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공개 연애? 일탈? 다른 세상 얘기죠" [인터뷰]

[엑스포츠뉴스=김현정 인턴기자] 세월이 흘러도 똑 부러지는 말투와 총명한 눈빛은 변함이 없다. 데뷔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온 '국민 남동생'이란 수식어도 여전히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바로 MBC 수목드라마 '더킹투하츠'(이하 '더킹')에서 능청스럽지만 카리스마 있는 남한 국왕 이재하로 빙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가수 겸 탤런트 이승기를 두고 한 말이다.

'더킹'에 대한 남다른 연기 열정 때문이었을까. 드라마 종영 후에도 밀려오는 스케줄에 지칠 만도 하건만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오는 모습은 마치 위풍당당했던 왕 이재하를 연상시켰다. '더킹'를 계기로 '연하남'에서 성숙한 남자의 향기를 내뿜게 된 이승기. 그런 그에게 '더킹'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 드라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시청률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더킹' 덕분에 처음으로 연기에 대해 얻은 게 많았어요. 연기에 대한 자신감, 연기하는 방법을 깨달았거든요.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더킹'은 그의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준 작품이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에 대한 애착은 어느 때보다도 더욱 컸다. 물론 KBS 2TV '적도의 남자', SBS '옥탑방 왕세자' 등 쟁쟁한 작품들과의 동시간대 경쟁으로 시청률 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남았지만 이승기는 시청률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시청률이 높게 나오면 기분은 좋겠죠. 하지만 똑같은 패턴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시청률이 잘 나오는 건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더킹' 덕분에 연기의 스펙트럼도 넓어졌어요. 앞으로도 제가 갈 길의 이정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요?"

연기파 배우 하지원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점도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점 중 하나였다. 그는 하지원에 대해 "매우 좋았다.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연기를 정말 잘 하시고 최선을 다하신다"며 주저 없이 말했다. "하지원 선배가 이상형에 가까워요. 성격도 좋고 아이 같은 면이 있어요. 비즈니스적이지 않고 소녀감성이 풍부해요. 게임 얘기할 때도 숨바꼭질을 얘기할 정도로 순수하세요."




극중 이승기가 연기한 이재하는 나랏일에는 관심 없고 인생을 즐기는데만 관심 있는 '뺀질 왕자'다. 반면, 현실의 이승기는 '바른생활 청년'이란 별명답게 지금까지 인생에서 일탈이란 일탈을 해본 적이 없다.

"일탈이요? 전혀요.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어색해요. 클럽도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술 먹어도 동네 술집이나 맛있는 요리가 나오는 술집을 좋아해요. 클럽문화가 궁금하긴 하지만 조용한 분위기가 더 좋아서 아직까지는 딱히 가보고 싶지 않아요"(웃음)

그의 말처럼 이승기는 일탈보다는 연기와 공부 모두 똑 부러지게 해내는 만능청년이다. 드라마의 소재였던 '통일'에 대해 '언제가 되더라도 꼭 되야 한다'며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는 현재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기도 하다.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이승기는 "연예인을 하면 학업에 있어 머리가 굳는 느낌을 받아요.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 똑똑해지고 있단 생각에 뿌듯함이 들죠. '1박 2일'에서 멤버들 중 GDP같은 경제상식에 대해 저만 알고 있었는데 '아 역시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며 웃어보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학생이었던 이승기는 가수 이선희에 눈에 띄어 2004년 1집 앨범 '나방의 꿈'으로 데뷔, 이후 가수활동을 비롯해 '찬란한 유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더킹 투하츠', '1박 2일', '강심장' 등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하며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는 일본 부도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한류열풍의 장본인이 되기도 했다.

바쁜 스케쥴로 SBS '강심장'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했지만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이승기는 "이동욱씨와 신동엽 형이 신선하게 잘 이끌어 가는 것 같더라. 예능에서 하차한 것이 아쉽진 않다. 적절한 시기에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지쳐 있었고 한계가 있었다. 원톱으로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근근이 버텨왔다"고 털어놓았다.



연기, MC, 노래, 학업 모두 성실히 해낸 이승기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연예 활동을 하느라 연애만큼은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연애'가 늘 고민이라는 이승기는 "연예인이 되고 나서 호감 가는 사람은 있었지만 어렸을 때라 부담감이 있었다"며 "알려질 게 두렵고 감당을 못할 것 같았다. 2년 전부터는 심적인 여유가 생겨서 일에 지장을 안 주고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인연이) 안 나타나더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사실 대시도 못 받아봤어요. 지인들에게 물어봤는데 제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연락처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대요. 이해가 안 돼요. 좋아하면 연락 한번 해 볼만 할 텐데…(웃음)"

최근 배우 지현우가 유인나에게 공개 고백을 한 것처럼 이승기 역시 여자 친구가 생기면 공개 연애를 할 생각이 있는지 문득 궁금했다. 기자의 질문에 잠시 망설이는듯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NO'였다.

"남녀관계는 미래에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으니 공개 연애는 못할 것 같아요. 섣부르게 공개 연애를 하는 건 팬들도 원하지 않을 것 같고요. 요즘 팬 분들은 신세대세요. 연애를 해도 들키지는 마라란 주의시죠.(웃음) 더군다나 상대가 일반인이면 꼬리표가 붙을 수 있기 때문에 공개연애는 가급적 피하고 싶어요"




20대 청년답게 연애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그래도 이승기에게는 언제나 연기가 우선이다.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꾸준히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고 싶단다. 또 인간 이승기로 행복하게 사는 것 또한 그의 소박한 꿈이라고.

"가수와 연기 모두 오래하고 싶어요. 이순재 선생님 말처럼 연예인은 나이 들어도 정년 없이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에요. 인간 이승기요? 원대한 꿈은 없고 행복하게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큰 사회적인 물의 없이 계속 일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 이것이 제 목표에요."

김현정 인턴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이승기 ⓒ 권태완 기자]

김현정 기자 hjmimi10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