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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고교야구] '괄목상대' 전주고 야구부, 전라권 '다크호스'

기사입력 2012.02.28 10:35 / 기사수정 2012.02.28 10:35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박경완, 박정권(이상 SK), 조진호(전 보스턴), 최형우(삼성), 박현준(LG)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많은 해답이 나올 수 있지만, 이들은 ‘전주고 동문’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지난 해 전주고를 떠올린 이들이라면, 상당히 의외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주고 역시 꾸준히 프로 선수들을 배출할 만큼 잘 나갈 때가 있었다. 특히 프로야구 쌍방울 레이더스가 한때 전주에 연고를 잡았을 때에는 전북 지역의 ‘야구 붐’이 일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랬던 전주고가 어려운 시기를 겪은 것은 2010년 이후부터였다. 당시 ‘팀 전력의 절반’이라 불렸던 주장 강태욱(현 성균관대)의 졸업을 시작으로 전라중학교를 졸업한 강남규마저 부천고 전학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팀 내 선수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신입생 등으로 매워야 함에도 불구, 전주고의 선수 수급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지난 해 전반기 주말리그에 참가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겪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총동문회와 학교 측의 노력으로 선수들을 모아 후반기 주말리그에는 참가할 수 있었지만 성적은 크게 신통치 않았다. 그들이 거뒀던 주말리그 승수는 단 1승. 그것도 농아인 선수들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를 대상으로 했던 승리였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기죽지 않은 모습’으로 시즌 마지막 대회인 대통령배에서 선전을 펼쳤다. 자칫 잘못하면 ‘콜드게임’으로 패할 수 있었던 안산공고와의 1회전에서 본선무대 첫 득점까지 올리며 9회까지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1-5라는 스코어만 놓고 보면 전주고의 완패였지만 이것이 과연 전반기 주말리그에 참가하지 못했던 학교의 성적인지 다시 봐야 할 정도였다.

약체라는 평가? ‘전라권 긴장하라’

그런데 올해를 앞두고 전주고에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해까지 에이스 겸 4번 타자를 맡았던 박대한이 개인 사정으로 야구를 그만뒀다. 중심을 잡았던 선수가 이탈한 만큼, 자연스럽게 지난 해보다 전력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만 했다. 그러나 이는 전주고 선수들이 ‘괄목상대’ 한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확인 결과 전주고등학교는 ‘야구부 부흥’이라는 기조 아래, 총동문회/학부형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무려 15명의 신입생을 맞이했다. 최근 3년간 단연 많은 숫자였다. 또한 서귀포 전지훈련을 통해 많은 양의 구슬땀을 흘렸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25일 현재까지 전주고 야구부가 연습 경기를 통해 거둔 승수는 모두 4승(3무 5패). 나가기만 하면 패했던 지난 해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는 주장 완장을 찬 외야수 문경원(19)이다. 힘과 스피드를 동시에 갖추고 있어 단연 전주고의 ‘핵심 멤버’라고 할 만하다. 특히, 전주고 야구부원들 중 유일하게 2010 봉황대기 대회에 참가했던 경험을 안고 있다. 이 경험이 1, 2학년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주고의 안방을 확실하게 책임졌던 포수 남궁훈(18)도 있다. 아직 전국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대통령배 대회에서 안산공고를 상대로 ‘숨은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던 주인공이다. 실전에서 긴장하지 않는다면 좋은 안방마님 요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게 될 우영재(17)도 있다. 남들보다 비교하여 야구를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전주고 외야 한 자리를 차지했다. 힘이 좋아 장타 생산능력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아직 2학년인 만큼, 내년까지 ‘긴 안목’으로 지켜 볼만하다.


재미있는 것은 올해 전라권이 말 그대로 ‘춘추전국 시대’라는 점이다. 광주3강(제일고, 동성고, 진흥고)은 3학년이 졸업한 공백이 너무 크고, 이형범-김인환-문의서 등이 빠져나간 화순고 역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주말리그에서 크게 재미를 못 본 군산상고와 효천고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주고마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수준이라면, 올해 전라권은 누가 왕중왕전에 진출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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