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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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르투갈 4강 진출

기사입력 2004.06.26 01:30 / 기사수정 2004.06.26 01:30

임회준 기자

전반 47분, 후반 48분 그리고 연장 30분... 총 125분간의 혈투에도 승부를 내지 못한 양 팀은 결국 승부차기를 하지만 그 역시 무려 14명이라는 키커가 나온 뒤에서야 승부가 갈립니다. 베컴은 다시 한번 PK를 실축함으로써 잉글랜드의 패배에 일조했다는 비난을 피할 길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개최국 포르투갈은 오는 7월 1일(목), 6월 27일(일) 스웨덴-네덜란드 경기 승자와 결승진출을 겨루게 되었습니다.

포르투갈 0 (전반) 1 잉글랜드
포르투갈 1 (후반) 1 잉글랜드
포르투갈 2 (연장) 2 잉글랜드
포르투갈 6 ( PK ) 5 잉글랜드

최종 스코어
포르투갈 8  vs 7 잉글랜드

◎ 양 국 선발 라인업




지난 몇 번의 기사에서 언급했든 이번 유로2004에서는 섣불리 '잠그기'를 하다가는 낭패를 본다는 징크스가 있는데 잉글랜드 에릭손 감독 역시 수비지향으로 선수교체를 하여 패배의 빌미를 주고 말았습니다. 이제까지 잠그기로 경기를 놓친 대표적인 경기는 이탈리아의 스웨덴과 1-1 무승부, 네덜란드의 체코와의 2-3 역전패 등이 있습니다.

기선은 잉글랜드가 잡았습니다. 경기시작과 동시에 오프사이드를 범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원더보이' 오웬이 전반 3분 감각적인 골을 성공시킵니다. 잉글랜드 제임스 골키퍼의 골킥을 포르투갈 미드필드 중앙에서 포르투갈의 수비형 미드필더 코스티냐가 헤딩한 것이 뒤로 흘렀고, 쇄도하던 오웬이 중앙수비수 둘 사이를 빠져나가며 원바운드 되는 볼을 몸을 돌려 그대로 발리슛, 포르투갈 히카르도 골키퍼의 머리 위를 지나 골이 된 것입니다.




- 오웬의 첫 골 장면 (스크린 캡쳐)

어이없이 첫 골을 허용한 포르투갈은 만회를 위해 총공세를 펼치지만 다급함 때문인지 부정확한 크로스와 킥으로 인해 찬스들이 무산되고 맙니다. 잉글랜드 에릭손 감독은 미드필드 라인을 뒤로 물러서게 하며 수비안정을 꾀해 포르투갈의 공세에 맞섰고, 27분 부상을 입은 루니를 빼고 다리우스 바셀을 투입합니다. 

이 상황이 참 아니러니한 것인데, 이 때부터 잉글랜드는 미드필더들이 하프라인 아래 쪽으로 내려오며 일찌감치 잠그기에 들어가는 데다 루니의 부상 아웃으로 잉글랜드는 가장 강력한 주포를 잃게 됩니다. 그런데 교체되어 들어온 바셀이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실패하면서 잉글랜드가 패하게 되니...

포루투갈은 압도적인 경기를 진행하지만 잉글랜드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와 적절한 파울로 인해 전반은 물론 후반 초반까지 이러한 페이스가 진행됩니다. 잉글랜드는 57분 공격형 미드필더 스콜스를 빼고 수비수 필립 네빌까지 투입하며 더더욱 수비위주의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잉글랜드의 '잠그기'를 깨기 위해 포르투갈의 스콜라리 감독이 승부수를 던집니다. 스콜라리 감독은 63분 수비형 미드필더 코스티냐를 빼고 공격수 시망 사브로사를 투입하고, 그래도 경기가 풀리지 않자 75분 캡틴 피구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헬데르 포스티가를, 79분 오른쪽 윙백 미구엘 몬테이루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루이 코스타를 투입하는 극단적인 공격 포메이션을 내 놓습니다. 한편 잉글랜드 에릭손 감독은 82분 지친 모습을 보이는 제라드를 빼고 오웬 하그리브스를 투입합니다.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83분, 시망이 좌측 돌파 후 잉글랜드 골 에어리어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리고, 역시 교체 투입된 포스티가가 점프하며 헤딩슛, 극적인 동점에 성공합니다.




- 포스티가의 동점골 장면 (스크린 캡쳐)

기세를 탄 포루투갈은 남은 시간동안 총공세를 펼치지만 무위로 끝나고 전반 47분, 후반 48분의 95분간의 포루투갈 공습은 연장전을 맞습니다. 무승부가 없는 8강 토너먼트의 첫 경기부터 연장전으로 돌입하게 되는 경기였습니다.

연장 시작부터 상승세를 탄 포르투갈은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총공세를 펼치고 연장후반, 연장 20분 포르투갈이 역전에 성공합니다. 79분 교체 출장한 또다른 골든 제네레이션 루이 코스타가 잉글랜드 미드필드 진영에서 패스를 받아 그대로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 후,  수비수 필립 네빌을 제치고 골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20여미터의 통렬한 슛을 성공시킵니다. 루이 코스타의 슛은 적당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방향을 잡은 제임스 골키퍼가 뻗은 손 위를 지나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들어갑니다.




