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fastball] 두산의 투수조 맞형 김선우 선수가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우여곡절 끝에 15승을 달성했습니다.
7회초 양의지의 결정적인 2타점 3루타로 7-2까지 크게 앞서갔던 두산 베어스는 6이닝 2실점 호투를 하고 내려간 김선우 선수의 15승을 지켜주는가 싶더니 바로 7회말이 되자 나오는 불펜투수들 마다 맞아나가면서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이현승 선수의 호투로 그래도 7-5 상황에서 9회말 마지막 바통을 마무리 페르난도에게 넘겼습니다만 이 때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선두타자 전현태를 삼진으로 잘 잡아냈던 페르난도는 이후 장성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립니다. 그러나 이후 어이없는 아웃카운트 착각 이후 한층 마음을 다잡고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는 '아기곰' 정수빈의 놀라운 다이빙 캐치로 최진행 선수를 잡아냈지만 다시 가르시아에게 볼넷을 내주며 동점주자를 루상에 채워 넣었습니다. 그리고 만난 타자는 여름 이후 그야말로 가장 뜨거운 유격수가 아닌,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인 이대수 선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깊숙한 2루타를 허용하면서 김선우의 95년 이후 16년만의 토종 선발 15승을 날리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가르시아를 대신하여 출전한 대주자 김준호 선수의 '끝내기 철푸덕'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1루에서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하던 김준호 선수는 여유있게 세잎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하체의 힘이 풀리며 홈플레이트에서 3m 정도 앞에서 철푸덕 넘어지고 말았고 결국 태그 아웃되면서 경기가 끝나고 말았습니다.
너무 황당한 전개였기에 양팀 선수들 모두를 크게 웃게 만들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김선우 선수도 의미있는 15승이 호투를 하고도 불펜진의 난조로 날아갈 뻔 했지만 재미있는 상황 덕에 한숨 내려놓으며 승리의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한화의 대주자로 나와서 모두를 웃게 만들고 김선우 선수에게 15승을 선사한 김준호 선수가 참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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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선우 ⓒ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riceda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