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0:32
스포츠

잉글랜드-이탈리아의 공통 고민 '확실한 킬러'가 없다

기사입력 2012.03.02 07:53 / 기사수정 2012.03.02 21:21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오는 6월 폴란드-우크라이나의 공동 개최로 열리는 유로 2012 개막이 약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킬러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1일 열린 A매치 홈경기에서 나란히 패배의 쓴 잔을 맛봤다. 잉글랜드는 네덜란드를 런던 웸블리로 불러들여 아르옌 로벤의 원맨쇼 앞에 2-3으로 무릎을 꿇었고 이탈리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에게 0-1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잉글랜드의 가장 큰 고민은 웨인 루니의 파트너 부재다.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의 공존과 함께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루니는 조별리그 1,2차전에 결장한다.

루니는 지난해 10월 8일 잉글랜드와 몬테네그로의 유로 2012 예선 G조 최종전에서 후반 29분 상대 수비수 미오드라그 주도비치를 발로 걷어차는 행위로 유럽축구연맹(UEFA)로부터 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프랑스, 스웨덴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루니의 결장은 치명적이다. 물론 루니가 메이저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것은 아니다. 루니는 19살의 나이로 유로 2004에 출전해 4골을 터뜨리며 활약했지만 이후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무득점에 그쳐 자존심을 구겼다. 그렇다고 루니를 엔트리에서 제외하자니 딱히 믿을만한 공격수가 없다.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대런 벤트마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 통보를 받았다. 벤트의 부상은 12주 결장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5월 말에서 6월 초쯤 회복할 예정이어서 유로 2012 대표팀 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 대행은 네덜란드전에서 대니 웰벡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시켰다. 하지만 좌우에 포진한 애슐리 영, 아담 존슨과 불협화음을 일으켰으며 맨유에서 보여준 활발한 몸놀림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프레이저 캠벨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대니얼 스터리지의 발견이다. 스터리지는 네덜란드전 전반 33분 스티븐 제라드 대신 교체 투입돼 과감한 슈팅과 빠른 돌파로 답답했던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스터리지는 올 시즌 리그에서 9골(20경기)을 터뜨렸는데 심지어 팀 동료 디디에 드로그바, 페르난도 토레스보다 골수가 더 많다. 그러나 스터리지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윙포워드 보직을 부여받았다. 이번 네덜란드전에서도 중앙이 아닌 측면 윙포워드에 배치된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반면 이탈리아도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쥐세페 로시, 안토니오 카사노 투톱 조합으로 그동안 재미를 봤다. 특히 유로 2012 예선에서 가장 펄펄난 선수는 카사노다. 오랜 부진에서 벗어난 카사노는 10경기 동안 6골을 터뜨려 팀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하지만 예상치 않은 심장 수술로 인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으며 로시 역시 십자 인대 파열로 올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두 선수 모두 유로 2012 개막기간에 맞춰 정상 컨디션으로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프란델리 감독은 "유로 2012가 100일 남았다. 우리는 공격진을 새로 짜야한다. 나는 마지막까지 로시와 카사노가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밝힐 만큼 두 선수의 부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이탈리아는 파비오 콸리아렐라, 파블로 오스발도, 안토니오 디 나탈레, 지암파올로 파찌니, 마르코 보리엘로까지 양적으로 풍부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선수 이외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한 공격수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리오 발로텔리다. 그러나 시한폭탄과도 같은 발로텔리의 기행은 감독 입장에서 불안감을 지우기 어렵다. 프란델리 감독은 "발로텔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8경기 징계를 받았다. 위대한 선수는 도발에 적절히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라며 다른 공격수에게 눈길을 돌리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또 하나의 대안은 3시즌 연속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에 도전장을 던진 안토니오 디 나탈레. 그러나 그는 유독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다. 또한 1977년생의 많은 나이는 큰 걸림돌이다. 프란델리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 초부터 노장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대교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델리 감독은 미국전에서 알레산드로 마트리와 세바스티안 지오빈코 투톱을 가동했다. 마트리는 올 시즌 유벤투스에서 10골(22경기)를 기록하며 주전으로 도약한 장신 골잡이다. 단신이면서 테크닉과 활동량이 많은 지오빈코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두 선수의 조합은 합격점을 주기엔 다소 모잘랐다. 마트리는 공간을 창출하지 못했고 지오빈코는 많은 활동량은 괜찮았지만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프란델리 감독은 후반 초반 부진한 티아고 모타, 마트리를 빼고 파찌니, 파비오 보리니를 투입하며 4-3-1-2에서 4-3-3으로 변화를 꾀했는데 지오빈코-파찌니-보리니의 스리톱은 나름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스리톱 전환 이후 공격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슈팅 기회도 전반보다 늘어난 모습이었다.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보리니의 발견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이탈리아의 유로 2012 조별리그 일정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크로아티아, 아일랜드를 차례로 상대한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득점 기회에서 한 방을 매듭짓는 확실한 킬러의 유무가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모두 확실한 공격수 찾기가 시급한 이유다.

[사진 = 루니, 발로텔리 ⓒ 스카이스포츠, 리퍼블리카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