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시즌도 삼성화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드림식스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시즌 14승(1패)째를 올린 삼성화재는 8연승 행진을 달렸다. 10연승에 불과 2승만 남겨둔 삼성화재의 상승세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이 팀에서 가장 부각되는 선수는 가빈 슈미트(25)다.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가빈은 지난 2년 동안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가빈의 팀'이 아니다.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수비가 없으면 가빈의 공격이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월드 리베로' 여오현(33)은 8시즌동안 삼성화재의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꾸준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준 여오현이 없었다면 삼성화재의 선전은 불가능했다.
현재 감기몸살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여오현은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 컨디션은 그리 좋지않다"고 털어놓았다. 또 여오현은 "운동선수는 감기몸살로 쉬지 않는다"는 말도 남겼다.
175cm의 단신인 그는 원래 레프트 공격수였다. 단신은 공격수에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하지만, 리베로 제도가 생기면서 '제2의 배구 인생'을 펼치게 됐다.
삼성화재에 입단하면서 혹독한 훈련을 거친 여오현은 정상급 리베로로 거듭났다. 특히,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은 점점 향상됐다.
올해도 여오현은 쉴 틈 없이 코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정규리그 시즌을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월드리그와 아시아선수권에 연이어 출전했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여오현은 늘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포지션이 리베로이기 때문에 많은 경기에 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공격수라면 더욱 힘들었겠죠.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기회가 온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33세가 된 여오현은 "예전과 비교해 순발력이 떨어진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현재(23일 기준)까지 여오현은 수비 2위, 디그 2위, 서브리시브 3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가빈이 최상의 공격을 펼치려면 안정된 토스가 필요하다. 질 좋은 토스가 이루어지려면 서브리시브가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역습을 노리는 결정타도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디그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기는 경기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가 바로 여오현이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여오현이 없는 삼성화재는 상상하기 어렵다.
국내리그는 물론, 대표팀 경기에서도 빠지지 않고 제 역할을 해주는 여오현은 배구계의 '진정한 보석'이다.
[사진 = 여오현, 가빈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