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1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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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金→IOC 선수위원→대한체육회장, 늘 예상을 뒤엎었다…유승민이 일군 '3번의 기적'

기사입력 2025.01.15 06:28 / 기사수정 2025.01.15 06:28



(엑스포츠뉴스 올림픽홀, 조은혜 기자)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했을 때, 유승민은 기어코 승리한 뒤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2244명, 전체 투표수 1209표 중 417표, 득표율 34.49%로 신임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됐다. 유승민 당선인은 "기분이 좋다기 보다 많은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21년 전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결승전, 유승민의 상대는 '난공불락' 중국의 왕하오였다. 결승전 전까지 상대 전적은 0승6패로 왕하오의 절대적 우세. 유승민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유승민은 왕하오와 듀스 접전을 펼쳤고, 마침내 만리장성을 넘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시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과 내부 경선을 벌인 끝 출마한 유승민은 최종 후보 명단 24명 안에 들었고, 전체 2위로 선수위원 당선에 성공했다.

당시에도 유승민의 당선을 예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성실함과 진실함이 선수들에게 통했다는 평가였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유승민은 선수촌에서 25일 동안 발품을 팔며 선수들과 직접 만나 자신을 어필했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당선은 세 번째 기적이나 다름없다. 이번 선거에서 유승민 후보의 가장 큰 경쟁자는 이미 체육회장을 연임하고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체육회장이었다. 비위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고, 여러 논란이 있는 이 회장이었지만 연륜과 경험이 있는 이 회장의 지지 세력은 탄탄했다.

단일화 논의까지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이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달 몇 차례 유승민 후보를 비롯해 이기흥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하는 후보들의 '반(反) 이기흥' 단일화 논의가 있었지만, 난항을 보인 끝에 결국 무산된 채 '6파전' 구도로 선거가 치러졌다.

유승민 후보는 당시 "처음부터 단일화를 생각하고 도전한 것은 아니다. 내 마음속엔 온통 체육인을 위한 민원 해결사가 되자, 가장 앞장서서 체육인들을 보호하자, 체육의 가치를 높이자는 목표와 꿈, 열정뿐이었다"며 "단일화는 선거의 전략적인 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도 기분 좋게 단일화 협상에 임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단일화를 추진했던 후보님들 모두 훌륭한 면면을 갖고 계신다. 정말 깊은 대화도 나눠봤다. 그분들께서 그리고자 하는 미래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체육회와 체육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도 동의했다"며 "그런데 나는 체육인이다. 그래서 공정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다. 그 방식에서 후보님들과 이견이 있어 단일화가 최종적으로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장 출마 선언을 결심했던 지난해, 당시 유승민 후보는 "어려우니까 더 재밌다"고 했다. 그는 "내가 마음이 섰고 헌신할 준비가 됐다면 어떤 길이라도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IOC 선수위원도, 대한탁구협회장도 '지금이 시기'라고 생각해 출마했다. 대한체육회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21년 전 왕하오를 이겼던 것처럼, 9년 전 모두의 예상을 깨고 높은 점수로 IOC 선수위원이 된 것처럼, 다시 한 번 이변을 연출했다. 유승민 회장의 비결은 그때도, 지금도 '진정성'이었다. 유승민 회장은 체육회장 당선 후 "나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나의 진정성을 보고 도와주셨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같이 뛰어주셨다"고 했다.

유 회장은 "체육인 여러분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떄문에 더 부담이 된다. 그 열망에 대한 화답을 해 드리기 위해서 지금부터 열심히 뛰어야 한다"면서 "내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뛰어서 꼭 그 변화에 대한 열망에 꼭 화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사진=올림픽홀, 김한준 기자, 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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