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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없는 무대, '백전노장'들이 장악(GP 결산)

기사입력 2011.12.13 08:33 / 기사수정 2011.12.13 10:2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4년간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이널은 김연아(21, 고려대)의 무대였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만 3회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가 출전하지 않았던 지난 시즌 파이널의 우승자는 알리사 시즈니(24, 미국)였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에 실패한 시즈니는 뒤늦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올 시즌도 노장들의 선전은 계속됐다. 특별한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스케이팅 연륜이 오래된 노장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1일(한국시각)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의 우승은 24세의 카롤리나 코스트너(24, 이탈리아)에 돌아갔다. 유럽선수권대회 3회 우승의 경력을 가진 코스트너는 16세의 나이에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1, 일본)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쟁할 때, 코스트너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경험은 없다.

코스트너는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다. 최악의 실수로 무너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16위까지 추락했다. 2008년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다음 시즌인 2009~2010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2위에 머물렀다.

한동안 부상에 시달린 코스트너는 2010년 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에 그쳤다. 트리플 플립 +트리플 토룹과 더블 악셀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 코스트너는 올림픽 이후, 점프의 난이도를 대폭 낮췄다.

트리플 플립이 들어간 점프 대신 트리플 토룹 + 트리플 토룹 점프를 시도했고 러츠와 룹, 플립 점프는 되도록 콤비네이션을 시도하지 않고 단독으로 구사했다.

점프의 성공률이 올라간 코스트너는 컴포넌트 점수에서 많은 점수를 챙겼다. 뒤늦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하면서 24세에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는 '뚝심'을 보였다.

코스트너에 이어 여자 싱글 2위에 오른 스즈키 아키코(26, 일본)도 26세의 '백전노장'이다. 아사다와 안도 미키(24, 일본)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스즈키도 꾸준하게 대회에 출전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5위에 그친 미국챔피언 알리사 시즈니도 20대 중반에 뒤늦은 전성기를 맞이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밴쿠버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김연아와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안도 미키는 이번 시즌 불참은 선언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조애니 로셰트도 실전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큰 대회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룬 스케이터들은 잠정적 휴식에 들어갔다.

반면, 큰 대회 우승에 목마른 스케이터들은 지속적으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서운 신인'이 등장한 점도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의 유일한 다승 스케이터는 '14세 소녀'였다. 올 시즌 처음으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4, 러시아)는 그랑프리 시리즈 '스케이트 캐나다'와 '에릭 봉파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승을 올렸다.

하지만,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하며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툭타미셰바는 김연아 이후 볼 수 없었던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선보였다.

다양한 트리플 점프를 깨끗하게 구사하면서 피겨 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컴포넌트 점수에서 약세를 보인 점이 단점으로 드러났다. 또한, 그랑프리 파이널과 같은 큰 무대에서 실수를 해 경험 부족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툭타미셰바는 파이널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성공적인 시니어 데뷔전을 가졌다. 기술을 하향 조절한 노장들의 경기가 주를 이룬 무대에서 과감한 기술을 시도하면서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반적으로 올 시즌 여자 싱글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지 못했다. 트리플 러츠와 플립이 포함된 3+3 콤비네이션 점프는 쉽게 볼 수 없었다. 노장선수들은 기술 구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연기를 구사해 전체적인 경기력도 떨어졌다. 또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프로그램도 드물었다.

남자 싱글은 패트릭 챈(21, 캐나다)의 독주가 이어졌다. 그랑프리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 챈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 2회와 트리플 점프 7회를 시도했다.

평범한 스케이터들은 구사하기 어려운 '악마의 난이도'와 같은 점프 구성이었다. 챈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토룹을 비롯한 몇몇 점프에서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고난도의 연기를 펼치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피겨의 간판' 다카하시 다이스케(25, 일본)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펼치며 파이널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남자 싱글에서 주목할 스케이터는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0, 스페인)다. 지난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에 오른 페르난데스는 쿼드 토룹은 물론, 쿼드 살코까지 구사하면서 정상급 스케이터로 거듭났다.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 프리스케이팅에서 페르난데스는 쿼드 토룹은 물론, '꿈의 점프'인 쿼드 살코까지 완벽하게 구사했다. 프로그램 후반부로 가면서 실수가 나왔지만 점프의 실수가 없을 때, 챈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남자 싱글은 '피겨 황제' 에브게니 플루센코(29, 러시아)가 복귀를 선언한 상태다. 전율을 감돌게 하는 '4회전 점프'로 무장한 스케이터들은 내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사진 = 카롤리나 코스트너, 스즈키 아키코, 알리사 시즈니,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패트릭 챈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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