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 없는 축구대표팀에서는 이재성이 에이스였다. 손흥민도 인정하는 같은 나이 축구 '고수' 이재성이 한국 축구를 살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서 이재성, 오현규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0-2 완패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이날 요르단의 비매너 플레이를 극복한 대표팀은 2승1무, 승점 7이 되면서 조 1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대표팀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캡틴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서 유럽파 3인방 이강인-이재성-황희찬 조합을 공격의 주축으로 삼았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이명재, 김민재, 조유민, 설영우가 백4를 이뤘다. 황인범과 박용우가 중원을 구성했고,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이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은 주민규가 맡았다.
요르단은 3-4-2-1 포메이션으로 상대했다. 야지드 아부라일라가 장갑을 끼고 골문을 지켰다. 후삼 아부 알다합-야잔 알아랍-압달라 나십으로 구성된 백3로 한국 공격진과 맞섰다. 미드필드에는 4명을 배치했다. 모하메드 아부 하사시가 왼쪽 측면, 누르 알라와브데와 니자르 알라시단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오른쪽 측면은 에흐산 하다드가 나섰다. 2선에는 모하나드 아부 타하와 마흐무드 알마르디, 최전방 원톱에는 알리 올완이 위치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전반 초반 요르단 공세에 고전했던 대표팀은 실점 위기를 여러차례 넘겼다. 수비진 육탄 방어로 간신히 막아낸 대표팀은 전반 중반 이후 조금씩 리듬을 찾았다. 하지만 손흥민이 없는 공격진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요르단의 거친 수비에 고전했다.
손흥민 대신 공격 첨병을 맡은 황희찬도 요르단 수비의 거친 태클에 쓰러져 조기 교체됐다. 대표팀은 엄지성을 투입하며 불가피하게 변화를 줬다.
답답했던 흐름 속에 이재성의 머리가 불을 뿜었다.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설영우가 크로스를 올리는 척 한 번 접은 후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이재성이 번쩍 뛰어올라 머리로 꽂아넣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지며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던 대표팀은 이재성의 한 방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이재성은 이후에도 중앙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전에도 중원에서 박용우와 함께 공을 끊어내 역습을 전개했고, 이는 오현규의 추가골로 이어졌다.
경기 내내 무려 87%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결정적 기회를 두 번이나 만들었다. 긴 패스도 100%로 정확했고, 태클 성공률 역시 100%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으로부터 7.9점으로 설영우(8.3), 황인범(8.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재성은 손흥민이 인정한 축구 고수다. 손흥민은 과거 이재성에 대해 "축구 선수들만 아는 그런 게 있다. 볼도 예쁘게 차지만 볼이 없을 때 하는 것도 중요한데 정말 쉼 없이 뛰고 이런 선수들 덕분에 공격수들이 주목 받을 수 있다. 항상 과소평가 받는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날은 볼을 가졌을 때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손흥민이 없는 대표팀에서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위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