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번에도 5경기 모두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을사년 시작하자마자 열린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지난해 파리 하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력을 알렸다.
첫 대회에서 지난해 자신을 두 차례나 이긴 왕즈이(중국)에 복수혈전을 펼쳤다면 이번 대회에선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 붙었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을 누르며 압도적 우위를 알렸다.
내년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2028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 우승을 위한 첫 스타트를 깔끔하게 끊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인도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포른파위 초추웡(태국·세계 랭킹 12위)을 게임스코어 2-0(21-12 21-9)으로 완파했다. 1게임과 2게임 모두 상대를 압도하는 실력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끝난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올해 첫 우승을 차지한 것에 이어 2주 연속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결승도 일방적이었다. 1게임을 21-12로 압도한 안세영은 2게임에서도 특유의 철벽수비로 15-6까지 격차를 벌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특히 9-18로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힘을 짜낸 초추웡의 날카로운 공격을 모두 맞받아친 끝에 범실을 유도해내며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안세영은 이번 결승전 전까지 초추웡을 9번 만나 모두 이겼다. 실제 결승에서도 초추웡은 안세영의 기술, 체력, 경기 운영 등에서 상대가 되질 않았다. 안세영은 1게임 1-1에서 5연속 득점을 하면서 첫 게임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2게임도 비슷했다. 1-1에서 연달아 6득점하면서 7-1로 훌쩍 달아났다. 이후엔 착실히 점수를 쌓으며 15-6까지 질주했다. 1~2게임 모두 합쳐 40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안세영은 우승 뒤 특유의 포효로 세계 배드민턴 여제의 자신감을 마음껏 표출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를 물리치면서 우승에 바짝 다가선 상태였다.
지난 18일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세계랭킹 5위)을 2-0(21-19 21-16)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것이다.
툰중은 안세영과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 격돌했던 상대 선수였다. 당시 안세영은 첫 게임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 했으나 2~3게임을 내리 이기는 뒤집기 승리로 결승행을 이뤘다. 툰중은 안세영에 졌지만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안세영은 올림픽 이후에도 툰중과 붙었는데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 준결승에서도 만났다. 당시엔 툰중이 부상으로 경기 도중 기권을 선언하면서 안세영이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또 준결승에서 만나 안세영이 완승을 거두고 결승행 교두보를 마련했다. 기세를 살려 결승에서도 압승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질주했다.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지난 15일 32강에서 세계 28위인 치우 핀 치안(대만)을 게임스코어 2-0(22-20 21-15)로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사실 실력 차가 뚜렷한 선수여서 첫 게임 듀스 접전이 의외로 여겨졌으나 2게임에서 무난하게 이겼다.
이어 16일 열린 16강에선 세계랭킹 14위로 좀 더 강한 상대인 랏차녹 인타논을 만났는데 첫 게임을 21-15로 이긴 뒤 2게임은 21-8로 완승을 챙겼다. 역시 게임스코어 2-0으로 8강에 진출했다.
17일 벌어진 8강전도 안세영의 무대였다. 싱가포르의 세계 7위 예오 지아 민을 상대했고 게임스코어 2-0(21-11 21-12)로 제압했기 때문이다. 36분 만에 가볍게 이겼디.
그리고 18일 툰중을 만나 43분 만에 게임스코어 2-0으로 승리했다. 19일 결승 역시 40분 만에 이기는 등 이번 대회 5경기를 모두 40분 안팎에서 끝냈다.
두 대회 연속 퍼펙트 우승이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오픈에서도 5경기를 모두 게임 내주지 않고 이겼기 때문이다.
린네 크리스토페르센(덴마크), 응우옌 투이 린(베트남), 장 베이원(미국), 인타논, 왕즈이에 모두 완승을 거두며 새해 첫 대회부터 여제의 위용을 알린 적이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 오픈에선 파리 올림픽 뒤 자신을 연거푸 이겼던 세계랭킹 2위 왕즈이를 눌러 기쁨이 더욱 컸다. 왕즈이(중국)를 2-0(21-17 21-7)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중국은 여자단식에서 안세영과 세계 1위를 다투던 천위페이가 쉬는 사이 왕즈이가 두각을 나타냈다.
왕즈이는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 결승에 이어 지난달 14일 벌어진 연간 왕중왕전 성격의 BWF 월드투어 파이널 준결승전 안세영을 또 이겨 중국의 새로운 에이스로 부상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새해 첫 대회부터 멋지게 설욕헸다. 결승에서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무엇보다 2게임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이겼다.
여세를 몰아 인도 오픈에서도 우승헸다.
안세영은 인도 오픈 우승으로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3번째 우승을 거뒀다,
안세영은 올림픽 뒤 복귀전이었던 덴마크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한 달 뒤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 마스터스에서 결승에서 홈코트 가오팡제를 게임 스코어 2-0으로 이기면서 올림픽 뒤 첫 우승을 이뤘다. 이후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4강 탈락했으나 올해 첫 대회 정상 등극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까지 내달렸다.
이번 대회 성적을 통해 안세영은 세계 1위를 더욱 확고히 유지하게 됐다. 안세영은 19일 현재 세계랭킹 포인트 109.267점을 얻어 여자단식 1위를 달리고 있다. 왕즈이가 103.0000점으로 2위, 일본의 강자 야마구치 아카네가 88.457점으로 멀리 떨어져 3위다.
안세영은 지난해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을 직격하는 '작심 발언'으로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이후 덴마크 오픈 준우승, 월드투어 파이널 4강으로 경기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선에서 지난해를 마쳤다. 새해 들어 자신의 아성에 도전하는 강자들을 속속 누르면서 내년 아시안게임 및 2028 LA 올림픽 2연패를 위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