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손흥민이 이번 시즌 경기력이 부진해 토트넘 홋스퍼와의 재계약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더 보이스 홋스퍼'는 17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이번 달 초에 1년 계약 연장에 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홋스퍼에서의 장기적인 미래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 손흥민과의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 이어진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1년 재계약을 맺을 당시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했다는 소식이었다. 이 옵션은 오로지 구단의 결정에 따라 발동 여부가 결정되는 옵션으로, 토트넘의 결정에 따라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30일까지로 늘어났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소속팀을 옮겼다. 이후 두 차례 계약을 갱신했고 가장 최근 계약이 2021년 이뤄진 4년 계약이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토트넘과 결별할 운명이었지만 토트넘이 현 계약서에 첨부된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면서 손흥민의 계약 만료일도 2025년 6월에서 2026년 6월로 늘어났다.
이번 계약 연장으로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1년 동안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올여름 자유계약(FA) 신분 취득에 따른 다른 구단 무료 이적 가능성은 일단 사라졌다.
문제는 연장 옵션이 발동됐음에도 손흥민의 입지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이번 시즌 손흥민의 경기력이 좋지 않기에 더 이상의 계약 연장은 없을 것으로 바라봤다.
매체는 먼저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을 발표하면서 팬들에게 일시적인 안도감을 주었지만, 2026년 여름 이후의 손흥민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이 현재 보여주는 성적이 평소의 높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클럽은 그에게 또 다른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데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이번 시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서 단 6골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전 시즌의 엄청난 활약에 비하면 눈에 띄게 하락한 수치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2024-25시즌 개막 후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서 6골 6도움을 올렸다. 다른 대회 성적까지 합치면 26경기 8골 7도움이다.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지만 평소 손흥민의 활약상을 잘 알고 있는 팬들은 올시즌 손흥민의 경기력에 불만을 품고 있다. 당장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전반기에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 5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에 비해 활약상이 저조하자 토트넘 팟캐스트 진행자 존 웬햄은 남은 계약 기간 동안 반등이 없을 경우 재계약에 실패해 손흥민이 늦어도 2026년 6월에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체에 따르면 웬햄은 "클럽에서의 손흥민의 미래는 그의 폼에 달려있다"라며 "손흥민이 최상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면, 토트넘은 분명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손흥민은 이제 나이가 들고 있으며, 그의 기존 계약은 주당 20만 파운드(약 3억 5500만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나이에 이는 큰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결과적으로 손흥민의 폼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이번이 토트넘과의 마지막 계약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번 시즌에 손흥민이 새로운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충분한 경기력을 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손흥민은 자타 공인 클럽 레전드 중 한 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서 434경기에 출전해 170골 91도움을 기록했다.
아시아 최초로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으며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어워즈에서 한 해 가장 훌륭한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푸스카스 상도 탔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도 총 4번 탔다. 아시아에서 총 4차례 '이달의 선수'가 나왔는데 모두 손흥민이 탔다.
지난 2023년 8월엔 토트넘 141년사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주장을 맡았다. 자타공인 토트넘의 레전드급 선수다.
그러나 손흥민의 계약 연장 소식이 발표된 직후부터 충격적인 소식이 연달아 들려왔다. 토트넘은 올시즌 손흥민의 경기력에 우려를 표해 선수 측의 장기 재계약 요구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지난 7일 "손흥민의 기존 계약은 시즌이 끝나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토트넘은 2021년에 체결한 계약에 삽입된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이 상황에 대해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트넘의 결정으로 손흥민의 당장의 미래에 대한 추측은 종식됐다"라면서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계약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어떠한 대화도 이뤄지지 않았고, 토트넘은 단순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연장 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엔 "손흥민은 장기 재계약을 원했지만 끝내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장기 계약을 원했던 손흥민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 계약 연장이 토트넘의 일방적인 통보식 옵션 행사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원하는 재계약 제안을 받기 위해선 잔여 일정에서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영국 '스퍼스웹'도 지난 10일 "손흥민은 토트넘의 환상적인 선수였고, 수년 동안 맹렬하게 충성했다"라며 "대부분의 토트넘 팬은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번 시즌 손흥민의 활약은 거의 모든 면에서 매우 형편없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라며 "안지 포스테코글루가 프리미어리그의 최고 팀들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면, 그는 무자비해야 하며 선수 선발이나 영입에 있어서 감정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손흥민이 3년 계약을 원한다면 시즌이 남은 몇 달 동안 자신이 여전히 꾸준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침 토트넘은 오는 19일 오후 11시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에버턴과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상대가 프리미어리그 16위인 에버턴이긴 하지만 21라운드 기준으로 토트넘의 순위도 14위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토트넘이 반등을 위해선 손흥민의 활약이 필수이다. 직전 아스널과의 21라운드 맞대결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이 에버턴 원정에서 연속골에 성공해 팀을 승리로 이끌어 재계약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잔=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