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이제껏 본 적 없는 드라마 '정년이'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는 1회 시청률은 4.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포문을 열었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여성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화려한 배우 라인업을 완성해 방송 전부터 하반기 기대작으로 떠오른 '정년이'는 2회 만에 시청률 8.2%를 기록, 2배 가까이 껑충 뛰며 기대감을 '확신'으로 바꿨음을 증명했다.
시장부터 오디션장, 연습, 국극 무대 등에서 주인공 윤정년(김태리 분)이 선보인 소리와 연기는 화면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배우들은 실제로 이를 소화했고, 드라마는 다양한 공연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여성국극'이라는 별천지에 빠져든 주인공처럼, 시청자들도 소리를 듣고 국극을 함께 보며 '정년이'라는 별천지에 빠져들게 했다.
여성국극 1세대 조영숙 명인의 목소리로 배역 소개를 하는 신선한 오프닝에 한국 드라마 역사상 처음으로 구현되는 국극과 그 국극에 빠져드는 윤정년의 성장 서사가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긴 호흡의 장면이었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몰입도를 높이는 데 특히 큰 역할을 했다.
먼저, 김태리는 고향 목포의 시장에서 생선을 팔다 국극에 눈을 뜨고 매란 국극단에 입성하는 윤정년 자체가 됐다. 자연스러운 사투리와 특유의 '왈가닥' 같은 성격을 잘 살린 톤,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꿋꿋함까지. 또한 '소리 천재'다운 발성은 물론, 부딪히고 깨지지만 자신의 꿈에 눈을 빛내는 '주인공' 서사를 완성, 극을 이끌어갈 윤정년의 다음을 궁금하게 했다.
'윤정년 라이벌'인 허영서 역 신예은의 변신도 눈에 띄었다. 허영서는 실력과 집안 배경을 모두 갖춘 초엘리트 연구생으로, 자신의 실력에 프라이드가 상당한 인물. 자신이 잘난 걸 잘 알면서도, 연습을 게을리 않는 노력형 인재 허영서가 된 신예은도 수준급의 소리와 국극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윤정년에게 일부러 큰 배역을 맡게 해 망신을 주고, 직접 자신만의 방자 연기를 선보이는 장면이 회자됐다. 방자 연기를 시작하자마자 표정부터 바뀐 그는 자연스럽게 방자가 됐고, 끝나자마자 정년이를 기죽이는 살벌한 눈빛을 쏘면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정은채는 국극계 스타인 '매란의 왕자' 문옥경 역이 돼 첫 화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숏컷으로 변신한 정은채는 그 시절 소녀팬들을 사로잡은 문옥경의 비주얼을 납득시켰고,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국극계 왕자님의 포스를 마음껏 풍겼다. 국극 공연에선 남다른 카리스마로 윤정년을 사로잡았고, 윤정년을 국극단 연구생으로 들이기 위해 과외를 하면서는 흐뭇함을 부르는 조력자가 돼 극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정년이와 연구생들이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는 다양한 성격의 여성 캐릭터들이 다수 자리하기도 했다. 연대의 메시지를 담은 원작처럼, 드라마 '정년이'에도 사제, 라이벌, 공생 등 다양한 관계가 예고되기도.
제작발표회 당시 라미란은 "여러분들은 이제 별천지를 보게 되실 거다. 별천지에서 가슴이 두근거리게 될 거다"라고 자신한 바. 전에 없었던 것은 분명한 '정년이'가 앞으로도 없을까 벌써 아쉬운 독특한 작품으로 막을 내릴 수 있을지 향후 전개가 기다려진다.
사진=tvN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