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상상했던 한국시리즈" 네일이 승리로 이뤄냈다…"굉장히 멋진 게임 했어" [KS4]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팀의 'V12'를 향한 발판을 놨다.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잠재우고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의 기쁨을 맛봤다.

네일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 선발등판, 5⅔이닝 6피안타 1피홈런 7탈삼진 1사구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2 대승을 견인했다.

네일은 4차전 종료 후 "굉장히 멋진 게임이었다. 타자들이 9점이나 뽑아줬기 때문에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었다.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네일은 이날 KIA 타선이 1회초 선취점을 안겨주면서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올랐다. 1회말 1사 2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 르윈 디아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팀의 1-0 리드를 지켜냈다.

네일은 2회말에도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김헌곤과 박병호를 3루 땅볼로 솎아내고 빠르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손에 넣었다. 김영웅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친 뒤에는 크게 포효하면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KIA 타선은 네일에게 화끈한 지원 사격을 해줬다. 3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2타점 적시타와 김태군의 만루 홈런으로 스코어를 7-0 만들면서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네일은 고비도 슬기롭게 헤쳐갔다. 4회말 2사 1루에서 박병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뒤 김영웅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이성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네일은 이후 5회말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다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6회말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제 몫을 확실하게 해줬다. 최고구속 150km를 찍은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주무기 스위퍼, 컷 패스트볼의 조합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네일은 지난 21일 1차전(우천으로 서스펜디드 선언 및 10월 23일 재개 종료)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에 이어 4차전에서도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KIA는 이날 승리로 지난 25일 3차전 2-4 패배의 아픔을 씻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오는 28일 안방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4차전을 승리하면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게 됐다.  



네일은 "내가 오늘 삼진을 잡을 때마다 크게 포효했던 건 4차전이 정말 큰 게임이었다는 걸 증명해 주는 것 같았다"며 "4차전 결과에 따라 우리가 광주에 3승 1패로 가느냐 2승 2패로 가느냐가 갈렸다. 대구가 워낙 분위기가 뜨거운 곳이기 때문에 나도 여기에 맞는 열정을 가지고 공을 던졌다"고 돌아봤다.

네일은 지난 8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부상을 당했다. KIA 구단의 발빠른 움직임 속에 턱관절 골절 수술을 받았지만 한국시리즈 등판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네일은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재활에 임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등판을 목표로 차근차근 회복과 구위 끌어올리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한국시리즈 1, 4차전을 책임졌고 팀은 모두 승리했다.  

네일은 "병상에 있을 때 내가 상상했던 대로 이뤄졌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계속해서 잘 준비했었다"며 "오늘은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환호 덕분에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흔들릴 때마다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버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