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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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파라과이전-슛팅 라이크 천수!

기사입력 2004.08.23 02:22 / 기사수정 2004.08.23 02:22

두정아 기자


아쉽지만 잘 싸웠다!

56년 만의 8강, 그러나 아쉬웠던 파라과이전.
3: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힘차게 골문으로 날아들어 가는 이천수의 중거리 슛에 흥분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손에 땀이 나는 긴장감과 3점이나 차이가 나는 스코어 앞에 말리전과 같은 자책골이라도 일어나길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패널티킥을 성공시켰을 때 사람들은 이천수 잘한다!를 연발하며 '우연', '기적'에 손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남은 얼마간의 시간동안 선수들의 개개인의 실력이 제 힘을 발휘하기를 염원했을 것이다.


어이없는 실점 때문에…
이번 경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진의 순발력 문제를 제일 크게 꼽았다. 선수들의 컨디션의 문제와 개개인의 능력 발휘에 전술적인 문제점도 하나의 이유였고, 전반 초반의 긴장감도 선수들의 움직임에 미친 영향도 패인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경기의 성패는 전략과 훈련에 이라는 가시적인 전술 이외에 '컨디션'이라는 알파가 있기 때문에 그 성패에 대한 확실한 분석이 때론 갑론을박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경기가 지면 '소중한 경험' 혹은 '잘 싸웠다'라는 헤드라인이 항상 따라붙게 되는데 그것은 선수들의 대한 격려이기도 하고, 다음 경기에서 꼭 이기면 된다는 미래지향 연속성이 있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결과에 따른 승복일 것이다.


슈팅 라이크 베컴? 슈팅 라이크 천수!
혼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펄펄 날았던 이천수.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운동장 가운데 드러누워 아쉬움에 땅을 쳤다. 그의 승부욕은 남다르다. 경기를 잘해도 비판이 많고 못해도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천수에게는 분명한 가능성 보인다.
그 동안 꾸준히 비판을 받아온 그였지만, 결정적으로 3:2라는 안도의 점수를 안겨준데 그의 공이 컸음을 인정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다람쥐,라는 타이틀로 신체적 조건이 불리하다는 여건에도 불구하고 앞서 있는 개인기와 빠르게 치고 들어가는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빠른 스피드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돌파능력, 뛰어난 어시스트와 승부에 대한 욕심 등이 그를 수식해 주지만 골 욕심이 너무 많은 탓에 개인 플레이로 밀고 가는 그를 비난하는 사람도 많았다. 경기 중의 플레이를 제외한 그 밖의 이야기들이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은 연예 스타 못지 않은 인기와 유명세를 안겨주기도 했지만 이천수에게는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존경하는 선배가 없다', '배컴 한판 붙자', 라는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헤드라인이 가득한 기사들은 이미 쌀한톨이 무지막지하게 뻥튀기된 결과물이었고 기사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이미 언론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가 떨어진 뒤였다. 그의 자서전에서 당차고 솔직한 그의 진중한 면모를 발견하고 재평가가 되기도 하였고, '이래 저래 말이 많아도 분명한 사실은 그의 실력은 뛰어나다'는 영광스런(?)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전에 보지 못한 가능성이 이번 경기에서 입증되었으니 기대해 볼만 하다. 


일부 편파적인 시선에서 바라본 그의 모습에도 달라지지 않는 평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천수의 근성과 자신감이었다. 당당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그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비판보다 더 큰 변함없는 지지를 받았고 자신감과 오만심이라 오해를 사는 행동은 실력이 없으면 나올 수 없다는 것 또한 그 동안 이천수를 바라보며 얻은 결론이었다.

오늘의 중거리 슛은 골키퍼가 꼼작 못할 수준의 골이었다. 세번 째 골까지 허용하면서 풀 죽은 선수들에게 통쾌한 그의 골로 다시 힘을 모을 수 있었다. 
항상 그렇듯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번의 승부'이다. 그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꿈이며, 내일에 대한 희망이기도 하다. 이번 8강에 이른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음 경기에서도 배컴이 부럽지 않은 멋있는 골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그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유명한 영화의 대사처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듯 앞으로 수없이 반복될 경기를 기대하며.
 




두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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