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존재감 없는 공격수의 부상이지만 양민혁 입장에선 기회 잡을 가능성이 올라간 것도 사실이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리그컵과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등 출전한 대회에서 모두 생존한 상황이다. 경기 일정이 촘촘한 반면 스쿼드를 얇기 때문에 10대 어린 선수들을 필요할 때 끼어넣어야 한다. 양민혁이 훈련을 충실히 소화한다면 이번 시즌 내 토트넘 1군 데뷔도 점칠 수 있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따르면 티모 베르너는 FA컵 탬워스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아스널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며 멀티 공격수 베르너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토트넘은 16일 오전 5시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더비 매치가 다시 한 번 열린다. 토트넘은 지난해 10월 홈 대결에서는 세트피스에서 실점헤 0-1로 진 적이 있다. 이번엔 적지에서 설욕을 노린다.
12위까지 떨어진 토트넘의 순위 상승을 위해서도 중요한 한판 대결인데 부상자가 나온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스널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탬워스전 유일하게 부상을 입은 선수는 베르너"라고 확인한 뒤 "그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현재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손흥민과 미키 판 더 펜의 뒤를 이어 베르너도 허벅지 뒤 근육을 가리키는 햄스트링을 다친 것이다.
베르너는 지난 12일 열린 탬워스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에 선발 출전한 뒤 정규시간 90분을 소화하고 연장전 직전 손흥민과 교체아웃됐다. 베르너는 이날 90분을 뛴 것이 올시즌 처음이다. 2023-2024시즌인 지난해 4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이후 7개월 만에 90분을 뛰었다.
베르너는 이날 후반전에 두 차례 빅찬스를 놓쳐 토트넘이 5부리그 탬워스와 연장전까찌 치르게 만드는 장본인이 됐다. 비난도 적지 않게 쏟아졌다. 베르너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1년 임대로 토트넘에 왔는데 팬들은 "조기 환불하라"고 난리다.
그런 상황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무쓸모'임을 입증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례 없는 부상 병동 사태를 겪고 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경기 도중 발목 골절상에도 끝까지 뛰다가 나중에 수술대에 올랐다.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벤 데이비스, 데스티니 우도기,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주전급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하는 상태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히샬리송도 드러누운지 오래다. 20세 윙어 욀송 오도베르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17세 신성 마이키 무어도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다. 여기에 베르너까지 다쳤다.
다만 히샬리송에 이어 베르너까지 다친 것이 18세 한국인 공격수 양민혁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달 16일 토트넘 훈련장에 입성한 뒤 지난 1일을 기해 프리미어리그에 등록한 양민혁은 9일 리버풀과의 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 후보 명단에 들어 기대감을 키웠다. 상대가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이는 리버풀인 만큼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으나 12일 5부 구단 캠워스전엔 선발 혹은 교체 투입으로 토트넘 1군 데뷔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하지만 양민혁은 오히려 탬워스전에서 충격적인 명단 제외를 당했고 이후 이번 시즌 내 1군 무대 출전이 이뤄질까라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토트넘이 시즌 막판 순위를 확정짓지 않는 이상 교체 출전도 쉽지 않다. 리그컵은 이미 준결승 2차전과 결승만 남겨놨고 FA컵도 32강에서 프리미어리그 강팀 애스턴 빌라와 붙는다.
UEFA 유로파리그에선 이달 열리는 리그페이즈 2경기는 등록되질 않아 뛸 수 없다. 토너먼트에서도 각 팀이 3명만 엔트리를 바꿀 수 있어 양민혁이 엔트리 교체 대상에 포함될지 상당히 불투명하다.
다만 토트넘은 19일 에버턴 원정을 떠나고, 24일에는 TSG호펜하임(독일)과 유로파리그 경기를 치른다. 이어 26일 레스터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31일과 내달 2일 엘프스보리(스웨덴)와의 유로파리그 경기를 한 다음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젠 유로파리그 순위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 주력 멤버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에 돌입한다.
그런 상황에서 양민혁이 컨디션을 관리하고 훈련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 엔트리 진입은 물론 후반 교체 출전 확률을 제외할 수 없다.
베르너가 다치면서 현재 토트넘엔 윙어 자원이 손흥민과 브레넌 존슨 뿐이다.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측면으로 돌릴 수 있지만 이번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무어는 복귀했으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 히샬리송도 이제 재활을 마친 상황이다.
양민혁이 토트넘 1군 무대, 특히 프리미어리그 그라운드를 밟으면 얼마전 브렌트퍼드에서 센터백으로 뛴 김지수에 이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6호가 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토트넘 홋스퍼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