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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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팬페이지] '지못미' 임진우, 조금만 더 생각하고 응원을

기사입력 2011.09.23 09:53 / 기사수정 2011.09.23 09:53

김준영 기자



[revival] 오승환의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경신이 -5가 됐습니다.

오승환은 22일 대구 KIA전서 시즌 43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무사 1,2루 위기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김상현과 박기남을 삼진으로 잡은 뒤 류재원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으나 차일목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 종료 차임벨과 함께 세이브를 추가했습니다. 공식 기록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오승환이 허용한 승계 주자 실점은 그에 앞서 마운드에 올랐던 임진우의 것이 됐습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임진우가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안치홍에게 안타, 나지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오승환으로 교체됐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씁쓸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나지완 홈런"이라는 응원이 나왔기 때문인데요. 대구구장의 KIA 팬들이 외친 것일까요? 그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건 나지완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는 3루 삼성 관중석에서 더 크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5-1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임진우가 첫 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은 뒤 만약 나지완에게 홈런을 맞을 경우 5-3이 돼 3점 차 이내로 좁혀져 마지막으로 등판하는 리드 팀의 투수가 1이닝 이내를 던져 리드를 지키며 경기를 끝낼 경우 그 투수에게 세이브가 주어집니다. 알고 보니까 이런 규정에 착안(?)해 삼성 팬들이 오승환의 세이브를 보고 싶어 나지완에게 억지 응원(?)을 보낸 것입니다.

결국, 임진우는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줬고 주자는 무사 1,2루가 됐습니다. 4점차이지만, 주자가 2명이고, 타석에 들어선 타자, 대기 타석에 있는 타자까지 합쳐 4명이기 때문에 극적으로(?) 세이브 조건이 성립됐습니다. 결국, 오승환은 세이브를 추가했습니다. 대구 팬들은 엄청난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덕아웃에서 임진우는 두 번 울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희생양 삼아 상대 선수를 응원하는 건 결국 본인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나지완에게도 실례입니다. 물론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오승환은 올 시즌 각종 세이브 기록을 새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실제 이날 세이브로 21경기 연속 세이브와 함께 본인이 2006년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아시아 기록(47세이브)에 4개 차로 접근했죠. 그러나 오승환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어 팀 내 유망주 투수 임진우를 향해 홈런을 맞으라고 응원하는 건 아무리 봐도 임진우를 두 번 죽이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승환을 응원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볼넷을 내주고 강판당하는 임진우의 고개 숙인 모습은 애처롭기 그지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억울하면 뜨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임진우에게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네요. 언젠가 이러한 굴욕을 딛고 더욱 훌륭한 투수로 성장하는 날이 꼭 찾아오기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사진=임진우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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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reviva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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