1차 저지선 역할을 해 주지 못했던 탓에 수비 불안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플레이는 어땠을까?
미드필드와 수비가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대표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세네갈 과의 경기와는 다르게 미드필드에 이을용, 박지성 김남일이 선발출장 한 오늘 경기에서는 미드필더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허리를 단단히 하며 보스니아 선수들을 괴롭혔다.
 
박지성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 여기저기를 누볐고, 선수가 교체될 때 마다 위치를 옮겨 가며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을용의 안정적인 수비력도 빛났다. 보스니아의 공격을 순간적으로 차단 할 뿐만 아니라 특유의 위협적인 왼발 슈팅은 보스니아 골기퍼를 여러 번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달라진 모습은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의 협력 플레이. 마치 2002년 월드컵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수비수들 역시 미리 예측하는 위치 선정과 커버플레이로 보스니아 공격수들에게 빈 공간을 내주지 않음으로써 보스니아의 공격을 무디게 만들었고, 측면을 맡은 이영표와 조원희의 순간적인 공격가담은 날카로웠다.
 
측면 수비수들의 순간적인 공격가담으로 생긴 빈 공간은 미드필더 들이 잘 메움으로써 수비수들의 공격가담으로 인한 수비불안을 애초에 방지했다.
 
축구는 미드필드 싸움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미드필드가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한 경기 만을 두고 평가 내릴 수 없는 문제이기는 하나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대표팀 경기가 기대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일 듯 하다.
 
맞아 들어가는 호흡.  
사실 호흡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로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맞아서 시작하는 것과 맞아 들어가는 호흡은 비교할 만한 것이 못 되는 것이 사실이다.
 
세네갈과의 경기가 끝난 후 팬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아마도 선수들간의 호흡문제가 아닐까 하는데, 빈번한 패스미스와 호흡문제로 인해 너무나 아쉽게 날려 버린 공격기회가 많았다는 점등을 고려했을 때 팬들의 그런 우려는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더 이상 그러한 우려가 필요 없도록 만들어 주었다. 선수간 호흡에서 비롯되는 패스미스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패스하는 선수가 의도한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고 나가는 공격상황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의 호흡을 더 이상 의심하지 않도록 만들어 준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그들의 동료의식이었다. 사실 아무리 호흡이 잘 맞는다고 해도 선수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패스 혹은 크로스가 조금 길게, 혹은 짧게 연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 보여줬던 선수들의 반응이다. 서로를 독려하고 위로하며 질타대신 격려를 선택한 그들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호흡과 관련된 우려는 필요 없을 듯 보였다.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그 마지막은 선수간 믿음과 동료의식이다. 그로부터 잘 맞아 떨어지는 호흡이 생겨나는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자연스레 경기는 승리로 연결된다.
앞으로 있을 대표팀의 모든 경기에서 이 같은, 선수들의 잘 맞아 떨어지는 호흡을 볼 수 있다면 선수도, 팬도 즐기는 경기가 가능할 것이며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경기 내, 외 적인 측면에서 필승을 향한 주요점이 될 것이다. 
 
 
이제 국내 일정을 모두 끝났다.
27일 스코틀랜드로 출국해 두 번의 평가전을 더 치른 뒤 독일에 입성하게 되는 대표팀, 10여일 남짓한 기간 동안 남은 두 번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지는 예상만 가능할 뿐 그 어떠한 것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발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희망과 기대를 갖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그것이 희망과 기대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경기로 보여주길 기대하며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 뿐이다.     
        


공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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