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파리 생제르맹(PSG)에 합류하면서 이강인의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에 가야하나. 이적 전문 매체의 새로운 PSG 선발 라인업에 이강인이 사라졌다.
PSG는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2029년까지 PSG와 계약했다"라고 발표했다.
2001년생 조지아 윙어 흐비차는 2022-23시즌 입단 동기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나폴리에서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쳤다. 2023년 여름 고작 1500만 유로(약 227억원)에 영입된 흐비차는 같은 시기에 영입된 김민재처럼 합류하자마자 나폴리 핵심으로 활약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흐비차는 2022-23시즌이 나폴리 데뷔 시즌이었음에도 모든 대회에서 43경기에 나와 14골 17도움을 기록하는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쳤다. 리그에서도 34경기 12골 13도움을 기록하면서 세리에A 최고의 '크랙(경기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선수)'으로 평가받았다.
흐비차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거머쥐면서 리그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흐비차도 세리에A 도움왕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세리에A MVP로도 선정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시즌엔 45경기 나와 11골 9도움을 기록했는데, 올시즌 리그 17경기에서 5골 3도움을 올리며 나폴리의 세리에A 선두 경쟁을 돕고 있다. 올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함께 커리어 두 번째 세리에A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흐비차는 현재 이적을 하기로 결정했다. 나폴리는 흐비차를 지키길 원했지만 흐비차가 이적을 원하면서 이적 협상이 이뤄졌다.
프랑스 유력지 'RMC 스포츠'에 따르면 PSG가 나폴리에 지불한 이적료는 약 7000만 유로(약 1050억원)에 달한다. 이탈리아 유력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크바라츠헬리아의 연봉이 700만 유로(약 104억원)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PSG 구단을 통해 "이곳에 있는 게 꿈만 같다. PSG 구단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이 위대한 클럽에 합류하게 돼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고, 새 유니폼을 입는 것을 정말 고대하고 있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흐비차 입단으로 대한민국 윙어 이강인은 긴장감에 사로잡힐 것으로 보인다. 흐비차가 합류한 후 각종 매체들은 PSG의 2024-25시즌 후반기 베스트 11을 예상할 때 이강인을 벤치 멤버에 포함시켰다.
독일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흐비차가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PSG 최전방 스리톱을 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원의 세 자리는 비티냐, 주앙 네베스,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차지했다.
이강인은 좌우 측면 윙어와 미드필더 그리고 상황에 따라 가짜 9번 공격수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데, 매체는 흐비차가 합류하면서 이강인이 선발 베스트 11에 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른쪽 윙어 포지션에서 이강인 아닌 뎀벨레가 들어갔다.
또 다른 매체 '이디오마 풋볼'이 예상한 PSG의 2025년 베스트 11에서도 이강인은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글로벌 매체 '더 트리벨라 이펙트'도 PSG의 새로운 베스트 11을 예상했을 때 이강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매체가 예상한 4-3-3 전형에서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키고, 누노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백4를 구성한다. 중원은 주앙 네베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맡고, 최전방 스리톱 라인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가 이름을 올렸다.
최전방에 대해 매체는 "흐비차 함께 공격수 3명을 배치하는 것이 PSG에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며 "왜냐하면 PSG에 세계적인 윙어는 많지만 우수한 스트라이커는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곤살루 하무스는 지금 PSG 선수들 중 유일하게 9번 공격수를 맡고 있는데, 그는 너무 형편 없어서 선발로 내보낼 이유가 없다"라며 "끄는 이번 시즌단 2골만 넣었고, 이는 마르코 아센시오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센시오도 마찬가지로 선발로 나서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9번으로 바꾸는 게 나을 듯하다"라며 "바르콜라에게 이상적인 구성은 아니지만, 그는 이번 시즌에 최소 10골을 넣었고 그 자리에서 어느 정도 공격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 "PSG는 최고의 공격수 3명을 투입하고 유동적인 공격을 시도할 텐데,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라며 "바르콜라와 우스만 뎀벨레는 이번 시즌 합쳐서 20골을 넣으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아마도 흐비차의 눈부신 기술과 강인한 결의력이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가장 재능 있는 공격수 두 명을 좀 더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흐비차 영입 효과를 기대했다.
2024-25시즌 이강인은 측면 미드필더와 윙어뿐만 아니라 가짜 9번 공격수 역할까지 소화하면서 25경기 출전해 6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확고한 주전 선수는 아니지만 이강인은 PSG와 프랑스 리그1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축구통계매체 '데이터MB'에 따르면 이강인은 올시즌 리그1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드 부문에서 패스 1위, 패스 정확도 1위, 파이널 서드 패스 정확도 2위, 크로스 성공률 4위, 슈팅 생성 5위 등을 기록 중이다.
리그1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로 등극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이 일제히 이강인 영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 뉴캐슬 유나이티드 모두 최근 이강인과 연결된 클럽들이다.
이처럼 이강인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 리그1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이지만, 흐비차의 합류로 후반기에 선발 출전 횟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물론 이강인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남아 있다. 이강인은 최전방 모든 포지션과 미드필더도 소화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이기에 경쟁자들이 부진하거나 부상을 입을 경우 바로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선수이다.
또 흐비차의 적응 여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거액의 이적료로 영입됐기에 기회를 주겠지만 만약 흐비차가 새로운 팀과 리그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면 이강인이 다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PSG, 트랜스퍼마르크트, 이디오마 풋볼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