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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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나가라고!"→"아냐, SON 희생양 비참하다"…욕설 퍼붓고 "17세 FW 쓰라"더니, 이제서야 SON 두둔

기사입력 2025.01.21 10:36 / 기사수정 2025.01.21 10:36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팬들의 진심은 무엇일까.

에버턴전 패배 직후 팀의 기둥이자 주장인 손흥민을 향해 욕설과 야유를 퍼붓고, 심지어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빼고 2007년생 유망주 마이키 무어를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토트넘 팬들이 이제는 손흥민을 두둔하고 나섰다.

물론 에버턴 원정 응원을 온 팬들과 온라인에서의 팬들이 모두 같은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경기 직후에는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던 토트넘 팬들이 갑작스럽게 손흥민을 옹호하는 모습에서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토트넘 팬들은 에버턴전이 끝난 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이키 무어를 선발로 내세워야 하고,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댓글로 적었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이 이를 조명했다. 매체는 20일 "토트넘 팬들은 에버턴전에서 마이키 무어가 활약한 것을 보고 손흥민을 지적했다"면서 "토트넘 팬들은 비참한 오후를 견뎠지만 무어의 등장으로 작은 희망을 봤다"고 했다.



언론에 의하면 토트넘 팬들은 "무어를 선발로 출전시켜야 한다. 그는 토트넘에 더 다양한 공격 옵션을 더할 수 있다", "무어는 언제나 포스트 근처에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공을 가져오지만 손흥민은 정작 필요할 때 눈에 띄지 않는다", "손흥민은 이제 그만 뛰어도 된다. 감독이 손흥민의 눈치를 보고 있다" 등 손흥민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남겼다.

2007년생 유망주 무어는 토트넘이 자랑하는 재능이다. 그간 토트넘 유스에서는 무어와 같은 수준의 재능을 보유한 선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토트넘 유스 출신 신성에게 토트넘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쏠리고 있다.


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종종 교체로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에버턴전에서도 후반전 교체 투입돼 경기 막바지 히샬리송의 추가골을 돕는 등 나름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을 선발에서 내리고 무어를 선발로 기용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무어가 아직 경험이 한참 부족하고, 무엇보다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무어를 선발로 기용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들 수밖에 없다. 당장 무어는 내셔널리그(5부리그) 소속 탬워스와의 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토트넘이 펼친 졸전의 원흉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배했다.

리그에서 세 경기째 승점을 얻지 못한 토트넘은 리그 테이블 15위로 주저앉았다. 강등권과의 승점 차도 8점이 됐다. "토트넘에서 10년 가까이 뛰었지만 이런 시즌은 없었다"던 손흥민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변하지 않았다.

에버턴전은 토트넘 팬들에게 그야말로 끔찍한 경기였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전에만 내리 세 골을 실점하면서 무너졌다. 후반전 들어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히샬리송이 두 골을 기록하며 2-3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었지만,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내용 자체가 스코어처럼 치열하지는 않았다는 걸 알 것이다.

때문에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토트넘 원정 팬들은 토트넘의 어처구니없는 경기력에 분노를 숨길 수 없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취재한 '토크 스포츠'의 크리스 콜린에 따르면 토트넘 원정 팬들은 자신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다가온 손흥민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에게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자신이 사랑하는 팬들로부터 "재수없는 XX" 등의 욕을 들어야 했다.

언론인 미치 프레턴은 "토트넘 팬들이 그들의 레전드를 대우하는 끔찍한 방법"이라며 "이번 시즌 손흥민의 활약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맞으나 그가 이런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다"면서 토트넘 팬들의 행동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도 손흥민을 두둔하고 나섰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종종 존 웬햄이나 브라이언 킹처럼 토트넘 관련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스퍼스 웹'과 비슷하게 토트넘 팬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공간에 가깝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0일 "손흥민이 에버턴전 이후 추악한 장면에 휘말려 마음이 아프고 비참한 감정"이라면서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종종 희생양이 됐고, 1월19일 패배 이후에도 다르지 않았다"며 손흥민이 에버턴전 이후 토트넘 팬들의 욕받이가 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에 의하면 한 팬은 "손흥민은 이런 대우를 받으면 안 된다"며 손흥민을 옹호했고, 다른 팬도 "손흥민은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이 장면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면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32세인 손흥민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지만, 선수단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 선수에게만 압박을 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다니엘 레비가 경기장에 투자를 하지 않고, 포스테코글루가 일이 풀리지 않고 있음에도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팬들이 분노를 표출할 대상은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매체는 또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 받은 대우를 보면 손흥민이 이적을 요청하더라도 토트넘 팬들은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부진 속에서 토트넘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팀 전체의 무게를 짊어질 수 없게 됐다"며 손흥민이 당장 이적을 요청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은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팀이 어두운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팬들이 선수에게 충분히 감사하지 않는다면 스타 플레이어 중 하나가 팀을 떠날 수도 있다"며 "팬들은 손흥민이 그들을 위로하려고 하는 동안 그동안 손흥민이 했던 노고를 잊어버린 듯하다"고 팬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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