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에겐 지난 시즌까지 '차세대 거포'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넥센의 '해결사'다.
성남고를 졸업한 뒤 LG 트윈스에 1차 지명된 박병호는 고교 시절 4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파워 하나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입단 이후 4시즌 동안 박병호의 성적은 초라했다. 입단 첫 해인 2005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박병호의 성적은 타율 1할 9푼 1리 24홈런 81타점, '힘이 있는 타자'라는 점을 어필하기엔 충분했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2006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 자신의 재능을 맘껏 뽐냈지만 제대 후에는 1군 무대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2011시즌 중반까지도 박병호의 활약상은 미미했다. LG 유니폼을 입고 15경기에 출장해 16타수 2안타(.125) 1홈런 3타점 9삼진이 그가 기록한 전부였다. 결국 박병호는 지난해 7월 31일, 심수창과 함께 송신영-김성현과의 2대 2 트레이드로 넥센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넥센 이적 후 박병호는 완전히 달라졌다. 김시진 감독의 믿음 속에 팀의 4번 타자로 중용됐다. 지난해 넥센에서의 성적은 타율 2할 6푼 5리 12홈런 28타점, 데뷔 이후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올 시즌 박병호는 팀의 확실한 4번 타자로 자리잡았다. 박병호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 7푼 8리 9홈런 34타점이다. 홈런 3위, 타점 1위로 '거포 본능'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삼진 26개를 당할 동안 볼넷도 24개나 골라냈다는 점, 지난 5시즌 동안 93개의 볼넷을 골라낼 동안 291개의 삼진을 당한 것과 견줘 판이하게 달라진 부분이다.
최근 넥센의 8연승과 창단 첫 선두 등극에도 박병호의 활약이 있었다. 8연승 기간 동안 박병호는 타율 3할 3푼 3리 4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LG전서는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34타점으로 타점 부문 1위까지 올라섰다.
특히 올 시즌 그의 득점권타율도 3할 4푼 9리, 완벽한 '해결사'로 거듭났다. 특히 박병호는 친정팀인 LG를 상대로 12타점을 기록,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리고 있다. LG로서는 이래저래 씁쓸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박병호는 더 이상 '차세대 거포'가 아니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해결사'로 다시 태어났다. 이전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박병호의 '해결사 본능'이 넥센을 강팀의 반열에 올려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박병호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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