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42, KIA 타이거즈)이 은퇴한다. 그의 19년 야구 인생은 타이거즈로 시작해서 타이거즈로 끝나게 되는 셈이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구단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종범이 코칭스태프와 면담을 갖고 은퇴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종범은 1993년 KIA의 전신 해태 타이거즈에서 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한 팀에서만 16시즌을 뛰며 타율 2할 9푼 7리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또한 1997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직후 일본 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 2000시즌까지 활약한 뒤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복귀 후 첫 시즌인 2001년 45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11홈런 37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고 이듬해인 2002시즌에도 타율 2할 9푼 3리 18홈런 59타점 35도루를 기록하는 등 활약을 이어가며 팀의 정규리그 2위에 큰 몫을 했다. 이종범은 국내에서 활동한 16시즌 동안 2007, 2008, 2010시즌을 제외하곤 단 한차례도 타율이 2할 6푼 미만으로 떨어진 시즌이 없다.
특히 이종범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 동료들과의 꾸준한 경쟁을 통해 1군에서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많은 귀감이 되는 선수다. 지난 시즌에도 이종범은 1군 무대에서 97경기에 나서 타율 2할 7푼 7리 3홈런 24타점을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2009시즌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서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으로 'KIA' 타이거즈의 첫 우승에 일조했다.
해태 타이거즈는 김응룡 전 감독의 지휘 아래 9차례나 우승컵을 안았지만 KIA 타이거즈로 새롭게 출발한 이후에는 2009년 이전까지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었다. 이종범에게 2009년 KIA의 우승은 남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경기 외적으로도 이종범이 팀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후배들에게 화이팅을 불어넣으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이종범의 은퇴 선언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이종범은 1993년 데뷔 첫해부터 2012시즌 시범경기까지 고향 팀인 '타이거즈', 한 팀에서만 활약했던 선수이기에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던 레전드의 향후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종범은 면담 직후 "아직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며 "며칠간 생각한 뒤 향후 거취에 대해 발표하겠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사진=이종범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