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기소된 전 프로야구 선수 서준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기소된 전 프로야구 선수 서준원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1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제작·배포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준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사회적 관심을 받는 공인으로서 모범을 보이지 않고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범행 날짜가 하루에 그쳤고 영상을 유포하지 않은 점, 피해자와 2천만원에 합의한 점 등으로 미뤄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검사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2000년생인 서준원은 2019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연고 지역 프로야구 팀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계약금만 3억 5000만 원을 받았을 정도로 잠재력과 기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준원은 2019년 프로 데뷔 후 더딘 성장세를 보였지만 구단에서는 선수의 잠재력을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23년에도 정상적으로 팀의 해외 전지훈련은 물론 시범경기까지 정상적으로 소화 중이었다.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기소된 전 프로야구 선수 서준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서준원은 지난 2022년 8월 스마트폰 메신저 공개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을 전송받아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음란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준원은 자신의 범죄 사실을 숨겨오다 지난해 3월 KBO리그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던 기간 구단에 실토했다. 이 역시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양심고백보다 언론을 통해 자신의 비위가 보도되기 직전에야 사실을 털어놓은 경우에 가까웠다.
구단은 즉각 강경 대응에 나섰다. 자체 징계 위원회를 열고 서준원에게 퇴단 조치를 내렸다. 죄질이 워낙 나빴던 데다 자신의 잘못을 구단에 숨기고 검찰 조사를 받았던 상황이라 선수를 더는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준원은 이후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당초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받았다.
서준원은 1심 최후진술에서 "구단 내에서의 엄격한 생활 통제와 육아로 쌓인 스트레스를 삐뚤어진 방법으로 풀려고 했던 저 자신이 부끄럽고 후회스럽다"며 "피해자에게 정말 죄송하고,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부모님, 아내, 아들을 위해 제대로 된 삶을 살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기소된 전 프로야구 선수 서준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1심 재판부는 "아동 청소년 피해자에게 금전을 대가로 신체를 촬영한 사진을 요구한 뒤 전송받고 피해자를 협박한 사건이다. 범행 수법, 피해 정도를 감안할 때 그 죄책이 무겁다"며 "사건 범행 기간이 하루에 그친 점, 피고인이 성착취물을 유포하지 않은 점, 피해자 어머니에게 피해금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초범인 점을 고려해 판결했다"고 밝혔다.
서준원은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혐의는 1심과 2심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음주운전으로 또 다른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31일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교차로에서 운전면허 정지 수준(0.03% 이상)의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서 논란을 빚었다.
서준원은 경남고 3학년 시절이던 2018년 아마추어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을 수상하고 화려하게 프로야구에 입성했지만 자기관리 실패와 범죄 연루로 끝없는 추락만 보여주고 있다.
'최동원상 기념사업회'는 지난해 3월 서준원의 최동원상 수상을 박탈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