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좋아해야 하나.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이 2024-2025 리그컵(카라바오컵) 16강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만나는 최악의 대진을 받은 가운데 맨시티를 지휘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2군 위주로 대응할 방침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토트넘 입장에선 맨시티 1.5군이 나서도 버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힘을 더 뺀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경기 임박해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고, 행여 2군에 지면 더 큰 망신을 초래할 수 있어 실제 어떤 전력으로 두 팀이 붙게될지 화제가 될 전망이다.
26일 리그컵 32강전이 모두 끝난 뒤 16강 대진이 발표됐다. 토트넘은 지난 19일 2부리그 코번트리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막판 두 골을 뽑아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2023-2024시즌엔 64강에서 풀럼에 패하며 8월에 대회 하나를 접어야 했다. 이번엔 64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32강을 치러 승리하고 16강에 오른 상태다.
그런데 하필이면 상대팀이 맨시티가 됐다. 이번 대회에선 맨시티와 토트넘을 비롯해 아스널과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뉴캐슬 등 이른바 빅7이 모두 16강에 올라 토트넘 입장에서도 좋은 대진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전력이 막강한 맨시티와의 격돌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맨시티는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상 첫 4연패를 기록한 팀이다. 2022-2023시즌엔 창단 후 첫 '유러피언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개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맨시티는 2017-2018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리그컵 4연패를 차지하기도 했다. 2021년 결승에서 맨시티가 이겼던 팀이 바로 토트넘이었다.
토트넘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다는 점은 그나마 반갑다. 맨시티는 2019년 4월 개장한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 원정에서 전통적으로 약하다. 다만 맨시티가 지난 1월 FA컵, 5월 프리미어리그에서 연달아 이긴 적이 있어 토트넘 원정 징크스도 많이 희석된 상태이긴 하다.
이런 상황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힘을 빼고 토트넘전을 치르겠다고 한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날 2부 왓퍼드와의 32강전에서 2-1로 이긴 뒤 "지금 말하는 건데 다음 라운드에선 경기를 적게 뛴 선수나 2군을 투입할 것이다. 리그컵에 많은 에너지 쏟지 않겠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내년 5월 클럽 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가 산적한 맨시티 입장에서 리그컵 정도는 버릴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다만 맨시티의 경우 후보급 선수들의 기량도 상당하고, 토트넘 역시 리그컵에 베스트 멤버를 투입하기엔 지금 정규리그 순위 상승이 시급하다. 토트넘 역시 1.5군으로 라인업을 꾸려 맨시티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맨시티를 이기고 2008년 리그컵 이후 공식대회 첫 우승 목표에 한 걸음 더 나아갈지, 맨시티 2군에 굴욕패를 당할지 흥미롭게 됐다.
16강전은 오는 10월28일 일제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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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