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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포츠, 애니와 함께 하는 이색 마케팅 눈길

기사입력 2012.02.06 07:44 / 기사수정 2012.02.06 07:44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도쿄 서영원 기자] '헬로키티'부터 '명탐정 코난'까지, 일본의 애니메이션 문화는 우리에게도 폭넓은 사랑을 받을 정도로 낯선 대상이 아니다. 최근 일본 축구와 야구에서는 인기있는 애니메이션과 연계한 스포츠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스포츠, 애니메이션 중 하나만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분명 흥미를 가질 법한 이야기 거리다. 

독특한 시도 ‘애니포츠’ 마케팅

‘애니포츠’란 애니메이션과 스포츠를 합친 합성어로 현재 일본 J리그와 프로야구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뽑히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한다. 애니포츠의 시도는 작년 동일본 대지진을 비롯해 경제적 불황 속에 열기가 다소 식은 애니메이션 시장과 관중몰이에 힘겨운 스포츠가 결합하면서 시작됐다. 주 대상은 어린이들과, 애니메이션 혹은 스포츠 중 한 가지를 좋아하는 팬들을 대상으로 하며 파생 콘텐츠로 캐릭터 상품, 스포츠 선수들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장이 있다.

명탐정 코난에 J리그 등장

명탐정 코난의 11번째 극장판 ‘11명의 스트라이커’ (4월 14일 일본 개봉)는 J리그와의 협력을 통해 다수의 축구선수가 등장하며 실제 자신의 캐릭터로 더빙을 해 팬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이 작품은 J리그 2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작품명 뒤에는 'with J-League'라는 문구가 포함될 예정이다. 출연이 결정된 대표적인 선수는 우리에게도 낯익은 '영원한 현역' 미우라 카즈요시다. 미우라는 극중 자신의 캐릭터를 위해 직접 더빙을 할 예정이며 J리그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우라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에 내가 함께한다는 것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나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친구들이 적극 추천했다”라고 말했다. 미우라 뿐만 아니라 아오야마 나오히로, 코마노 유키 등 J리그와 일본대표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스토리는 축구장에서 일어나는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선수 및 유니폼도 실제와 똑같이 구현, 연출될 예정이다. J리그와 코난의 제작사 측은 일왕배와 J리그 우승팀이 격돌하는 제록스 슈퍼컵에 코난 캐릭터가 가시와 레이솔, FC 도쿄의 유니폼을 착용한 티켓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흥행 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J리그가 애니메이션의 소재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방영한 자이언트 킬링이라는, 하위권팀이 반란을 일으키는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에서 J리그가 등장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라이선스와는 관련이 없었다. 이번 J리그와 코난 프로젝트는 기존의 인기 만화와 결합됨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야구 캐릭터 '헬로키티? 짱구?'

대부분의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은 그동안 유명 캐릭터 상품을 접목해 애니포츠 마케팅을 실시해 왔다. 대표적으로 캐릭터 상품 판매를 들 수 있는데 어린이 팬을 상대로 큰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일본의 대표적 인기구단 오사카 한신 타이거즈는 헬로키티와 제휴를 통해 많은 상품 판매 수익을 올렸고 어린이 팬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헬로키티를 도입해 상품화한 한신의 캐릭터들은 경기장 혹은 오프라인에서 주로 판매되며 헬로키티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부모를 이끌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헬로키티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상품으로 야구에 문외한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적합하다.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는 지역적 특색에 맞춘 애니포츠를 진행했다. 세이부의 연고지인 사이타마는 '짱구는 못말려'로 알려진 크래용 신짱의 배경지다. 세이부와 짱구는 제휴를 통해 세이부 선수들이 짱구 특유의 만화체로 표현이 되었으며 짱구 역시 세이부 유니폼을 입은 형태로 다양한 상품이 발매돼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세이부는 크래용 신짱의 날이라고 지정, 대대적인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히로시마 도요카프는 '원피스', 지바 롯데 마린스는 '나루토'를 배경으로 한 제휴를 통해 효과를 노렸다.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은 여성의 날, 어린이의 날, 노인의 날 등의 행사 뿐만 아니라 특정 애니메이션의 날도 지정해 코스튬플레이, 일일마켓 등을 지원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우리나라 역시 '뽀로로'의 거대한 인기가 한국판 애니메이션의 성공가도를 걸으며 충분히 애니포츠 마케팅을 실시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 확정됐을 때 대회 마스코트를 뽀로로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물론 IOC와 올림픽 정관상 현실화될 수 없지만 자유롭게 의견이 오고 갈 정도로 애니포츠 마케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일본에 비해 스포츠 시장이 작고 애니메이션 발전 단계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야구 배트를 들고 있는 둘리 인형, 유니폼을 입고 있는 뽀로로, 이에 열광하는 우리의 어린이들 모습까지 상상만으로도 흥이 난다. 국내 스포츠의 더 큰 흥행을 위해 도전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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