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3.14 02:11 / 기사수정 2006.03.14 02:11
'지키는 야구'가 빛나는 한판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4강 진출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했던 멕시코전에서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투수 교체의 묘미를 선사했다.
한국은 1회말 이승엽의 투런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뒤 선발투수 서재응의 역투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비록 서재응은 3회초 루이스 A 가르시아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볼배합을 적절히 구사한 덕분에 더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5.1이닝동안 투구수 60개. 경제적인 투구의 전형이었다.
한국 코칭스태프는 두 번째 투수로 구대성을 투입시켰고 구대성은 팀의 베테랑 답게 과감한 투구로 멕시코 타선을 틀어막았다. 특히 6회 2사 1루 상황에서 비니 카스티야에게 몸쪽 공을 과감히 구사, 플라이를 유도해낸 것은 백미였다.
7회에는 2사 1루 상황에서 정대현이 등장, 루이스 A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묶으며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멕시코 타자들은 다소 생소한 '언더핸드' 정대현의 꿈틀거리는 투구에 연신 헛방망이질을 했다. 정대현은 8회에도 올라와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은 뒤 봉중근으로 교체됐다. 봉중근은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원포인트릴리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운명의 9회. '마무리' 박찬호가 등장, 첫 타자를 깔끔하게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분좋게 원아웃을 잡았지만 카스티야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다음타자 에루비엘 두라조와 상대할 때도 볼카운트 투볼로 몰렸으나 침착하게 투스트라이크를 잡고 2루수 땅볼로 유도해 투아웃을 잡아냈다. 박찬호는 이어 헤르니모 힐을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한국에 귀중한 첫 승을 안겼다.
다소 힘이 빠진 타선을 빛나는 마운드 운영으로 극복한 한국 대표팀은 멕시코전 승리로 4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멕시코전은 팬들에게 야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을 선사하며 투수 교체의 묘미를 안긴 코칭스태프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다음 상대인 주최국 미국의 '텃세'를 마운드의 힘으로 잠재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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