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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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천 서민국 "축구, 리듬 타다"

기사입력 2007.06.06 11:19 / 기사수정 2007.06.06 11:19

김지혜 기자

 인천유나이티드 미드필더 16번 서민국
침산초-대구북중-대륜고-인천대를 거쳐 2006년 인천유나이티드에 입단.
2005년 대학선발에 뽑히기도 했던 유망주였기에, 인천의 중원을 장악할 신예로써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고 그가 내딧은 첫발은 안타깝게도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프로 2년차에 접어든 서민국. 이제야 축구에 대한 리듬을 타고 있다고 하는데..
2007년 5월16일. 그토록 기다리던 프로 데뷔골을 시원하게 터트린 그.
인천 컵대회4강 진출이라는 성적에 크게 기여하며 인천의 중원에서 서서히 그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터뷰 장소로 나오던 그의 눈빛은 굉장히 날카로웠다. 
경기장에서 보았던 모습과 같았다. 
조금은 작은 체구에 탄탄한 무릎 위 쪽 근육이 한눈에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 인터뷰를 청하자 그는 어느새 입가에  쑥쓰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구수한 경상도 사나이의 음성이 들리고 분위기는 금새 부드러워졌다.
 



서민국선수는 어떻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특별한 건 없고요..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에서 축구부를 모집했는데 그 때 축구부 선생님께서 저더러 축구를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전 그 때 공부해야 한다고 거절 했었어요.(정말 입니다!) 공부 하겠다던 제 말에 선생님은, 축구만 잘하면 공부해서 먹고 사는 것보다 더 편할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린마음에 그 말에 혹해서 엄마한테 달려갔어요. 어머니도 처음엔 반대 하시다가 축구부 선생님을 만나보시더니 담부터 축구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축구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든 운동이잖아요. 많은 선수들이 중도에 포기하기도 하는데, 힘들었던 적이나 관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당연히 있었죠! 어릴 때 축구부원들끼리 도망도 많이 나가고 그랬어요. 그 때는 정말 힘들었죠. 이유 없이 맞는 것이 싫기도 하고, 아 정말 많이 맞았죠. 반항심에 다 같이 의리로 뭉쳐서 도망도 다니고.. 선수들 누구나 한번쯤 그랬을 꺼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철없던 시절이었죠^^

여태 껏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해준 명언이나, 좌우명이 있나요?
중학교 때 축구부 감독님께서 항상 ‘연습은 완전함을 낳는다’ 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완전할 때까지 연습을 하라는 말씀이셨는데. 그 말이 머릿속에 아직도 남아요. 대학 때 종건이형이랑 같은 학교였는데 같이 그런 마음으로 연습을 했었어요.(인천 노종건선수도 운동 열심히 하기로 유명한 선수다) ‘열심히 하고 또 열심히 해서 완벽하게 만들자. 진정으로 연습하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것이다.’ 하면서요.

같은 대학을 다녔던 노종건선수랑 아무래도 많이 친하겠어요.
아무래도 그렇죠. 종건이형이 몸에 좋은 거 잘 챙겨먹기로 유명한데, 저도 같이 다니면서 잘 먹고 다녔어요. 대학 때도 굉장히 잘해줬어요. 종건이 형이 정말 무서운 선배여서 후배들이 다 피해 다녔는데, 이상하게 저한테는 잘해주더라고요. 나중에 물어보니깐, 저를 괴롭히던 한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한테 군말 없이 잘 하는 저를 보고 어린게 사람 됐다고. 그 때 이미지가 좋았데요 그래서 잘해준 거라고 하더라고요.

지도해 주셨던 은사님 중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지도해 주셨던 분들은 다 기억에 남죠. 그 중에 작년 저희 감독님이셨던 장외룡 감독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네요. 저도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나름대로 축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작년에 장감독님한테 배움을 받고 나서 제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 180도 바뀌었어요. 아직 배울 것도 많고 많이 배워야 한다구요.  

얼마전에 데뷔골을 넣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무척 좋았죠. 그냥 막막 좋은거 있죠. 그렇게 좋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그 때가 생각이 잘 안나더라구요. 오히려 데뷔전이 더 기억에 오래남아요.

