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박현철 기자] 9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투수는 류현진(20)이었고 결승타의 주인공은 2년차 외야수 연경흠(24)이었다.
그러나 기록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는 못하는 법. 한화는 고동진(27)의 멋진 외야수비와 중요한 때에 터져 나온 희생타로 삼성을 5:0으로 제압했다.
2회 초 고동진이 보여준 외야 수비는 홈런보다 값진 수비였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1회 초부터 2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게다가 삼성의 선발 제이미 브라운(30)의 구위 또한 나쁘지 않았다. 브라운은 다른 투수들과는 다른 컷 패스트볼을 던져 맞춰잡는 피칭을 하는 투수. 경기 초반 브라운의 컷 패스트볼과 직구는 움직임이 평소보다 더 좋았다.
선발투수의 초반 기 싸움에서는 류현진이 밀리는 인상이었다. 결국 류현진은 2회 초 삼성의 6번타자 진갑용(33)에게 커다란 타구를 얻어 맞았다. 맞는 순간 누구나 홈런을 예상했던 잘 맞은 타구였고 진갑용도 다이아몬드를 서서히 돌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동진이 이 타구를 낚아챌 줄이야. 고동진은 과감한 펜스플레이가 돋보인 호수비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고동진의 활약은 수비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고동진은 2: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5회 말, 중견수 쪽으로 큼지막한 플라이 타구를 때려냈다. 3루주자 신경현(32)은 덕분에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팀의 세 번째 득점을 올렸다.
2:0과 3:0. 점수는 하나 차이에 불과하나 완벽한 피칭을 펼치지 않는 한 대다수의 선발 투수가 피로를 느끼게 되는 5회에 터져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1점 이상이다. 고동진은 비록 경기 종료 시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중요한 때 타점과 호수비를 보여주며 팀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되었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251 1홈런 37타점을 기록, 김인식(60)감독의 기대에 조금 못 미쳤던 고동진.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요긴한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승리를 음지에서 이끌었다.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 MVP의 영예를 안으며 새로운 '가을 남자'의 탄생을 알렸던 고동진이 2007' 포스트시즌에서도 '가을 남자'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