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함은정이 티아라라는 팀에 애정을 보이는 한편, 배우로서의 홀로서기에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함은정은 3월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4일 종영, 무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실하게 평일 안방극장을 두드린 KBS 1TV 일일드라마 '수지맞은 우리'(극본 남선혜, 연출 박기현)에서 주인공 진수지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추락한 스타 의사 진수지(함은정 분)와 막무가내 초짜 의사 채우리(백성현)의 쌍방 치유기를 그린 작품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물으며 공감과 따뜻한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며 지난 8월 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돌파하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고, 지난 3일에는 15.9%까지 올라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때문에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당시의 반응을 묻자 함은정은 15%를 돌파한 날이 "주연배우들과 회식을 쏘기로 한 날"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다들 숙원처럼 기다렸다. 올림픽 결방으로 2주를 쉬니까 이후엔 떨어질 수도 있다 걱정했는데도 15%가 나오더라. 겸손해지고 겸허해지는 드라마였다. (상대역인) 성현이랑 없는 애정신도 만들고, 감독님과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작가님께 컨펌받고 했다"며 "사부작사부작" 함께 만들어간 작품의 기분 좋은 결과에 뿌듯함을 보였다.
최근 OTT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일일드라마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TV시청률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아직 견고한 시청층을 자랑하는 KBS 일일극을 맡게 된 것에 부담도 있었을까. 함은정은 "'끌어올려야지' 이런 생각까지는 안 했던 것 같다"면서도, "대본대로 해야지 했는데 반응이 오기 시작하니까 시청률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게 되더라. 그다음부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SNS도 조금씩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유입되게 하자가 모토이긴 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함은정은 2021년 '속아도 꿈결'부터 '사랑의 꽈배기', '수지맞은 우리'까지 3연속 긴 호흡의 일일드라마를 해내고 있기도.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하지만, "일일극 주인공은 체력이 있을 때만 할 수 있다"며 웃었다. 그는 "힘에 부쳐서 하면 안 되는데도 그럴 수밖에 없는 물리적 시간이라. 체력은 틈틈이 보양식 먹으면서 충전했다. 당연히 주인공은 힘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날짜도 모르고 지냈다. 이 드라마 말고는 생각을 안 할 정도였다. 일주일에 6일 이상 언제 이렇게 몰입해 할 수 있을까 했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런 그는 '일일드라마'라는 장르를 향한 깊은 애정을 보이기도. 함은정은 "일일극은 누가 봐도 세트인 게 티가 나는데, 야외가 같이 가는 게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보는 사람은 이질감이 없이 볼 수 있는 것. 배우가 매음새를 잘해서 연기 잘하고 연출도 색다르게 한다면 너무 재밌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했다"며, '수지맞은 우리'는 배우와 스태프 모두 마음이 맞았다고도 했다.
이어 함은정은 "일일드라마라는 장르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이 여기서 조연으로 계실 선배님들이 아닌 분들이 계시기도 하다. 선배님들이 짧은 시간 내에 서사를 바로 만들어 흡인력 있게 하시는 걸 보며 연기를 잘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야라고 생각했다"며 "많이 배우고 욕심도 나고 다채롭게 감정이 많이 느껴졌다"고 작품을 하며 배운 점을 밝혔다.
이번엔 일일극 주인공에 전문직인 의사 역할까지 소화하게 되면서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함은정은 "어디까지 표현되고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행하는 사람으로서는 가벼이 하고 싶지 않았다"며, 준비과정에서 정신과 의사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활동하며 처음으로 상담을 받아보기도 했다. 덧붙여 그는 "내가 진수지라면 왜 정신과를 선택했고, 상담하면 어떤 루틴이 있겠구나 했다"고 캐릭터를 연구한 부분을 밝혔다. 또한, 일일드라마이다 보니 상담 장면보다는 주인공이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자주 나올 수 있을 것까지 예상해 감정적으로 힘들 때 취하는 행동을 고민하는 등 여러 노력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미니시리즈를 하다가 KBS 1TV '속아도 꿈결'로 조연에 싱글맘이기까지 한 역할을 맡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함은정은 "티아라라는 큰 이름 덕에 운이 좋게 좋은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조연으로 제의가 들어온 게 너무 신선했고, 하고 싶었다. 조연만 배울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흔쾌히 '감사합니다' 했고, 출연료 차이도 겁나는 부분은 아니었다. 저라는 사람이 어떤 연기를 했고, 어떤 연기를 어떻게 했나 정보가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신인의 마음으로 갔다. 배우는 게 분명히 많았고, 그해에 조연상을 주셨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배우로서 독립에 부담감은 없는지 묻자 그는 "없다"고 호쾌하게 답했다. 함은정은 "밑에서부터 쌓아 올려야 하지 않나. 누군가가 알아보는 게 아니라 실력 자체를. 베이직한 것부터 해보고 싶었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속아도 꿈결'을 했던 선택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중간에 OTT 작품인 '타로'를 촬영했다. 분명 일일드라마와 다른 게 있다. 쓰임새에 따라 다르게 활동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가 처음에 매니저 없이 짐 싸들고 다닐 때를 생각해 보면, 오히려 용감해졌던 것 같다. 진짜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애 있는 유뷰녀 역할 하면 아이돌도 생각 안 나고 너무 좋지 않나"라며 웃었다.
함은정은 "그런 중에 티아라 일이 생겨서 또 너무 다행이다.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좋으니까"라고 기쁘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티아라는 데뷔 15주년 기념 팬미팅을 앞두고 있기도. 그는 "이번 주에 마카오 간다. 그게 굿즈 이벤트인데, 팬미팅으로 기사가 났다. 커져버린 상황이라 좋다. 이러면 내년에도 더 잘 이어지지 않을까"라며 팬들의 기대감에 부응해 라이브 공연까지 준비하게 된 비하인드를 전했다.
2세대 아이돌들의 컴백이 많던 시기, 티아라에게도 제안이 왔었다고. 그러나 재결합 이야기는 서로 하지 않는다고. 그는 "일이 들어오면 대화방에서 그때그때 이야기 한다. 티아라는 (팀은) 회사가 없다. 누군가 끌어주는 게 아니다 보니, 티아라에 대한 마음과 애정이 없으면 안 된다"며 "신곡도 없는데 계속 공연 제의 들어오는 게 감사하다. 한국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다. 홈타운 팬들이 슬퍼하더라. 우리 세대 때 노래 들었던 분들 오셔서 즐기는 자리도 되고. 하나의 추억거리처럼 돼서 콘서트 열면 좋겠다. 이젠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 말고 대놓고 듣는 명곡이 됐으면"이라는 바람도 유쾌하게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김한준 기자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