그럼, 데뷔전도 안물어 볼 수가 없네요. 작년 프로 데뷔전은 어땠나요?
2006년 부산원정이었는데 1:1로 비기고 있었던 상황에서 제가 투입 됐어요. 게임 들어가는데 앞이 하얗더라고요. 긴장을 많이 했어요. 마침 저한테 볼이 딱 오더라고요. 제가 패스를 주는데 볼이 잘 나가는 거예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기복이형의 역전골 어시스트를 결국 제가 했어요. 첫 게임에 대한 운이 좋았죠. 그 때의 마음과 기분은 잊을 수 없어요. 제 기억에 평생 남을 거예요 프로 데뷔전은. 



인천에 입단한지 2년이나 됐는데, 프로2년차 징크스는 없나요?

2년차 징크스라는거.. 첫해에 잘 해야 생기는 거 아닌가요? 작년에 제가 한 게 없어서 말이죠. 오히려 작년에 비해 올해는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작년이 저에겐 많이 아쉬웠던 한 해였죠. 프로라는 곳에 적응을 빨리 했어야 했는데. 그 때 몸 관리를 잘 하지 못한게 아쉬워요. 프로는 쉴 때 잘 쉬었어야 했는데, 그 때는 몰랐죠. 형들 쉴 때 같이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연습했거든요. 아마추어는 한 경기를 하고 나면 휴식기간이 긴데 프로는 게임이 계속 되잖아요. 리듬을 탔어야 했는데 작년엔 그 것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죠. 리듬을 타고 있는 것 같아요. 게임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줄어들었고.

선수들은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잖아요. 서민국선수의 장점은 뭔가요?
작년에 감독님께서 킥에 자신 있는 사람 손들어보라고 했을 때 제가 손을 번쩍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킥에 자신이 있었거든요. 대학 때 감독님께서 킥 연습을 많이 시켜주셨어요. 지금도 경기에 나가서 종종 코너킥도 차고 프리킥도 차고 그래요. 열심히 킥 연습도 하지만요,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가지고 차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단점은 .. 아무래도 미드필더 치고는 작은 체격조건일까요?
그렇죠. 아무래도 제가 그렇게 큰 키도 아니고 큰 체구도 아니기 때문에 몸싸움 보다는 우선은 볼을 잡으면 논스톱으로 빨리 패스를 하려고 하죠. 볼을 지키려고 되려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것보다 빠른 판단력으로 볼을 돌리고 연결해 주려고 하고 있어요. 

인천 선수들간의 호흡은 잘 맞나요? 특히 용병선수들 하고는 잘 맞는지?
선수들하고는 잘 맞죠. 용병선수들도 언어가 잘 안 통하는 거 빼고는 잘 맞아요. 용병들에게는 배울점도 많아요. 특유의 몸놀림 이라던지 유연성등이요. 그리고 뭐 용병이라고 해서 한국선수들과 특별히 다른 건 없어요. 선생님들의 지시도 잘 따르고요. 데얀은 사람들이 한국의 노홍철이라고 해요. 활발하고 말도 많아요. 반대로 드라간은 무척 점잖구요. 가끔 발음이 잘 안되는 한국말을 할 때 웃기기도 한답니다.

인천팀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프로데뷔를 인천에서 해서 이 곳 밖에 잘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듣기로는 타 팀에 비해 우리 선수들 분위기가 돈독하다고 그러더라고요. 다른 팀은 선배들한테 자신의 의사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인천은 선배와 후배간의 거리도 가까워서 타 팀에 비해 편하고 때문에 분위기도 좋은 것 같아요. 때문에 열학한 여건 속에서도 다들 뭉쳐서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요즘 유독 원정경기에 강하고, 홈에서 패하고. 이상하게 컵대회 성적은 좋은데리그에서 계속해서 패를 하네요.  이유가 뭘까요?
저희도 궁금한 거예요.. 그게 정말 미스테리예요. 원정이든 홈이든 저희는 정말 열심히 뛰어요. 요새는 정말 홈에서 이기고 싶은데 왜 그게 안되는지... 감독님이나 코칭스텝들이나 다들 그 것에 대해 고민하고 계세요. 홈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들이 자꾸 쌓여서 그런 걸까요? 이기는 경기 보여드리고 싶은데.. 경기끝나고 써포터즈 앞으로 인사하러 갈 때면 다들 얼마나 죄송해 하는지 몰라요. 고개 들기도 어렵더라고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포백수비에 대한 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잦은 실수로 한번에 실점으로 연결되고 마네요.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포백 자체가 미드필더와 수비수 네 명이서 거리 유지라던지 밸런스가 정말 잘 맞아야 되는 시스템이거든요. 저희가 포백을 도입한지가 불과 몇 개월 밖에 안됐잖아요. 이 것이 하루 이틀에 걸쳐서 완성되는 게 아니니까요. 지금 수비가 약하기 보다는 훈련량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 듯 싶어요. 전반기 끝나면 감독님께서 그 것에 대한 특별 대안이 있을거라고 말씀 하셨어요. 후반기 때는 기대해 주세요. 

