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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컵]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라싱 산탄데르

기사입력 2007.07.21 05:14 / 기사수정 2007.07.21 05:14

김명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1무 2패, 1득점 7실점의 초라한 기록. 스페인만의 공격축구를 보여주겠다던 라싱 산탄데르(이하 라싱)의 피스컵 첫 출전은 너무도 초라한 성적표만을 남겼다. 라싱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은, 모두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마지막 볼튼전에서 보여준 라싱의 플레이였다. 시차적응과 컨디션 관리에 실패해 무기력한 경기를 선보인 치바스와 성남과의 경기에 비해, 볼튼과의 경기에서는 대등한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이었다. 스페인 축구의 무서움을 보여주기에는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도 짧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라싱의 피스컵이었다.

라싱 0 : 5 치바스 : 멕시코 축구에 ‘혼쭐’

치바스와의 피스컵 첫 경기가 있었던 12일 광양전용구장. 전날 입국하는 바람에 현지적응은 물론 컨디션 조절도 못한 라싱은 치바스와의 경기에 비주전 선수들을 대거 선발 기용했다. 결과는 0-5 대패. 이미 적응은 물론 최대한의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시킨 치바스의 경기력은 라싱이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었다.

라싱은 두 세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치바스의 경기에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거워 보였고, 패스미스도 많았다. 슈팅수 9-23이 말해주 듯 일방적인 패배였다. 아울러 라싱은 이날 패배로 피스컵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팀이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라싱 0 : 0 성남 : 만만치 않았던 K리그 챔피언

1차전 경기에서 대패를 경험한 라싱은, 2차전 성남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대승을 거둬야 결승행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라싱은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100% 주전을 기용하지 않았고, 심지어 1군 경기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결국 라싱은 이날 경기에서도 자신들만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성남의 거세 기세에 눌려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여러 차례 맞기도 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라싱 선수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5장의 경고를 받아 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경기는 0-0 득점 없이 끝났고, 가가스로 무승부를 기록한 라싱은 피스컵 첫 승점을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라싱 1 : 2 볼튼 : 대등했던 경기, 탈락의 고배를 마시다

라싱이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볼튼에 9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했다. 이루어지면 그야말로 ‘기적’같은 일. 라싱은 무니티스, 오리올, 콜사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출장시키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볼튼과의 피스컵 경기에 임했다.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듯 라싱은 지난 치바스, 성남과의 경기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활발한 공격을 선보였다. 결국 전반 29분, 콜사가 중거리슈팅을 성공시키며 팀에게 피스컵 첫 번째 골을 안겼다. 선취골 이후에도 라싱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고, A조 선두였던 볼튼을 압박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라싱의 축구였다.

그러나 라싱은 후반 아넬카에게 연달아 두 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라싱으로서는 볼튼과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잠시나마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선보인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라싱은 결국 첫 출전한 대회에서 1무 2패, 조 최하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라싱의 피스컵을 돌아보며

프리메라리가만의 축구를 기대했던 많은 팬들에게는 아쉬움만 남겨주고 떠났다. 그들의 플레이가 마지막 볼튼과의 경기에서야 살아났다는 점이 더욱 더 큰 아쉬움만을 남긴다. 늦은 입국날짜와 비주전 선수들의 선발기용 등은 라싱의 결승행 진출 실패를 넘어 조 최하위라는 수모를 겪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에 출장한 1군 선수들보다 2군, 혹은 유스팀 선수들이 더 많았다. 자신들의 최대 목표인 ‘2007/08 라 리가’를 앞둔 그들에게 피스컵은 어쩌면 어린 선수들의 테스트장으로서 제격이었을는지도 모른다.

라싱 공격의 ‘핵’으로 소개받던 페드로 무니티스로서는 지기치의 불참이 너무도 아쉬웠을 터. 시즌 내내 전형적인 ‘빅&스몰’ 투톱을 선보이던 둘이었지만, 지기치가 없자 상대팀 수비수들은 비교적 수비하기가 수월했다. 결국 무니티스는 제대로 된 플레이 몇 번 선보이지 못했다. 무니티스뿐만 아니라 곤살로, 아간소 등 다른 공격수들 역시도 만족할 만한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다음엔 스페인 축구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를

아무쪼록 라싱에게는 피스컵이 ‘어린 선수들을 테스트하기 위한 대회’였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마르셀리노 감독이 새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가진 대회였던 까닭에 그러한 의미는 더욱더 컸을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대로 마르셀리노 감독의 당초 목표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아니었던가.

라싱은 지난 시즌 10위라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을 교체했다. 스칼로니를 라치오로 이적시키는 대신, 데포르티보의 두셰르와 발렌시아의 호르헤 로페스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피스컵에서 시험했던 여러 어린 선수들을 1군으로 끌어 올려 다음 시즌을 대비할 생각으로 보인다.

피스컵에서는 비록 아쉬운 성적표를 가지고 돌아가게 됐지만, 그래서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피스컵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시즌 자신들의 원하는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아울러 다음에도 피스컵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땐 후회없이 스페인 축구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를 기대해본다.



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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