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배드민턴 '여왕' 안세영이 말레이시아에서 2025년 새해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2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중국의 왕즈이를 게임 스코어 2-0(21-17 21-7)으로 꺾고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이날 첫 번째 게임에서 초반까지 왕즈이에 8-11로 끌려가며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이후 9점을 연속으로 따내면서 승부를 뒤집은 뒤 21-17로 왕즈이를 압도했다.
안세영은 기세를 몰아 두 번째 게임까지 삼켜내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초반부터 연속 6득점으로 왕즈이에게 한 수 위 기량을 뽐냈다. 결승전 시작 45분 만에 승자가 됐다.
안세영은 지난 7일 32강전에서 세계랭킹 35위 덴마크의 리네 크리스토페르센을 게임 시작 36분 만에 2-0(21-12 21-13)으로 꺾고 을사년 첫 승전고를 울렸다. 결승까지 순항을 이어간 끝에 이 대회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의 국제대회 우승은 지난해 11월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이후 2개월 만이다. 지난달 14일 연간 왕중왕전 격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준결승전에서 왕즈이에게 덜미를 잡혀 결승 진출이 불발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 이어 1월 14∼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슈퍼 750 인도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내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전까지 세계 정상을 지키기 위한 행보에 돌입한다.
안세영은 지난해 8월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역 최고의 배드민턴 선수로 화려하게 대관식을 마쳤다.
한국 배드민턴이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건 2008 베이징 대회 혼성 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이었다. 여자 단식 종목의 경우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쾌거였다.
안세영은 커리어 첫 올림픽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개최)에서 노메달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3년 후 파리에서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안세영은 2023년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손에 넣고 명실상부한 여자 배드민턴 레전드 반열에 들어섰다.
안세영은 2024년 연말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여자 선수를 수상, 이견의 여지 없는 현역 배드민턴 최고의 선수로 또 한 번 공인받기도 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대표팀 운영을 비판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낸 뒤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경기력에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빠르게 자신의 기량을 회복하고 새해 첫 우승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한편 김학균 감독 등 기존 코치진이 대부분 재임용되지 않고 임기가 끝난 배드민턴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의 레전드 로니 아구스티누스 코치 외에 삼성생명 소속 코치 2명을 파견 명단에 포함, 이번 2개 대회에 출전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최근 차기 회장 선출 문제로 내홍을 앓고 있다. 김택규 현 회장이 지난 9일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동부지법에 냈다.
김택규 회장은 지난 2021년 1월 제31대 배드민턴협회장으로 당선됐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에도 출마해 재선에 도전하려 했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김택규 후보의 후보자 결격사유를 심사하고 후보자 등록 결정을 무효 처리했다.
협회 선거운영위는 "김택규 회장이 공금 횡령 및 배임 등으로 입건됐고, 보조금 법 위반으로 협회에 환수금 처분을 받게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결격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