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2022 시즌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3년 만에 재영입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4)와 재동행을 결정한 배경에는 기량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충분히 2년 전 수준의 퍼포먼스 수준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키움은 지난 26일 2025 시즌을 대비한 외국인 선수 구성 완료를 공식 발표했다.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건 푸이그다. 푸이그는 2022 시즌 종료 후 키움과 재계약 불발 후 한국을 떠난 뒤 3년 만에 다시 KBO리그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게 됐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엑스포츠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푸이그는 우리가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 올해 멕시코리그에서 활약했던 경기력과 여러 가지 부분을 종합적으로 체크하고 영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2022 시즌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3년 만에 재영입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푸이그는 2022 시즌을 앞두고 깜짝 한국행을 결정, 큰 화제를 모았다.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2018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데다 빅리그에서 남긴 발자취 역시 강렬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861경기 타율 0.267, 834안타, 132홈런, 441득점, 415타점, OPS 0.822의 성적을 남겼다. KBO리그에 도전한 외국인 타자들 중에는 손꼽히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다만 메이저리그 시절 '성실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데다 2020 시즌을 앞두고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새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2021 시즌을 멕시코리그에서 보낸 뒤 자신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던 키움과 2022 시즌 계약을 맺고 한국행을 택했다.
푸이그의 2022 시즌 성적은 '특급'은 아니었다. 다만 126경기 타율 0.277(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6도루 OPS 0.841로 충분히 준수한 평가를 줄 수 있었다. 2022 시즌이 투고타저 경향이 강했던 점을 고려하면 제 몫은 해냈다.
키움 히어로즈가 2022 시즌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3년 만에 재영입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푸이그는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발군의 파괴력을 뽐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총 14경기에서 타율 0.294(51타수 15안타) 2홈런 6타점 OPS 0.889로 맹타를 휘둘렀다. 키움은 이정후, 푸이그 등 간판 타자들의 분전 속에 꼴찌 후보라는 예측을 뒤엎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푸이그는 2023 시즌에도 키움과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미국 시절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됐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키움에 남지 못했다.
다만 키움 구단은 푸이그가 현재 법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최근까지 문제 없이 현역 생활을 유지 중이었던 만큼 키움과 계약도 걸림돌이 없다고 판단했다. 푸이그에게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전액 보장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안겼다.
푸이그는 올해 멕시코리그 64경기에 출전, 타율 0.314(223타수 70안타) 18홈런 43타점 OPS 1.020으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뽐냈다. 리그 수준 차와 많지 않은 경기 수를 감안하더라도 녹슬지 않은 방망이 솜씨를 보여줬다.
키움 히어로즈가 2022 시즌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3년 만에 재영입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키움은 여기에 푸이그가 멘탈적으로도 '베테랑'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믿고 있다. 종종 논란을 자초했던 무성의한 플레이는 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형욱 단장은 "푸이그가 내년이면 만 35세다. 우리 팀에 다시 오면 책임감을 가지고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며 "2022년 우리 팀에서 뛸 때도 정말 잘해줬다. 종종 어린 아이 같은 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심성 자체는 순둥이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때보다 성숙해졌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햇다.
또 "푸이그가 2022 시즌 KBO리그에서 뛸 때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한국 문화도 본인에게 너무 잘 맞았고 키움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그래서 공식 발표 전에 본인 SNS에 한글로 푸이그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까지 올린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