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역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진면목을 확인한 경기였다. '신성' 네이마르(산투스)는 메시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크게 역부족이었다.
바르셀로나는 18일(한국시간) 일본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열린 '2011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2골을 터뜨린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산투스를 4-0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이미 신계에 등극한 메시와 그의 아성에 도전하는 네이마르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메시는 2009년과 2010년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독식했으며 올해에도 유력한 수상 후보다. 3년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2009/10 시즌 라리가 피치치에 오른 메시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3년 연속 라리가 우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근 6년 동안 세 차례나 빅이어를 들어올리는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어마어마한 업적을 이룩한 메시에 비하면 네이마르는 새내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산투스와 브라질 대표팀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량은 펠레마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펠레는 지난 7월 코파 아메리카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 언론 '글로보에스포르테'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마르는 메시와 달리 양발로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다. 그가 위대한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메시를 뛰어 넘을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보여준 두 선수의 명암은 극히 엇갈렸다. 메시는 홀로 군계일학의 플레이를 선보이며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애초 두 팀의 전력차는 극심하게 컸다. 바르셀로나는 시작부터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앞세워 산투스를 공략했다. 쉴새없는 스위칭과 빠른 패스 플레이로 경기를 주도한 바르셀로나는 전반에만 3골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메시의 진가는 90분 내내 나타났다. 전반 17분 사비가 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 슈팅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 45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며 무게중심을 잃지 않고 볼을 소유한 뒤 다니엘 알베스에게 환상적인 힐패스를 공급하며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메시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37분 메시의 볼 트래핑이 다소 길어 골키퍼에게 걸릴 것처럼 보였지만 순간적으로 골키퍼를 벗겨낸 뒤 골로 만들어내는 장면은 감탄사를 유발하게 했다.
반면 네이마르는 전반에 몇 차례 드리블 기회에서 뒤에서 달려오던 바르셀로나 선수에게 저지당하기 일쑤였고, 후반 11분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산투스가 열세를 보인 탓에 네이마르 홀로 개인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던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그럼에도 1992년생 네이마르에게 경기 흐름을 바꿀만한 힘은 부족했으며 제법 아쉬움이 묻어난 경기였다.
[사진 = 리오넬 메시 ⓒ 문도 데포르티보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