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05 23:18 / 기사수정 2007.03.05 23:18
인천 개막전 분석
인천의 개막전 무패 기록이 깨졌다. 3월 4일 포항을 인천문학월드컵 경기장으로 불러드린 인천은 2007 K리그 개막전 포항과의 경기에서 전반 10분 고기구 선수에게 선취 골을 내주며 0:1로 아쉽게 분패했다. 인천은 장대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던 2만4천명의 홈팬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공격의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쓰디쓴 개막전 첫 패패를 맛 봤다.
인천 4-4-2 포항 3-4-3
인천은 기존의 3백을 버리고 4-4-2전술을 선택했다. 최전방에 라돈치치와 새로운 용병 데얀을 투입하고 제주에서 영입한 김상록을 좌측 미드필더에 배치했다. 볼배급력이 좋은 김상록은 중앙의 드라간과 함께 공배급을 맡았다. 우측의 방승환은 적극적으로 포항의 뒷 공간을 파고들었다. 김학철은 포백라인 앞에서 홀딩맨으로서 따바레즈 봉쇄 특명을 맡았다.
반면에 언제나 재밌는 축구 ,공격 축구를 외치던 파리야스 감독의 포항은 기존의 3-4-3을 유지했다. 3백의 든든한 수비를 바탕으로 수비시 양쪽 미드필더 오범석과 박원재까지 내려와 5백을 이루며 수비를 단단히 했다. 중앙은 김기동과 황지수가 맡으며 그 위에서 따바레즈가 2선 침투로 고기구와 황진성과 함께 공격을 만들어 갔다.
인천 4백으로의 변신
사진1 임중용선수와 오범석선수의 치열한 몸싸움
인천은 그 동안 즐겨 쓰던 3백을 뒤로하고 좀 더 공격적인 4백라인을 들고 나왔다. 4백라인의 장점인 측면 공격의 강화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결과부터 말하면 인천의 4백라인은 아직 무르익지 않은듯 보였다. 4백라인의 생명은 호흡이다. 4명의 수비가 일자라인을 맞추지 못하면 상대공격수에게 뒷 공간을 내주어 골키퍼와 1:1찬스의 위기를 맡게 된다. 오늘 경기에서 포항의 고기구에게 뺏긴 첫 실점 상황도 같은 경우다.
전반 10분 황진성이 고기구에게 패스를 하는 순간 4백라인에서 전재호, 임중용, 이동원은 오프사이드 트랙을 위해 앞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오른쪽에 있던 윤원일이 미쳐 올라오지 못하고 오프사이드 트랙은 깨졌다. 그 기회를 고기구가 놓치지 않았다.
그나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전반에 비해 4백라인의 호흡이 비교적 안정되어 갔다. 그러나 순간순간 수비라인의 호흡이 맞지 않는 경우를 보여주며 포항에게 계속 공간을 내줬다. 이러한 수비라인의 불안감이 공격의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비록 오늘 경기에서는 안정된 4백 라인을 구축하진 못 했지만 리그 첫 경기임을 감안 한다면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 수비는 경험이다. 이제막 이적한 이동원과 임중용이 호흡을 맞춰가고 전재호와 윤원일이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간을 찾아간다면 4백의 강점인 측면 공격의 강화가 가능하리라 본다.
김학철과 데얀이 빛났다.
사진2 끝까지 볼을 뺏기지 않는 데얀
오늘 김학철은 따바레즈 봉쇄 특명의 임무를 완수했다. 투톱 바로 아래서 공격의 활로를 뚫던 따바레즈를 김학철이 맨투맨 수비로 비교적 잘 방어하면서 불안한 수비라인을 안정화 시켰다.
인천은 수비라인이 흔들리며 포항에게 몇 차례 위기를 내주긴 했지만 김학철이 따바레즈를 끈질기게 방어함으로서 따바레즈를 이용한 1차적인 공격을 막아냈다. 인천은 불안한 수비라인에 김학철 마저 따바레즈를 놓쳤다면 실점은 더욱 컸을 것이다.
김학철이 비교적 안정적인 홀딩역할을 해줌으로서 드라간의 볼배급력이 살아났다. 기동력이 다소 떨어지는 드라간의 수비부담을 김학철이 덜어준 것이다. 드라간의 볼배급이 살아나면서 인천의 공격도 활로를 찾을 수 있었다.
데얀의 데뷔무대는 성공적이었다. K리그 특급용병으로 불렸던 샤샤가 볼키핑 능력이 우수한 선수라며 추천했던 데얀은 샤샤에게 들은 것 이상이었다. 수준급의 볼키핑력과 함께 90분 내내 경기장을 누비며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라돈치치와 다소 동선이 겹치는 약점도 있었지만 리그가 계속될수록 라돈치치와 데얀의 투톱 파워는 힘을 받을 것이다.
공간을 장악하라
얼마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의 Off the ball 플레이는 팀내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축구는 흔히 공간 싸움이라고 한다. 한 선수가 90분 경기에서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은 1분 내외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 만큼 공이 자신에게 없을 때의 움직임이 축구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포항과의 경기에서 인천은 공간 활용능력이 부족했다. 전반전 후반에 방승환이 2~3회에 걸쳐 2선 침투를 펼치며 찬스를 얻었지만 인천은 그런 장면을 좀 더 많이 얻었어야 했다.
포항이 수비시 오범석과 박원재를 밑으로 내리며 5백을 구축했기 때문에 라돈치치와 데얀이 공을 잡으면 방승환과 김상록이 좀더 적극적으로 2선 침투를 노려 수비를 흔들어야 했다. 같은 맥락에서 윤원일과 전재호의 양쪽 측면 오버래핑도 아쉽다. 특히 김상록은 전재호와 호흡을 맞춰 포항의 오른쪽 공간을 공략했어햐 했지만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하며 공격의 활력을 주지 못했다.
후반 15분 라돈치치가 빠지고 박재현이 들어가고, 19분 김상록을 빼고 윤주일을 투입하면서 인천의 공간 활용능력이 높아졌다. 다소 볼배급쪽에 무게를 두며 적극적인 공격이 부족했던 김상록이 빠지고 그 공간을 박재현과 방승환이 고루 이용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방승환이 맡던 오른쪽은 윤주일이 파고들며 양쪽 측면이 전반에 비해 활발해졌다. 2선침투가 활발해지자 드라간의 볼배급이 더욱 빛을 발하며 후반 20분부터는 인천이 계속 포항을 두드렸다. 그러나 K리그 3년차로 접어든 파리야스 감독은 K리그 마지막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골문을 두텁게 잠그며 인천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인천은 후반 종반 경기를 지배하고도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그래도 희망을 보았다
박이천 감독은 올시즌 팀의 가장 큰 변화를 화끈한 공격축구로 전환이라 말했다. 물론 경기 전반적으로 4백라인이 불안해지면서 의도했던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보여준 박이천식의 화끈한 공격축구는 그 가능성을 보였다.
사진3 끝까지 최선을 다한 양팀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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