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대한민국의 수도를 연고로 하는 FC서울은 오랜 기간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었지만 최근 성적은 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6시즌 K리그1 정상에 올랐지만 2017시즌부터 천천히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2018시즌에는 스플릿 제도가 시행되고 처음으로 파이널B로 떨어졌고, 2019시즌 3위를 차지하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이후 4년 연속 '윗물'에서 놀지 못했다.
꽤나 오랫동안 부침을 겪었던 서울이 이번 시즌 부활에 성공했다. 5년 만에 파이널A 무대를 밟은 것이다. 2020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4년 연속 파이널B에 머무르면서 바래져 가던 서울의 검붉은 색이 다시 선명하게 칠해졌다.
올 시즌 서울 '최고의 영입'으로 꼽히는 김기동 감독의 지도력이 빛났다. 부임 초기였던 전반기에는 3연패와 5경기 무승 등 부진한 시기도 있었지만, 몇 차례의 조정을 거쳐 안정을 찾은 서울은 후반기 들어 무섭게 승수를 쌓아 파이널A에 안착했다.
서울 입장에서 김기동 감독 부임 첫해에 이룬 5년 만의 파이널A 복귀는 분명 만족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과 서울은 아직도 배고픔을 느끼고 있다. 서울의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이는 서울이 계속해서 발을 구를 수 있는 원동력이자, 김기동 감독이 시즌 막판에도 선수들을 강하게 채찍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지난 26일 수원FC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 순위에 만족해야 하는지 물었다. '우리가 최근 몇 년간 6위까지 올라오지는 못했는데 너희가 만족하는 느낌이다. FC서울과 너희들의 가치가 이것밖에 안 되냐, 우리는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 그러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경기장에서 뛰는 건 너희들이기 때문에 집중력과 응집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며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이 수원FC전에서 승리하자 그제서야 김기동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피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실패했다면 남은 경기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었다"며 "우리의 2차 목표에 대한 실낱 같은 불씨를 만든 경기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울은 수원FC전 이후 4위로 올라갔는데, 마침 순위 경쟁자인 포항 스틸러스가 27일 울산HD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패배하면서 4위 자리를 지킨 채 35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세 경기가 남았지만 이제는 서울의 시야에 ACL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K리그에 배정된 ACLE 진출권은 2+1장, ACL2는 1장이다. K리그1 우승팀은 ACLE로 직행, 2위는 ACLE 플레이오프를 치른고 3위는 ACL2 출전권을 얻는다. 코리아컵 우승팀은 리그 5위 안에 들 경우 ACLE, 5위 밖에서 시즌을 마치면 ACL2에 출전한다. 현재 서울이 안정적으로 ACL행 표를 따낼 수 있는 방법은 2위 혹은 3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것이다.
서울이 4위 자리에서도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있다. 3위 김천 상무가 군팀 특성상 ACL에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위에게 주어지는 ACL2 티켓은 4위 팀에 넘어가게 된다. 물론 코리아컵 우승팀과 전북 현대의 ACL2 우승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서울이 4위 이내에 들고도 ACL 출전권을 따내지 못할 가능성은 적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3위 김천과 6위 수원FC의 승점 차가 7점이기 때문에 남은 3경기에서 파이널A 팀들의 운명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다. 서울이 5년 만에 아시아 무대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