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27 15:19 / 기사수정 2011.09.27 15:19
[revival] 6,462,106명 중 대다수가 석면에 노출이 됐다?
26일 각 언론이 충격적인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최근 환경보건 시민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교 연구실이 공동 조사한 결과 잠실, 문학, 사직, 수원, 구리 구장의 그라운드 토양에서 석면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검출된 석면은 지난 2003년 사용이 금지된 트레몰라이트 석면 등 총 3가지 종류인데, 최대 사용금지 기준의 10배인 1% 농도까지 검출돼 야구계를 충격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토양 시료 분석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만약 기준치 이상 검출이 확인되면 해당 야구장의 사용을 즉각 중지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의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만약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결과가 좋지 않게 발표돼 각 지자체가 야구장 사용 자제를 요청한다면 그야말로 난감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흥행과 일정 모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흙을 갈아 엎는 데는 최소 3~4일이 소요되고,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적어도 1달 이상이 걸린다는 게 중론입니다. 포스트시즌 중 토양이 바뀐다면 그 자체가 포스트시즌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발암 물질은 곧 선수들과 팬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흥행이나 경기 진행, 전망 여부를 따질 주제가 아닙니다. 야구 선수들은 매일 야구장 그라운드에서 흙먼지 속에 슬라이딩을 하고, 코칭스태프와 관계자. 관중도 그 흙바람에 노출돼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KBO가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시즌 후 전면 재조사 및 그라운드 토양 교체를 하는 식의 대처를 한다면 각계각층의 비난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선수들과 관중이 발암 물질에 노출돼 있다는 걸 알면서도 대처를 뒤로 미루는 건, 마치 담배가 발암물질인 걸 알고도 당장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금연을 미루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설령 포스트시즌 일정이 뒤로 밀리더라도 KBO는 즉시 8개 구단 1,2군 홈 구장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한 다음, 발암 물질이 발견되는 구장은 즉시 흙을 갈아엎는 작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대한야구협회도 전국 모든 야구장에 대한 전수 조사를 추진해야 합니다. 수원, 구리뿐 아니라 사회인 야구장의 그라운드도 점검해야 합니다. 오히려 프로 야구가 치러지는 곳이 아니라 아마야구, 사회인 야구가 치러지는 그라운드의 상태는 더욱 부실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래도 적은 돈으로 쉽게 흙을 조달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발암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석면 검출은 매우 미량일 가능성이 크고, 평상시에도 인간은 발암 물질에 노출돼 산다고. 하지만, 야구라는 콘텐츠는 이미 대한민국 여가 생활 넘버 원 아이템입니다. 올 시즌에는 600만 명이 넘게 야구장을 다녀갔습니다. 단순 계산상으로 남한 주민의 약 8분의 1이 야구장을 찾았다는 소리입니다. 이러한 상징적인 문화 콘텐츠가 소량의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로 그 가치와 의미가 축소된다면, 그건 곧 한국 대중문화의 일부분이 훼손되는 것과도 같습니다. KBO가 차일피일 미뤄서는 절대로 안 될 문제입니다. KBO 구본능 총재의 재빠른 결정을 기대합니다.
[사진=잠실 구장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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