계속되는 경기로 인해 선수들 피로도 많이 누적 됐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노장선수들은 많이 피곤해 하죠. 얼마 전 경기 때 데얀이 골을 넣자 제가 드라간 등에 업혔거든요. 그러자 주변 선수들이 안 그래도 드라간 힘들어하는데 체력소모 되게 왜 업혔냐고, (드라간은 할아버지로 통한다고 한다) 앞으로 할아버지 등에 업히지 말라고 그러더라구요. ^^;;  

몸 관리는 평소에 어떻게 하세요? 휴식 때는 뭘 하는지 궁금하네요.
몸 관리라고 특별히 하는 것은 없고요. 그냥 잠을 많이 자는 거, 몸에 좋은 거 찾아서 먹으러 다니는 정도요. 휴식시간에는 방에서 티비만 봐요. 요즘 선수들은 다들 컴퓨터 하는데 저는 잘 못하거든요. 담배냄새 때문에 PC방을 너무 싫어해서 안가다 보니 게임도 안하고 다들 하는 미니홈피도 안했어요. 작년에 (이)요한이가 젊은데 컴퓨터도 못하냐고 그래서 제가 데뷔골 넣으면 한다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몇주 전에 데뷔 골 넣고 미니홈피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강)수일이가 많이 가르쳐주고 있어요. (최)병도는 일촌평 남기는 것도 가르쳐 줬구요. 요새 제가 독수리 타법으로 컴퓨터를 하면 옆에서 사람들이 웃더라구요. ^^

컵대회가 끝나면 짧은 휴가기간이 있다고 들었는데, 휴가계획은 세웠나요?
대구에 내려가려구요^^ 집에 가야죠. 제 위로 누나가 한명 있는데 이번에 결혼을 하거든요. 운동을 하다 보니까 집에 잘 못내려 가요. 그래서 매형 될 분 얼굴을 여태 한 두 번 밖에 보질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엔 꼭 집에 내려가서 매형 될 분한테 인사 드릴려구요. 오랜만에 가족들도 보고 쉬다 와야죠.

서민국 선수도 결혼하셔야죠. 여자친구 있나요?
아직 여자친구 없어요. 사실 아직 제 앞가림도 하기 힘들어서! (웃음) 제가 경상도 사나이라 말주변도 없고 그래요. 누가 소개시켜줘도 잘 지내보질 못해요. 전화통화를 해도 워낙 할 말만 하고 끊는 스타일이라서 말이죠;;

올해 목표는 무언가요?
몇 경기를 뛰겠다. 몇 골을 넣겠다 라는 목표 보다는 내가 가진 능력을 이번에 정말 인정받고 싶어요. 경기도 많이 뛰어서 저를 많이 알리고도 싶고 저 선수는 팀에 필요한 선수 구나, 그런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리고 부상 없이 한해 잘 보냈으면 하는거고요.

서민국선수는 징크스 없나요?
징크스...아, 정말 신기하게 새벽에 일어나서 시계를 볼 때 4시44분이면 그날은 경기가 안되거나 다치더라고요.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번요. 제가 생각해도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서민국 선수~ 새벽에 깨지 말고 푹 주무시도록 하세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박이천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자주 말씀하세요. 너희는 자신을 위해서 경기를 뛰는 것이기도 하지만 너희를 위한 사람들이 있으니 그것을 잊지 말고 뛰라고.. 저희 선수들도 여러분들에게 매번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어요. 그러나 우리들 최선을 다해서 뛰고 있다는거 믿어주시구요. 응원의 메시지 많이 부탁드립니다.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정말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써포터즈. 팬여러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 인천utd 김지혜(hide5-2@nate.com)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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