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12월이 지나가면서 2024년 연예계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연말을 맞아 올해 가요·방송·영화계에서 화제가 된 주요 이슈들을 모아 정리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2024년 한 해도 연예계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사랑의 결실을 맺거나 2세 소식을 전하며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스타가 있는가 하면, 예상치 못하게 우리의 곁을 떠난 스타도 있었다. 뜻밖의 활약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스타가 있었고, 범죄를 저질러 사회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명암이 뚜렷한 한 해를 보내게 한 UP & DOWN 소식을 되짚어본다.
◆ 열애는 알아서, 결혼은 조용히…대세 된 '열애설 없는 결혼'
2024년에도 스타들의 결혼 소식이 수없이 전해졌으나, 예년과는 다르게 열애 소식도 알리지 않은 채 결혼을 발표하는 스타들이 늘었다. 대체로 비연예인인 배우자를 배려하기 위한 방식이긴 했으나, 스타 부부들 중에서도 열애 발표를 건너뛰고 결혼 발표를 하는 경우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 배우 채서진은 비연예인 남성과의 결혼을 직접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4월에 열린 그의 결혼식에서는 친언니인 김옥빈이 축사를 맡아 다시금 화제가 되기도 했다. JTBC 강지영 아나운서도 같은 달 채서진과 같은 방식으로 결혼을 발표하며 4월 결혼식을 올렸다.
배우 김보라는 영화감독 조바른과 3년 간의 비밀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고, 코미디언 김기리와 배우 문지인도 열애설 없이 결혼을 발표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배우 조보아도 지난 8월 비연예인 남성과 10월 12일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전했고, 최근에는 밴드 혁오의 보컬 오혁, 배우 남보라, 버즈 민경훈, 배우 최윤라 등이 열애설 없이 결혼을 발표하면서 품절남, 품절녀 대열에 합류했다. 가장 최근에는 김재경이 지난 여름에 결혼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하면서 레인보우 멤버들 중 김지숙, 고우리에 이어 세 번째로 유부녀 타이틀을 획득하게 됐다.
물론 이전처럼 열애 소실이 먼저 전해지면서 결혼에 골인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1월 열애설이 전해진 조세호는 10월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는데, 비공개로 진행되었음에도 마당발로 유명했던 조세호였던만큼 하객이 800명이나 몰리면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 '틈만나면,'·'무쇠소녀단'→'흑백요리사', 고인물 속 피어난 새싹 예능
최근 TV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최소 4~5년 정도 방영되었을 정도로 '고인물화'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방송사별로 매년 새로운 예능을 파일럿으로 제작해 시청자들의 반응을 파악하는데, 파일럿으로만 방영되고 정규편성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새로운 프로그램이 자리잡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신선함을 무기로 안방극장에 자리잡은 예능이 탄생했다.
SBS에서는 '런닝맨' 출신인 최보필PD가 유재석, 유연석을 메인으로 내세운 '틈만나면,'을 론칭했다. 과거 '런닝맨'에서 MC와 게스트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보여줬고, '틈친구'로 불리는 연예인 게스트들을 비롯해 일반인 출연자들과의 토크 및 게임도 재미를 주면서 명실상부한 화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SBS는 아예 '틈만나면,'을 시즌제로 편성해 지난 10월부터 시즌2가 방영중이다.
'1박 2일' 시즌4의 연출을 맡았던 방글이 PD가 선보인 tvN '무쇠소녀단'은 진서연, 유이, 설인아, 박주현 등 네 여배우들의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도전기를 다룬 프로그램.
불면증을 앓고 있던 설인아, 약한 관절과 햇볕 알레르기가 있는 박주현, 물공포증으로 인해 수영을 할 수 없는 진서연,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유이 등 모두가 트라이애슬론에 참가하기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두 달 간의 훈련을 통해 네 사람 모두 월드 트라이애슬론 컵에 참가해 모두 컷 통과를 하는 기적을 써냈다. 이 과정에서 단장 김동현도 체육인의 면모가 다시금 부각되면서 그의 능력을 다시 보게 됐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전성기가 끝났다고 평가받던 '쿡방'의 제2의 전성기를 불러오게끔 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공개 직후부터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온 '흑백요리사'는 공개 후 3주 연속으로 글로벌 TOP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순위에서도 2주 연속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와 이전부터 인지도가 있던 최현석, 최강록, 오세득, 정지선, 여경래, 파브리 등을 비롯해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준우승자 에드워드 리, 철가방 요리사(임태훈),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 급식대가(이미영) 등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웨이팅 행렬이 이어졌다.
