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문란한 사생활로 한 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카일 워커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AC밀란으로 향할 전망이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13일(한국시간) "AC밀란은 카일 워커 영입에 가까워졌으며, 이번 주 초 워커와 2년 반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면서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이자 현재 밀란의 고문으로 재직 중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워커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밀란은 워커에게 2027년까지 계약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워커의 이적 소식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셰필드 유나이티드 출신으로 토트넘 홋스퍼에서 오랫동안 뛰다 지난 2017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워커는 한때 잉글랜드 최고의 풀백으로 불렸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프리미어리그(PL) 우승 6회, 리그컵(EFL컵) 우승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차지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100경기 가까이 뛰면서 잉글랜드 국대 주전 풀백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급격하게 경기력이 하락하더니, 이번 시즌에는 아예 맨체스터 시티 내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센터백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워커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후방에 세 명의 수비수들을 배치한 전술을 활용할 때에도 백3의 한 자리를 꿰찼지만, 이번 시즌에는 전문 센터백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거의 출전하지 못하거나 출전하더라도 영향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곧 워커를 매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워커가 극심한 에이징 커브를 겪고 있는 만큼 빠르게 워커를 처분하고 장기적으로 워커를 대체할 선수를 물색 및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워커도 자신의 출전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을 두고 이적을 생각하고 있던 모양이다. 지난 12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살포드 시티(4부리그)의 2024-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경기가 끝난 뒤에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워커가 이적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시 워커는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워커가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도 없었는데 출전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워커를 대신해 맨체스터 시티의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선수는 미드필더인 마테우스 누네스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워커를 명단에서 뺀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틀 전에 워커가 해외로 이적하는 옵션을 검토하자고 요청했다"며 "워커는 놀라운 선수였지만 이제 그는 다른 이유로 인해 해외로 이적해 경기를 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워커의 차기 행선지로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가 유력해 보였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높은 연봉.
여기에는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운 데다, 혼외자까지 낳았던 워커의 사생활 문제도 영향이 있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지난 10일 "지난해 카일 워커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았던 아내 애니 킬너는 친구들에게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커와 아이들과 함께 아늑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뒤, 그리고 워커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수천만 파운드 상당의 이적을 제안받고 있다는 추측이 커지면서 모든 것이 다시 바뀔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더 선'에 따르면 애니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워커와 다시 부부로 되돌아갔다고 이야기했다. 애니는 '여사친'과 사이에 혼외자를 두 명이나 낳은 워커에게 이혼 요구 서류까지 전달한 상태였지만 최근 들어 생각이 바뀌었다는 게 애니의 지인이 밝힌 내용이다.
애니가 마음을 다르게 먹은 배경에는 워커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있었다.
'더 선'은 "34세의 워커는 알나스르를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주요 타깃"이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논의하는 이적 규모는 2000만 파운드(약 360억원)이 넘을 것이며, 워커가 해외 이적을 결심한다면 주급 40만 파운드(약 7억 1000만원)는 쉽게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애니의 지인은 '더 선'에 "애니는 바보가 아니다. 그녀는 지난해 재정과 관련된 법률 자문을 구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이 많은 가치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애니는 돈보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것은 그(워커)의 잠재적인 수입"이라고 주장했다.
애니가 워커의 마음보다는 향후 워커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해서 벌어들일 돈에 집중해 워커와의 관계를 이어가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더 선'은 워커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에 대해 "이적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는 점을 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나스르, 알아흘리, 알이티하드가 워커를 영입하기 위해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워커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하는 대신 유럽에서 도전을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선택하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러브콜이 오자 곧바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인 밀란은 워커가 원하는 출전 시간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워커는 산 시로(밀란의 홈구장)에서 1군 자리를 두고 경쟁할 태세이며, 선발 자리를 노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워커는 시즌 초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의 중심에 있었지만 현재 워커와 거래를 추진하는 유일한 구단은 밀란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맨체스터 시티도 워커를 밀란에 매각하고 이적료를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나쁜 거래는 아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워커와 맨체스터 시티의 계약 기간은 1년 반 정도가 남았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는 밀란으로부터 워커의 이적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적과 별개로 아쉬움은 남을 듯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는 워커 없이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했던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불가능한 일"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워커는 우리의 오른쪽 풀백이었고, 우리에게 없었던 것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마지막 몇 년을 다른 나라에서 뛰는 것을 알아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사진=SNS,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