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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우디 팔아 500억 '차익실현'…1년 연장 옵션 실행, 토트넘 '충격 노림수'

기사입력 2024.10.12 09:39 / 기사수정 2024.10.12 11:07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무료 방출'은 없다.

손흥민을 400억원에 9년 전 데려와 축구는 물론 상업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돈을 챙겼지만 보낼 때도 잭팟을 노리겠다는 게 토트넘의 속셈이다. 영국 언론은 그렇게 보고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현 계약을 2025년 6월에서 1년 미뤄 2026년 6월에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다시 한 번 나왔다. 이번엔 손흥민 경쟁자까지 등장시켰다. 손흥민이 최근 부상으로 재활하고 있는 사이 20대 중반의 윙어 이름까지 꺼내 사실상 손흥민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이 지난 11일(한국시간) 손흥민 관련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26세 윙어 하비 푸아도 영입에 나섰다"며 "토트넘 1순위는 레전드 손흥민의 미래를 확보하는 것이다"고 했다. 다만 팬들이 바라는 다년 계약은 아니다. 토트넘은 2026년 6월까지 계약기간 연장을 바란다. 현 계약서 옵션을 실행하겠다는 뜻이다.

영국 풋볼 팬캐스트도 같은 맥락의 보도를 전하고 있다. 매체는 지난 10일 "토트넘은 손흥민과 1년 연장 조항을 활성화할 에정이다. 32세의 손흥민은 놀라운 활약을 펼쳤지만 토트넘은 곧 그에게 작별인사를 해야할지도 모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게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이 있고, 그 조항 발동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풋볼 팬캐스트는 도가 넘는 표현까지 꺼냈다. 손흥민을 가리켜 "토트넘 최고의 수입원"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내년에 무료로 떠날 수 없도록 계약을 1년 더 붙잡아둘 거라는 사실은 확실하다"라고 했다.



토트넘의 입장이 명확하게 나왔다. 손흥민은 지금 계약대로라면 내년 6월 이적료 없이 다른 팀을 모색할 수 있다.

사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400억원 가량의 이적료로 온 뒤 수천억원의 경제젹 이득을 토트넘에 챙겨줬기 때문에 자유계약을 통해 이적료 없는 다른 팀 이동도 토트넘에 전혀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손흥민이 남긴 그간의 공을 생각하면 아름답게 떠나보낼 수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까지 손흥민을 통해 돈을 챙기겠다는 얘기다.

손흥민의 현 계약 1년 연장설은 처음 나오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달 24~25일엔 풋볼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가디언 등 유력 언론이 토트넘의 손흥민 계약 옵션 활성화를 일제히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이브닝 스탠더드'는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을 추진하면서 손흥민은 클럽에서 11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토트넘 전담 기자인 댄 킬패트릭이 썼다.

같은 날 풋볼 런던의 토트넘 담당 기자 알레스제어 골드도 자신의 SNS를 통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여름 토트넘과 2025년 6월까지 유효한 새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엔 계약기간을 2026년 6월까지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연장 결정하면 손흥민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성격이라는 게 정설이다.



계약 만료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매체는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과의 계약 기간을 2026년으로 연장할 속셈인 것으로 여겨진다.

영국 '더선' 소속이자 토트넘 전담 기자는 톰 바클레이도 SNS로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여름으로 넘기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현재 계약의 마지막 12개월에 들어간 후 계약 상황을 돌아봤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성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유력 언론이 일제히 전했기 때문에 이변이 없다면 토트넘도 이를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였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토트넘은 묵묵부답이다.

묘한 상황이다. 유력지들이 일제히 손흥민 계약 옵션 활성화 보도를 하기 전 손흥민은 두 차례에 걸쳐 재계약 관련 질문을 받고 구단과 대화한 게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최근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인 팬 포럼을 열었는데 포럼 진행 도중 손흥민은 현지 팬으로부터 토트넘에서 은퇴할 것 같냐는 팬의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난 이미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한 적이 있다"며 "우린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여기서 뛴지 벌써 10년이 됐다. 내가 토트넘에서 얼마나 행복할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고, 나는 단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젠가 내가 이 클럽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웃는 걸 보고 싶고, 모두가 나를 레전드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토트넘을 떠나게 되더라도 토트넘 팬들이 자신을 팀의 레전드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뭔가 명확한 답변은 아니다. 오히려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이별도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만한 답변이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 소속으로만 400경기 이상 출전해 164골을 넣으면서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오른 명실상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2010년대 토트넘의 황금기에는 언제나 손흥민이 있었고, 토트넘이 어려울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 선수도 손흥민이었다. 팀 내 위상이나 영향력 등을 따져도 손흥민이 레전드로 불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다만 손흥민은 자신이 아직 토트넘의 레전드로 불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로 우승 경력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토트넘에서 레전드가 되고 싶다. 한 팀에서 10년 동안 뛰는 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항상 꾸준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고 클럽에 무언가를 갖고 와야 한다"며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난 아직 이 클럽(토트넘)의 레전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때 팀의 레전드라고 불리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내가 토트넘에 온 이유는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즌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손흥민은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직후에도 국내 취재진 앞에서 "이 팀에서 뭔가 하나 남기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5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전을 앞두고도 같은 질문을 또 받았다.

손흥민은 "우리는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라며 계약 만료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구단과 연장 협상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어 "분명한 건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 나이에 모든 순간이 목표와 같고, 특히 이번 시즌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라며 재계약보다 올시즌 성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난 올시즌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으며 클럽의 모든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할 우승을 하고 싶다"라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10년이 지났기에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거다"라며 트로피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결국 재계약과 관련해 구단과 논의한 게 없다는 뜻이었다. 손흥민의 내년 여름 운명이 한국을 넘어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굉장히 궁금한 사안이 됐다.

토트넘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손흥민에 대한 거액의 이적료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손흥민이 "사우디로 가지 않겠다"고 못을 박고 있지만 토트넘이 경쟁자를 영입하면서 손흥민 입지를 흔들고, 동시에 손흥민에게 은퇴 직후 토트넘과 다시 인연을 맺을 당근책 등을 제시하면 어떨까. 토트넘은 그런 방식으로 손흥민의 중동행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ESPN 등에 따르면 토트넘이 제안받은 이적료는 600~1000억원이다. 이런 대박이 없다. 손흥민을 저가에 데려와 수천억원을 벌어들인 뒤 보낼 때도 500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다. 

물론 손흥민도 사우디로 가게 되면 큰 연봉을 받을 수 있지만 토트넘이 이적료를 받고 보내면 사우디 구단도 손흥민 연봉을 깎을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은 이미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가 활약하고 있는 알 이티하드에서 4년간 총액 1억6000만 유로, 한화로 2383억원의 총액 제안을 받았다. 손흥민이 지금까지 10년간 토트넘에서 받았던 연봉의 2배에 달하는 돈을 뿌리쳤는데 토트넘은 일단 1년 연장 옵션을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손흥민이 토트넘과 이적료 없이 결별할 때를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엔 사우디 구단들도 스타플레이어 영입 때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토트넘과 손흥민의 수싸움이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 토트넘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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