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K리그 통산 공격포인트 100개를 돌파하며 사실상 선수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 한 박주영(울산HD)이
울산은 2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 홈 맞대결서 야고, 김민준, 아타루, 박주영의 연속골로 정승원이 멀티골을 기록한 수원을 4-2로 제압했다
리그 우승을 이미 확정한 상태였던 울산은 21승9무8패, 승점 72를 기록하며 홈 대관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한 이날 교체로 출전한 박주영이 1골 1도움을 기록, 이전까지 99개였던 K리그 통산 공격포인트를 101개까지 늘리며 겹경사를 맞았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참석한 박주영은 "오늘도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서울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마지막 경기라 승패는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이런 날 경기에 넣어주신다는 게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거라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 감독은 경기 전 박주영에게 15분 안에 해결하라는 미션을 줬다. 박주영은 15분 동안 1골 1도움이라는 최고의 활약으로 보답했다.
2-2로 팽팽하던 후반 39분 아타루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해 100번째 공격 포인르를 찍은 박주영은 후반 45분 이청용의 도움을 골로 연결하며 기어이 101번째 공격 포인트까지 올렸다. 이청용과는 과거 신인 시절 FC서울에서 함께했던 동료라 의미가 더욱 뜻깊었다.
박주영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 거라 생각을 못했다. 그저 동료들과 공을 마지막까지 재밌게 차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이)청용이가 기가막히게 올려줘서 득점도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수고했고 고생했다는 말 많이 했다. 특히 청용이랑은 청용이가 어릴 때부터, 내가 어릴때부터 호흡을 맞춰봤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청용이와 즐거웠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100번째 공격포인트를 올린 순간에 대해서는 "슈팅을 하고 싶긴 했는데 했으면 안 들어갔을 거 같아서 아타루에게 줬다. 아타루가 잘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은 이번 시즌이 사실상 마지막 시즌이다. 하지만 본인 입으로는 '은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날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 안 보이면 은퇴하는 게 아닐까 한다. 사실 오늘 체력적으로 뛰는 게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박주영의 프로 데뷔골은 이날 수원FC를 지휘한 김은중 감독이 어시스트했다. 무려 19년 전인 2005년에 '축구천재' 신드롬을 일으키며 FC서울에 입단했던 박주영은 그 해 3월13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지금은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컵대회 성남 일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43분 자신의 프로 인생 첫 골을 넣었다. 동갑내기 김승용의 크로스가 김동진 현 국가대표팀 코치, 김은중 수원FC 감독을 거쳐 박주영에게 연결됐고 그는 골망을 출렁였다.
시간이 19년이 흘러 박주영 프로 인생의 마지막 골이 될 것이 유력한 수원FC전 득점포가 터질 때 상대팀 사령탑이 공교롭게 김은중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박주영의 대기록을 축하하면서 "서울에서 밥 한 번 사주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박주영은 "기회가 되면 사드리겠다"며 "내 첫 골을 (김)은중이 형, 지금은 감독님이 어시스트 해줬던 기억이 있는데 경기 끝나고 김은중 감독님도 고생했다는 얘기를 했고, 나도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0-2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아직 시즌이 안 끝나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 지금까지 가족들과도 시간을 많이 못 보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얘기를 잘 해야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박주영은 "팬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프로 20년차였는데 20년 동안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있는 거 같다.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서울도 만차가지고, 지금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