- 루이 코스타의 역전골 (스크린 캡쳐)

골든골 제도였다면 이대로 경기가 끝나겠지만 유로2004 대회는 실버골 제도(골과 상관없이 연장 종료까지 경기)를 채택했기에 잉글랜드에게 마지막 기회는 있었고, 잉글랜드의 램파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종료를 5분 남긴 연장 25분, 베컴의 왼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존 테리가 중앙으로 헤딩 패스, 램파드가 수비수를 등지고 극적인 오른발 터닝슛. 또 다시 무승부가 됩니다.




- 램파드의 2-2 동점골 장면

종료 4분을 남기고 분위기를 탄 잉글랜드의 공세가 이어지지만 결국 길고 긴 125분의 혈투는 2-2 무승부로 마감되고 맙니다.

승부차기...

잉글랜드가 먼저 차게 되고 1번 키커로 베컴이 등장합니다. 순간 에릭손 감독이 왜 베컴을 내세울까 의아하면서도 베컴만큼 정확한 킥을 구사하는 선수도 없고 또 그가 잉글랜드의 캡틴이라는 생각에 수긍이 가더군요. 그러나...




- 베컴의 실축장면. 두 번째 사진, 크로스바 가장 우측 상단에 볼이 떠 있습니다. (스크린 캡쳐)

프랑스전 바르테즈 골키퍼의 선방이 뇌리에 떠올랐을까요? 베컴은 그 때와 반대방향인 오른 쪽으로 슛을 합니다만 어이없이 뜨고 맙니다. 킥 순간, 잔디의 영향이었는지 볼이 살짝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 확실하진 않습니다. 베컴 또한 실축 후 볼이 세워져 있던 잔디를 원망스레 쳐다 봅니다.

포르투갈의 1번 키커는 데코. 제임스 골리 왼쪽으로 차 성공. (포르투갈 1 PK 0 잉글랜드)

잉글랜드 2번 키커, 마이클 오웬. 중앙 하단으로 차 성공.  (포르투갈 1 PK 1 잉글랜드)

포르투갈 2번 키커, 시망 사브로사. 제임스 골리 왼쪽으로 차 성공. (포르투갈 2 PK 1 잉글랜드)

잉글랜드 3번 키커, 프랭크 램파드. 오웬과 같이 중앙으로 차 성공. (포르투갈 2 PK 2 잉글랜드)

포루투갈 3번 키커, 루이 코스타. 골리 오른쪽 상단으로 차나 크로스바 넘어감. (포르투갈 2 PK 2 잉글랜드)


- 루이 코스타의 실축 장면


잉글랜드 4번 키커, 존 테리. 성공. (포르투갈 2 PK 3 잉글랜드)

포르투갈 4번 키커, 호나우두. 제임스 골리 방향을 잡았으나 볼이 높아 성공. (포르투갈 3 PK 3 잉글랜드)

잉글랜드 5번 키커, 오웬 하그리브스. 히카르두 골리 우측으로 차 성공. (포르투갈 3 PK 4 잉글랜드)

포르투갈 5번 키커, 마니셰. 성공. (포르투갈 4 PK 4 잉글랜드)

잉글랜드 6번 키커, 애쉴리 콜. 우측으로 차 성공. (포르투갈 4 PK 5 잉글랜드)

포르투갈 6번 키커, 헬데르 포스티가. 성공. (포르투갈 5 PK 5 잉글랜드)

잉글랜드 7번 키커, 다리우스 바셀. 히카르두 골리 왼쪽 아래로 찼으나 방향을 잡은 히카르두 골키퍼 선방. (포르투갈 5 PK 5 잉글랜드)


- 히카르두 골키퍼의 선방으로 밖으로 튀어나가는 볼

포르투갈 7번 키커, 히카르두 페레이라. 침착하게 성공. (포르투갈 6 PK 5 잉글랜드)


- 최종 키커로 나선 히카르두 골키퍼의 골 장면

포르투갈 승리. 홈 관중은 열광하고 잉글랜드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나갑니다. 잉글랜드는 이로써 월드컵 승부차지 3전 3패에 이어 유럽선수권대회 1승 2패를 기록하게 됩니다.(유로96 독일6-5잉글랜드, 잉글랜드4-2스페인)

웨인 루니가 부상을 당하지 않고, 또 에릭손 감독이 잠그기를 하지 않았다면 경기 결과가 어찌 되었을까요?

역사에 '만약'은 없습니다...

Man of the Match : 히카르두 카르발요 (포르투갈/FC포르투)





잉글랜드 '원더보이' 마이클 오웬의 원더 슛 장면


첫 골을 성공시키 잉글랜드 오웬과 캡틴 베컴(左)


부상당해 교체 아웃된 잉글랜드 웨인 루니


포르투갈의 포스티가(몸을 틀고있는 선수) 동점골 장면. 


83분 동점골을 성공시킨 헬데르 포스티가의 골 세레머니


잉글랜드의 솔 캠벨이 헤딩슛으로 골을 넣으나 존 테리(5번)의 골키퍼 수비방해로 득정 불인정


연장 20분 역전골을 성공 시킨 루이 코스타의 골 세레머니


잉글랜드 바셀의 승부차기를 막은 히카르두 골키퍼의 환호




승리...


좌절...


굿바이 잉글랜드...

 

 

 

 

사진출처: 유로2004 공식홈페이지 (스크린 캡쳐는 필자가 직접 한 것입니다)






임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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