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내 강미나 vs 일본인 아내 최리, ♥하준과 두 집 살림 (영복, 사치코)[종합]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영복, 사치코 : 드라마스페셜 2024’ 한국인 아내와 일본인 아내가 한 남편을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 한지붕 두 집 살림을 시작한다.

KBS 2TV ‘영복, 사치코 : 드라마스페셜 2024’가 26일 오후 10시 45분 시청자를 찾는다.

‘영복, 사치코 : 드라마스페셜 2024’는 한국전쟁 발발 1년 전, 한 명의 남편(하준 분)을 두고 쟁탈전을 벌인 한국인 아내 영복(강미나)과 일본인 아내 사치코(최리),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여인의 치열하고 애틋한 동행기다.

구영복과 사치코는 임서림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연적 관계에 놓이게 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위로하는 워맨스를 보여준다.

26일 온라인으로 중계한 기자간담회에서 박단비 감독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 배우들도 다 그렇게 느꼈겠지만 너무 재밌어서 안 할 수 없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단비 감독은 "대본을 보고 나서 가장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관계, 가까워질 수 없는 대척점에 있는 두 소녀가 사건을 겪으며 가까워지는 이야기가 감동적이고 울림이 있었다. 순수함과 따뜻한 정서를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서 선택했다"며 작품성을 언급했다.



캐스팅 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대본을 고르기 전부터 좋아하는 배우들이었다. 영복은 사랑스럽고 누구나 사랑할 수 있고 하지만 얼굴에 서글픈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나 배우를 떠올렸는데 미나 배우의 슬픈 표정이 지나가면서 이분에게 맡겨야겠다고 확신했다 드라마스페셜 중에서는 세 번째 방영이지만 가장 먼저 캐스팅됐다. 누가 뺏어갈까봐 무리해서 빨리 연락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최리 배우는 마음속 보석함에 있는 배우였다. 오랫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언젠가는 작업하고 싶었다. 자칫하면 어둡고 우울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최리라는 통통 튀는 배우가 연기해주면 톤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연락을 했다. 10시에 대본을 드렸는데 2시에 하겠다고 답이 왔다. 화끈하게 답해줘 기분 좋았다"며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하준에 대해서는 "한참 준비할 때 '효심이네 각자도생'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서림을 읽을 때 하준 배우를 떠올리게 됐다. 지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배우를 찾을 때 하준 같은 배우 없냐라고 얘기했는데 이럴 바에는 하준 배우에게 부탁하자 싶어서 직접 전화했다. 타이틀롤이 아닌데 부담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대본의 완성도만 보고 해준다고 해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고마워했다.

박단비 감독은 "1949년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볼거리가 색다르다. 최대 강점은 배우들이 정말 귀엽다.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 보는 맛이 있다. 왜 서림이 두 여자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지 공감될 정도로 러블리한 연기를 보여준다"라며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강미나는 임서림(하준 분)의 한국인 아내 구영복 역할을 맡았다.

광복 전 위안소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행방불명된 유학생 임서림과 혼인한 영복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남편을 대신해 병든 시부모를 돌봤다. 광복 후 그토록 보고 싶었던 남편 서림이 꿈처럼 나타났지만, 그의 옆에는 임신한 일본인 처 사치코가 있었다. 

강미나는 "아무래도 단막극이라는 형식 자체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보여줘야 하는데 이 대본이 1시간 안에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이야기도 끊김없이 잘 읽혔다. 감독님과 의견이 동일하게 재밌어서 출연했다"고 전했다.

강미나는 "상황을 극적으로 맞닥트리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영복의 순수함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다. 감독님과도 많이 이야기한 부분이 영복의 앳되고 순수함이다. 비록 거칠고 투박한 모습이 나올지라도 그것 또한 영복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순수함을 전달하고 싶었다"라며 주안점을 둔 부분을 들려줬다.

수수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강미나는 "올 여름이 정말 더웠지 않냐. 원래는 조금 메이크업을 하기로 했는데 더워서 안 되겠어서 선크림만 바르고 했다. 초반에는 걱정이 안 됐다면 거짓말인데 많이 내려놨다"라며 수줍어했다.

강미나는 "영복과 사치코가 상극인데 사치코의 통통 튀는 매력에 영복이 스며들기도 하고 '정신차려' 하기도 하고 티키타카한다. 그 뒤에 서 있는 서림도 너무 웃긴다. 세 인물의 관계를 포인트로 잡고 보시면 재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최리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바다를 건널 정도로 강단 있는 낭만주의자이자 임서림의 일본인 아내 사치코로 분했다. 배 속 아이와 함께 서림의 고향에 온 사치코는 5년 전 남편이 영복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최리는 "글이 너무 좋았다. 감정이 여러가지가 느껴졌다. 애틋하고 울컥한데 재밌고 다채롭다고 느꼈다. 미나 배우가 한다고 하고 너무 좋은 배우분들이 한다고 해서 함께하고 싶었다"라며 미소 지었다.

최리는 "사랑에 있어 당당하고 용감하고 멋진 여성이지만 내면의 아픔, 서사가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점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인 역할을 맡은 최리는 "부담이 하나도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다행스럽게도 데뷔작 '귀향'을 했던 재일교포 배우 강하나, 정무지 배우에게 연락해서 '나 좀 도와줘'라고 했다. 한본어를 많이 배웠다. 다른 일본어 선생님에게도 연락을 드려 녹음했다. 제가 했던 작품 중에 감독님을 가장 많이 만났다. 같이 방향을 찾아가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최리는 "전국 방방곳곳에서 찍었다. 아름다운 곳을 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따뜻한 대본인만큼 시청자도 따뜻한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하준은 본의 아니게 두 아내의 남편이 된 서림을 연기한다. 구영복, 사치코와 한 지붕 아래 두 집 살림을 시작한다.

하준은 "대본을 굉장히 빠르게 읽었다. 리드미컬하게 읽었는데 책을 덮었는데 눈물이 나더라. 그 여운이 되게 오래갔다. 운전하다가도 대본 내용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너무 좋은 책이다, 내가 잘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강미나, 최리, 박단비 감독님이 하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라며 웃었다.

하준은 "의도치 않게 갈등의 원인을 제공해 송구스러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세 인물 모두 깊은 한이 있다. 의도치 않게 상황이 놓여져서 '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지지' 하는 한이 있다. 서림도 표현하기 힘든 한이 있는데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태로 왔을 것 같다. 최대한 담담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사람이 발버둥치다가 어느 순간 힘을 놔버리지 않냐. 다 받아들이는 순간이었던 것 같고 그 상황에 새로운 갈등을 만나서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그렇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했다.

하준은 "하이라이트에서는 슬픈 게 예상되는데 슬프기보다는 코미디도 있다. 웃픈 상황도 있어서 재밌게 보다 나중에 깊은 여운이 생긴다. 코미디가 있다"라고 귀띔했다.

사진= KBS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