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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상승세의 원동력, '신데렐라 삼총사' 있기에

기사입력 2011.10.14 14:03 / 기사수정 2011.10.14 14:03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SK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신데렐라 3인방' 박희수, 엄정욱, 윤희상의 얘기다.
 
세 선수에겐 공통점이 있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가 아닌 정규시즌 중반에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던 정규시즌 막판 대활약으로 존재감을 입증,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되며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박희수, 내친김에 신인왕까지

 
올 시즌 박희수가 1군에 등록됐을 때만 해도 그의 이름을 아는 야구팬들은 많지 않았다. 올 시즌 입단한 신인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프로 6년차 박희수가 절치부심하게 된 계기다. 2011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한 박희수는 5월 말에 1군에 첫 등록, 놀라운 피칭으로 필승 좌완 대열에 합류했다. 올 시즌 39경기에 나와 67이닝 동안 4승 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확실한 필승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2006년 5경기 2.1이닝, 2010년 14경기 17.2이닝을 던진 기록이 전부인 박희수의 올 시즌 성적은 놀라움 그 자체다. 

준플레이오프서도 1-3차전까지 매경기 등판하며 3이닝 1실점의 좋은 투구를 보였다. 1차전서 0.1이닝 1실점으로 부진했지만 2,3차전서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막아내며 팀 승리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
 
박희수는 내친 김에 신인왕까지 노리고 있다. 올 시즌 전까지 총 투구 이닝이 20이닝으로 신인왕 후보의 기준인 30이닝에 미달, 신인왕 후보의 자격까지 갖췄다. 또한 올 시즌 박희수의 성적은 신인왕을 받는데 전혀 손색이 없다.   
 
엄정욱, 확실한 마무리투수로 다시 태어나다

 
2000년 프로에 입단한 엄정욱은 벌써 프로 12년차다. 국내 선수 중 최고 구속의 기록을 보유중인 엄정욱은 SK의 확실한 선발 후보로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2004 시즌 22경기에 나와 7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6, 2005 시즌 8경기에 나와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1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그 이후 실망스런 성적을 남기며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다.
 
올 시즌에도 부상 여파로 6월에서야 2군 경기에 등판하기 시작한 엄정욱은 7월 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150km 초중반의 빠른 직구에 간간히 섞어 던지는 변화구로 효과를 본 엄정욱은 7,8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2.48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8월 30일 LG전서 손에 물집이 잡히며 2.2이닝만을 투구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 약 1주일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야 했다. 또다시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는 듯 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엄정욱이 물집 때문에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들다고 판단, 선발 요원이던 그를 마무리투수로 돌리는 초강수를 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엄정욱은 마무리로 전환한 9,10월 1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1.38의 완벽한 호투를 선보이며 SK 불펜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9푼 8리로 1할도 안되는 피안타율은 상대 타자들이 엄정욱 공략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보여준다. 올 시즌 성적은 20경기에 나와 50.2이닝을 투구하며 3승 2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13.
 
엄정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IA 차일목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차전 2-0의 불안한 리드 상황에 등판,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마무리투수로 가치를 입증했다. 엄정욱이 없었더라면 SK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준플레이오프 진출도 불투명했을 것이다.
 
윤희상, 최고의 투수를 제압한 사나이

 
윤희상은 2004년 SK에 입단한 프로 8년차 투수다. 하지만 2010 시즌까지 7년간 18경기에 등판해 23.1이닝을 투구한 것이 전부인 선수였다. 그런 윤희상이 이젠 '윤석민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투수'로 기억되고 있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0경기에 나와 3승 1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 당당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합류한 윤희상은 광주 무등경기장서 열린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올 시즌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윤석민과의 맞대결을 승리하며 SK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승리투수가 됐음은 물론 6.2이닝 탈삼진 4개 포함 무실점의 '호투를 넘어선 완벽투'로 많은 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모든 뉴스의 메인이 윤희상으로 장식됐음은 물론이다.
 
윤희상의 활약은 선발진이 약점인 SK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윤희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SK로써는 여유있는 불펜 운용은 물론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 구성도 수월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박희수, 엄정욱, 윤희상 모두 김성근 전 감독과 이만수 감독대행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전 감독이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렸고 이만수 감독대행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낸 결과다.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6월부터 두각을 나타낸 박희수,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인 8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엄정욱과 윤희상은 연패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SK를 완벽히 구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한 플레이오프 상대인 롯데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박희수는 4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1.29, 엄정욱은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17, 윤희상은 1경기에 나와 무실점의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SK가 한국시리즈 진출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선발 윤희상-중간 박희수-마무리 엄정욱으로 이어지는 라인도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리는 SK, '신데렐라 삼총사' 박희수, 엄정욱, 윤희상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사진 = 박희수, 엄정욱, 윤희상 ⓒ 엑스포츠뉴스 DB,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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