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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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 불에 태워 죽이려 드네"…토트넘 미쳤나? 피해자 손흥민 완전 무시→토트넘 감독 충격 발언

기사입력 2024.11.23 09:42 / 기사수정 2024.11.23 09:4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뭔가에 이렇게 간절한 적이 있었던가?

60년 넘게 리그 우승 한 번 하지 못한 토트넘이 느닷없이 뭔가에 꽂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씁쓸하다.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21세기에 있어선 안 될 일을 저지른 선수 징게 경감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어서다. 소속팀 감독이 한 번도 부족해 두 번이나 읍소하고 있다.

토트넘의 이런 행태를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피해자가 아시아 선수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토트넘의 징계 경감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징계가 줄어들지 않으면 전력 손실은 물론 팬심 악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공개적으로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감싸안으며 그의 선처를 호소했다.

"벤탄쿠르를 화형시키려 든다"는 과격한 표현까지 쓰면서 그를 옹호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오는 24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홈팀 맨체스터 시티와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올해 마지막 A매치 브레이크를 보낸 뒤 선수들이 복귀해 12월 복싱데이 강행군 등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의 분위기를 밝지 않다. 원래 다쳐던 주전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다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벤탄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 7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아 역시 출전할 수 없다.


토트넘이 그의 구제에 온 힘을 쏟아붓는 이유다. 감독도 예외가 아니다.

맨시티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일궈낸 강팀이다. 지난달 말 리그컵에선 토트넘이 홈에서 2-1 승리를 챙겼으나 적지에서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다르다. 맨시티에도 패하면 안 그래도 10위에 그치고 있는 순위가 더 내려갈 수 있어 토트넘은 최소 승점1 확보를 위해서 사력을 다해 뛰어야 한다.

물론 벤탄쿠르는 맨시티전 출전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어 어렵지만 징계 경기 수를 7경기에서 5경기 정도로 줄이면 내달 23일 리버풀과의 홈 경기 출전은 가능할 수 있다.

맨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 나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먼저 핵심 수비수 로메로 부상 결장을 확인했다. 그는 "로메로는 내일 뛰긴 어렵다. 다음 주에 나서길 바란다"며 주전 센터백 두 명 모두 맨시티전에 뛸 수 없음을 알렸다.

토트넘은 라두 드라구신, 벤 데이비스 등 백업 수비수 두 명으로 맨시티를 상대하게 됐다.



그리고 벤탄쿠르 질문이 나왔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인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서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1억 7000만원) 벌금을 받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이번 시즌 초 벤탄쿠르를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했기 때문에 FA 규정 E3.1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있다. 또한 FA 규정 E3.2에 정의된 '중대한 위반'을 구성한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는 국적, 인종, 민족적 기원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언급이 포함돼 있다"고 기소 배경을 설명했다.

E3 가중 위반 규정은 E3.2 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E3.1 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부적절한 행위나 폭력적인 행동, 모욕적인 언행 등에 차별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 벤탄쿠르는 방송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사건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자신의 조국인 우루과이의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등장한 뒤 손흥민 유니폼을 달라는 진행자에게 "아니면 손흥민 사촌 것은 어떤가.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한 것이다.

이후 벤탄쿠르가 두 번 사과하고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마무리될 것 같던 사건은 한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를 통해 잉글랜드축구협회에도 알려졌다.



징계위원회를 통해 벤탄쿠르에 대한 중징계가 확정됐다.

토트넘은 곧장 반발했다. 징계가 과하다는 뜻이다. 7경기는 너무 하다는 얘기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주 내려진 벤탄쿠르 징계에 대해 항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린 징계를 수용하지만 형량이 다소 엄격하다고 본다"고 사실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토트넘은 이어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벤탄쿠르는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며, 토트넘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구단의 뜻에 동참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벤탄쿠르 징계가 지나치다는 의견을 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맨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선 격한 표현까지 쓰며 그의 징계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요즘 사람들이 위태로운 사람을 화형시키고 싶어한다는 건 알지만, 계속 말했듯이 진정한 교육과 진보를 원한다면 누군가가 실수를 하고 벌을 받을 때 이를 이해해야 한다"라며 "그 중 일부는 교육이고, 사람들이 보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큰 범죄를 강하게 처단했는데 이를 화형이라며 무슨 '마녀사냥' 당한 것처럼 표현한 것이다.

이날 그의 벤탄쿠르 발언에선 손흥민에 대한 미안함, 손흥민의 의견이 어땠는지에 대한 답변은 한 마디도 없었다. 오로지 벤탄쿠르의, 벤탄쿠르에 의한, 벤탄쿠르를 위한 코멘트 뿐이었다.

벤탄쿠르가 제대로 반성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잉글랜드축구협회 징계가 나온 뒤 "당시 프로그램에서 사회자를 꾸짖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었는데 징계를 받았다"는, 자신이 억울하다는 뜻으로 항변해 더더욱 빈축을 샀다.



사진=토트넘 SNS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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