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과 달리 동갑내기 라이벌 모하메드 살라는 리버풀과 동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지에서 살라를 내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풋볼365는 10일(한국시간) "아르네 슬롯 감독은 이 결정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리버풀 입장에서는 살라를 풀어주는 게 사업적으로 최고의 선택이다"라고 전했다.
리버풀은 현재 팀 내 최고의 스타 3명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유스 출신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최고의 센터백 버질 판 데이크, 그리고 에이스 살라와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는 가운데 아직 재계약 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7월 이적을 전제로 다른 구단과 사전 협상할 수 있는 보스만 룰이 적용된 지 9일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 이 세 선수의 재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리버풀은 꼼짝 없이 살라를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하고 풀어줘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1992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게 된 살라에게 재계약을 제안하는 게 과연 맞는 일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이적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살라를 내보내는 게 리버풀에게 있어 최선의 결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매체에 따르면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득점왕도 거머쥐었던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는 "내가 리버풀 구단주였다면 살라를 나이 때문에 내보냈을 것이다. 살라와 장기 계약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셀바잉크는 "계약 마지막 해에 살라만큼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분명히 모든 방해 요소를 제쳐두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난 그게 살라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리버풀 감독이라면 난 분명히 살라나 판 데이크, 알렉산더 아놀드 세 명을 모두 유지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단주 입장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하셀바잉크는 "내가 구단주거나 사업적인 걸 고려해야 하는 위치라면 살라의 나이 때문에 그를 내보낼 것이다. 살라에게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할 테고, 난 그 나이대 선수에게 3년 계약을 제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라와 재계약은 사업적으로 봤을 때 지속 가능하지 않다. 리버풀에게 가장 좋은 사업은 살라가 떠나는 걸 보는 것"이라고 살라를 그대로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살라는 나이를 잊은 듯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리버풀에서 공식전 28경기에 출전해 21골과 1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전반기를 돌기도 전에 리그에서 10골-10도움을 돌파했으며, 나아가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30-30까지 달성할 기세다.
실력만 놓고 보면 나이 때문에 리버풀이 살라를 내보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살라가 요구하고 있는 높은 급여다. 올 여름 33세가 되는 살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면서 거액의 연봉을 주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영국 팀토크는 "살라는 리버풀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리버풀에서 보낸 7시즌 동안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였고, 위르겐 클롭 감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면서도 "리버풀은 계약 연장을 놓고 엄청난 딜레마에 처해 있다. 살라는 리버풀에 남기 위해 길고, 엄청나게 수익성 있는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살라의 나이와 요구하는 연봉을 고려할 때 리버풀이 살라에게 엄청난 연봉을 주며 묶어두는 것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전혀 말이 안 된다. 장기 계약에는 상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매체에 따르면 이탈리아 이적시장 전문가 루디 갈레티는 "살라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결과는 두 가지뿐이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이적은 후순위로 미뤘다. 여전히 자신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 믿고 있으며, 최고 리그에서 가장 큰 트로피를 놓고 경쟁하고 싶어한다"면서 "살라는 발롱도르 수상에 필사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에 현 계약 조건 그대로 남거나 파리 생제르맹(PSG) 같은 유럽 거물 클럽에 합류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살라는 현재 리버풀에 2년 재계약에 지금 받는 연봉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보너스를 요구했으나 리버풀은 이번 계약에 보너스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여전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리버풀은 차분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살라가 리버풀과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동갑내기 손흥민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2025년 6월까지였던 기존 계약보다 1년 뒤인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서 뛰게 됐다.
물론 이는 손흥민의 의사가 반영된 건 아니었다. 영국 텔레그래프,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이 보도한 것처럼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옵션 발동 후 손흥민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도 살라와 1년 연장 옵션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옵션을 발동했겠지만 살라는 손흥민과 달리 옵션을 포함하지 않았다. 새로운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한, 이번 여름까지만 리버풀에서 뛰고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기량만 보고 언제 하락할지 모르는 위험성을 안은 채 재계약을 체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리버풀이 사업적 측면에서 살라를 포기할지, 살라의 현재 기량을 믿고 장기 재계약을 제안할지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SNS,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