프로그램의 인기로 인해 JTBC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셰프들의 과거 모습이 담긴 '냉장고를 부탁해' 영상들을 유튜브로 재편집하며 노를 저었고, 결국은 '냉장고를 부탁해'를 다시금 부활시키기에 이르렀다. ENA는 백종원을 중심으로 고기깡패(데이비드 리), 임태훈, 윤남노, 그리고 김민성 셰프가 출연하는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론칭해 방영 중이다.
◆ 방실이·남일우·현철→송재림·김수미·박지아…뜻하지 않은 이별
기쁜 소식도 많은 연예계였지만, 생각지도 못한 스타들과의 이별을 맞이해야하는 순간도 있었다.
지난 2월 '한국의 그레고리 펙'이라는 수식어로 유명했던 원로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약 2주일 후 '서울탱고', '첫차' 등으로 유명한 가수 방실이도 17년의 뇌경색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는 40세의 나이에 숨을 거뒀는데, 그가 프로듀싱한 그룹 트라이비가 세상을 떠나기 3일 전 컴백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3월에는 원로배우 오현경과 남일우, '막돼먹은 영애씨'의 송민형이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4월에는 '슈퍼스타K2' 출신 가수 박보람이 30세의 나이에 요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7월에는 '봉선화 연정'으로 유명한 트로트 4대 천왕 현철이 6년 여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고, '학전'을 이끌었던 가수 겸 연출가 김민기, '부채도사' 개그맨 장두석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0월에는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 분)의 어머니 정미희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지아가 뇌경색으로 투병 중 5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고, '이승만 전문 배우'로 유명한 권성덕은 암 투병 중 84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배우 김수미도 고혈당 쇼크로 인해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슬품에 잠기게 했으며, 배우 송재림은 지난달 39세의 나이로 명을 달리해 충격을 안겼다.
해외 연예계에서도 비보가 이어졌는데,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3월 세상을 떠났으며, 프랑스 출신 배우 알랭 들롱, '스타워즈', '라이온킹'으로 유명한 제임스 얼 존스,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 등이 눈을 감았다.
◆ 사생활 논란→음주운전·성범죄까지…사회면 진출한 일그러진 ★
2024년은 비보 뿐 아니라 각종 구설수와 범죄로도 얼룩진 한 해였다. 많은 스타들이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오랫동안 쌓아올린 명성을 스스로 추락시켰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뒤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했다. 당시 김호중은 사고 은폐를 위해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고,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해 그를 검찰에 넘겼지만 역추산만으로는 음주 수치를 확정짓기 어렵다는 판단에 기소 단계에서 음주운전은 빠졌다.
결국 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범인도피방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13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는데, 선고일 즉각 항소했다.
배우 박상민은 같은달 19일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집으로 귀가하던 중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63%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지난 1997년과 2011년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이력이 있는 박상민은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는 지난 8월 6일 음주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만취 상태였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 중인 그는 이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많은 분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점 진심으로 반성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고, 지난달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지난 8월 SM엔터테인먼트는 그룹 NCT(엔시티) 출신 태일이 성범죄 관련 형사사건에 피소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그를 팀에서 퇴출시켰다. 추후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태일은 지난 6월 술에 취한 여성을 지인 2명과 함께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으며, 결국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월 14일 태일과의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개그맨 이진호는 지난 10월 14일 갑작스럽게 자신의 계정을 통해 인터넷 불법 도박을 해서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나 이 과정에서 이수근, 하성운, BTS 지민 등 수많은 연예계 지인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고, 심지어는 대부업체를 통해서도 대출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출연 중이던 '아는 형님'에서 하차했다.
배우 정우성은 지난달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소식이 전해진 후 그가 비연예인 여성과 장기 연애를 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공개됐고, 즉석사진관에서 또다른 비연예인 여성과 촬영한 사진이 유출되기도 했다.
사생활 논란 후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서울의 봄'으로 최다관객상을 수상한 뒤 "저는 오늘 서울의 봄과 함께 했던 모든 관계자들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영화에 오점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저에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또 안고 가겠다. 그리고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